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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해전술, 더는 못 참아"…대만, 11조원 쏟아부어 차세대 '경호위함' 10척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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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해전술, 더는 못 참아"…대만, 11조원 쏟아부어 차세대 '경호위함' 10척 띄운다

2028~2040년 대공·대잠형 각 5척 건조…녹스급 등 냉전 시대 유물 대체 '골든타임' 확보
美 깁스앤콕스 설계 기반 2500톤급…"평시엔 중국 회색지대 도발 견제, 전시엔 생존성 확보"
전문가 "덩치 키우면 표적 된다…'항모 킬러' 퉈장급 미사일 고속정이 더 효율적일 수도" 지적
대만 국방부가 공개한 차세대 경호위함(Light Frigate)의 개념도. 대만은 중국의 해상 도발에 대응하고 노후화된 전력을 대체하기 위해 2040년까지 대공 및 대잠 임무를 수행할 2500톤급 호위함 10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사진=대만 총통부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국방부가 공개한 차세대 경호위함(Light Frigate)의 개념도. 대만은 중국의 해상 도발에 대응하고 노후화된 전력을 대체하기 위해 2040년까지 대공 및 대잠 임무를 수행할 2500톤급 호위함 10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사진=대만 총통부

중국의 거센 군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대만이 노후화된 해군력을 쇄신하기 위해 대규모 건조 사업에 착수한다. 냉전 시대의 유물인 구형 함정들을 퇴역시키고, 중국의 '회색 지대(Grey Zone)' 도발과 전면 침공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2500톤급 최신형 경호위함(Light Frigate) 10척을 확보하겠다는 승부수다.

6일(현지 시각) 미 해군연구소 뉴스(USNI News)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최근 공개한 조달 문서를 통해 2028년부터 2040년까지 총 10척의 신형 경호위함을 건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냉전 유물 걷어내고 '경량급 펀치' 장착


대만 해군은 이번 프로젝트에 향후 조선 분야 예산 99억 달러(약 14조 원) 중 대부분인 78억 달러(약 11조 원)를 투입한다. 대공 방어(Air Defense) 임무를 수행할 5척과 대잠전(ASW)에 특화된 5척을 각각 건조해, 균형 잡힌 해상 전력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새로 건조될 경호위함은 미국의 유명 선박 설계 회사인 '깁스앤콕스(Gibbs & Cox)'의 설계를 기반으로 대만의 작전 환경에 맞춰 개량된다. 대공형은 길이 96m, 대잠형은 길이 116m 규모로, 두 모델 모두 폭 21m, 흘수 3.3m의 제원을 갖출 예정이다.

이는 대만 해군이 운용 중인 녹스(Knox)급 호위함 등 1990년대 이전 도입된 노후 함정들을 대체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대만 해군은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 라파예트급, 키드급 구축함 등을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중국 해군의 현대화 속도와 물량 공세에 밀려 작전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태다.

중국의 '회색 지대' 전술…"대응할 배가 부족하다"


대만이 2500톤급 경호위함에 목을 매는 이유는 중국의 교묘한 도발 전술 때문이다. 중국 군함들은 평시에도 대만 인근 해역을 수시로 침범하며 대만 해군의 출동을 강요하는 소모전을 펼치고 있다.

노후화된 대형 함정으로 매번 대응 출격하는 것은 유지비와 부품 수명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적절한 체급과 무장을 갖춘 경호위함이 중국의 '회색 지대' 도발을 차단하는 '가성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덩치 큰 표적이냐, 빠르고 치명적인 비수냐" 딜레마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만 안보 모니터(Taiwan Security Monitor)의 제이미 오콘(Jaime Ocon) 연구원은 USNI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은 중국과의 분쟁 시 이 함정들의 생존 가능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 해군이 보유한 '퉈장(Tuo-chiang)급' 미사일 초계함을 예로 들었다. 퉈장급은 작고 빠르며, 슝펑-3 대함 미사일로 무장해 중국의 대형 함정을 격침하고 신속히 이탈할 수 있어 '항공모함 킬러'로 불린다.

오콘 연구원은 "대만의 전술은 미사일 일제 사격 후 도주하는 것인데, 덩치가 크고 속도가 느린 신형 호위함이 중국 해군의 정교한 함정들과 정면 대결하는 것이 실용적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결국 대만은 평시의 '순찰 및 견제' 임무와 전시의 '생존 및 타격' 임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콘 연구원은 "대만은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Can't have it all)"며 "회색 지대 위협 대응과 악몽 같은 전면 침공 시나리오 사이에서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