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CEO “개발자 직업 1년 내 사라질 것” 경고…SaaS 주가 30% 폭락
구독 해지하고 직접 앱 만드는 ‘바이브 코딩’ 확산…인간 역할 ‘편집자’로 급변
구독 해지하고 직접 앱 만드는 ‘바이브 코딩’ 확산…인간 역할 ‘편집자’로 급변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도 투데이(India Today)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앤트로픽이 출시한 AI 자동화 도구가 기존 소프트웨어 기능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개발 현장의 문법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라는 직업이 1년 안에 사라질 수 있다"라고 경고한 것이 바로 눈앞에서 나타나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코딩은 AI, 인간은 편집만"…개발직군 1년 내 '직업적 소멸' 경고
“우리 회사의 엔지니어 리드들은 더 이상 코드를 직접 쓰지 않는다. AI 모델인 '오퍼스(Opus)'가 짠 코드를 검수하고 편집할 뿐이다.”면서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가 인간의 보조 도구를 넘어 업무의 주체로 올라섰음을 강조했다. 그는 AI 능력이 몇 달마다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는 '지능의 무어의 법칙'을 언급하며, 대규모 프로그래머 팀의 필요성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인도 IT 기업 조호(Zoho)의 창업자 스리다 벰부(Sridhar Vembu)는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장 앞선 코딩 도구를 만드는 사람의 경고를 결코 흘려듣지 말라"라며 아모데이의 전망에 힘을 실었다고 7일(현지시각) 인도 투데이가 전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현장에서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과거 수많은 개발자가 달라붙어 몇 주씩 걸리던 코딩 작업이 AI를 통해 단 몇 분 만에 완료되면서, 개발자의 역할은 '창조자'에서 AI의 결과물을 확인하는 '감수자'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
'Vibe Coding' 공포에 떠는 SaaS 시장…시총 수십조 원 증발
AI의 역습은 주식시장에도 거센 풍랑을 일으켰다. 지난 6일 기준, 미국 소프트웨어 업종 지수인 IGV는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약 30% 폭락했다고 WSJ이 전했다. 특히 고객관계관리(CRM) 강자인 세일즈포스와 세무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 서비스나우 등 대표적인 SaaS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며칠 사이 10% 이상 동반 하락했다.
실제로 샌디에이고의 IT 기업 '그로워크는 최근 프로젝트 관리 도구인 '아사나(Asana)' 등 기존 유료 소프트웨어 구독을 해지했다. 대신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를 활용해 필요한 기능을 내부에서 직접 구현함으로써 연간 5만 달러(약 73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기업들이 비싼 구독료를 내는 대신 AI로 '가내수공업형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1조 2000억 달러(약 175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이 잠식될 것이라는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신뢰가 생존 가른다"…전문성·보안 앞세운 반론도 팽팽
하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의 종말론을 시기상조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난달 CES 2026 행사에서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한다는 생각은 가장 비논리적인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AI를 도구에 비유하며, 새로운 도구가 등장한다고 해서 도구를 만드는 산업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금융과 의료 등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분야에서는 여전히 검증된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디지털 금융 기술 기업 칸데센트의 사티쉬 라발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0달러를 송금할 때 AI의 실수로 9.99달러가 가는 상황은 용납될 수 없다"라며 "AI가 어려워하는 정밀함과 신뢰성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마지막 보루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멍청한 소프트웨어'의 종말과 새로운 공존
앞으로 시장은 단순 반복 기능을 제공하는 '멍청한 소프트웨어'와 AI를 내재화해 고도의 전문성을 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이 순간을 포착하는 기업들에겐 여전히 기회가 있다"라고 언급하며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독점적 데이터와 산업 전문성을 AI와 결합해, 단순한 도구 이상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들 역시 코드를 작성하는 기술보다는 비즈니스 로직을 설계하고 AI의 오류를 잡아내는 '시스템 아키텍트'로서의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