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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15개 전략 광물 ‘국가 핵심 가속화 품목’ 설정...니켈에 31조 원 집중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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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15개 전략 광물 ‘국가 핵심 가속화 품목’ 설정...니켈에 31조 원 집중 투자

로산 투자부 장관, 15개 우선 추진 품목 확정… 니켈 투자 가치 365조 루피아로 1위
MHP 등 핵심 원료 점유율 80%대 장악… ‘자원 민족주의’로 공급망 패권 강화
한국 배터리·철강 업계, 현지 합작법인(JV) 고도화 및 IRA 규제 대응 '이중 과제’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을 포함한 15개 품목을 핵심 가속화 품목으로 정하고 앞으로 4년 동안 집중 육성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을 포함한 15개 품목을 핵심 가속화 품목으로 정하고 앞으로 4년 동안 집중 육성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니켈을 포함한 15개 품목을 핵심 가속화 품목으로 정하고 앞으로 4년 동안 집중 육성한다.

니켈 산업 전문 매체 ‘니켈.코.아이디(NIKEL.CO.ID)’가 지난 4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로산 루슬라니(Rosan Roeslani)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지난 3일 자카르타 의회 본관에서 열린 국회 제12위원회 국정 보고를 통해 ‘국가개발 중기계획(RPJMN)’ 추진 전략을 공개했다.

정부는 당초 계획한 28개 품목 중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15개 품목을 우선 순위에 두었으며, 특히 니켈 분야에만 365조 루피아(한화 약 31조 7,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배정해 글로벌 공급망 장악력을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압도적 점유율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 강화


인도네시아의 니켈 시장 장악력은 이미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니켈광업협회(APNI)가 집계한 지난해 자료를 보면, 전기차 배터리의 중간 생산물인 혼합수산화침전물(MHP)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82%에 이른다.

이어 스테인리스강 원료인 니켈선철(NPI)은 81%, 니켈 매트(Nickel Matte)는 70%를 각각 기록하며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수출 대상국별로는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니켈 매트 수출량 29만6900t(수출액 29억7000만 달러) 가운데 18만6100t이 중국으로 향했다.

뒤를 이어 일본(9만400t), 네덜란드(1만3500t), 노르웨이(6900t) 순이다. 특히 페로니켈과 NPI는 전체 수출량 862만8200t 중 814만2800t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한국은 NPI 12만4200t, MHP 6500t을 수입하는 데 머물러 중국과의 격차가 매우 큰 상황이다.

가공 단계 고도화로 ‘자원 민족주의’ 정체성 확립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원광 수출국을 벗어나 자국 내에서 최종 제품까지 생산하는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로산 장관은 국회 보고에서 “15개 우선 품목에 대해 지역별 입지 선정과 투자자 유치, 공정 기술 도입 등 세부 지도를 이미 완성했다”라며 “단순 추출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부 행보를 두고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 단순한 자원 공급처를 넘어 가격 결정권을 쥔 핵심축으로 올라서려는 전략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투자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핵심 프로젝트가 지연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 배터리·철강 산업, 공급망 다변화 및 현지 협력 강화 ‘과제’


인도네시아의 이러한 공급망 통제 강화 움직임은 한국의 배터리와 철강 산업에 기회이자 위협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국내기업들이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는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국제 통상 규범을 충족해야 하는 세밀한 전략이 요구된다”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자원 민족주의가 강화될수록 니켈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한국기업들이 호주나 캐나다 등으로 조달처를 넓히는 동시에 니켈 함량을 조절하는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정책이 한국 산업계에 장기적인 원가 부담과 공급망 재편의 압박을 주는 만큼, 현지 밸류체인에 깊숙이 참여해 규제 리스크를 분산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민·관 협력을 통한 ‘현지 공급망 내재화’ 와 리스크 관리 대응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현지 합작법인 ‘HLI 그린파워’를 통해 배터리 셀 생산 체계를 갖추고, 포스코홀딩스와 LX인터내셔널이 니켈 제련 및 광산 확보에 나선 것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니켈을 비롯해 구리, 보크사이트, 희토류 등 15개 전략 광물을 중심으로 산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현지 정부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규제 예외 조항을 확보하거나 현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내부자 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자원 민족주의 강화가 장기로는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기업들에게는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산 장관은 “앞으로 국가개발 중기계획에 따라 제도적 틀을 공고히 하고 전략적 투자가 신속히 집행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