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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미국 소비자가 94% 부담…뉴욕 연준 연구진에 '징계' 요구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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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미국 소비자가 94% 부담…뉴욕 연준 연구진에 '징계' 요구 파문

백악관 "연방준비제도 역사상 최악의 논문"…6개 기관 동일 결론에도 정치 압박
가구당 세금 1,000달러 추가·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 동시 점화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트럼프 행정부 관세 비용의 94%를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했다는 분석을 내놓자, 백악관이 연구진을 향해 공개 징계를 요구하며 연준 독립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트럼프 행정부 관세 비용의 94%를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했다는 분석을 내놓자, 백악관이 연구진을 향해 공개 징계를 요구하며 연준 독립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트럼프 행정부 관세 비용의 94%를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했다는 분석을 내놓자, 백악관이 연구진을 향해 공개 징계를 요구하며 연준 독립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배런스가 지난 18(현지시각) 보도했다.

관세 94%, 미국이 부담…6개 기관이 같은 결론


뉴욕 연은과 컬럼비아대 경제학자들이 지난 12일 공동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251월부터 8월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 비용의 94%가 미국 수입업체와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같은 해 9~10월에는 92%, 11월에는 86%로 다소 낮아졌지만, 연말 기준으로도 10명 중 9명에 가까운 미국인이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는 2018~2019년 트럼프 1기 관세를 추적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을 활용해 가격 변화와 수입 물량 변화를 동시에 반영한 결과물이다. 지난 1년 동안 미국 수입품 평균 관세율은 2.6%에서 13%로 다섯 배 뛰었고, 이로 인해 관세 적용 수입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11% 오른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결론은 뉴욕 연은만의 독자적 판단이 아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 골드만삭스, 조세재단,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IfW), 전미경제연구소가 내린 결론도 대동소이하다. 킬연구소는 관세 부담의 96%, NBER94%를 미국 측이 부담한다고 각각 산출했다. 조세재단은 이번 관세 정책으로 2025년 미국 가구당 평균 1000달러(145만 원)의 추가 세금 부담이 발생했으며, 2026년에는 이 수치가 1300달러(188만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사상 최악의 논문"…백악관의 공세와 그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미국이 아닌 교역 상대국이 지불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지난달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직접 기고한 칼럼에서도 "데이터에 따르면 관세 부담은 외국 생산자와 중개인에게 압도적으로 전가됐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 연은 보고서가 발표되자,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해싯은 19일 미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이 논문은 수치스러운 논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역사상 내가 본 최악의 논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이 논문에 관여한 연구자들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해싯은 연구진이 가격 변화만 봤을 뿐 수입 물량 변화는 무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연구진은 두 변수를 모두 고려했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뉴욕 연은 측은 이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무역대표부(USTR)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도 18일 방송에서 "미국에서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건 부유층이기 때문에 관세가 역진적이라는 주장은 틀렸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저소득층·중산층 가구가 소득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소득층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관세가 실질적으로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이 된다는 경제학계의 통설과 배치된다.

카토연구소 일반경제 부소장 스콧 린시컴은 18"해싯이 뉴욕 연은 경제학자들을 근거 없이 공격한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 연구는 여러 다른 논문의 결과를 그대로 반영한, 지극히 타당한 표준 분석이다. 그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 센추리 어드바이저스 수석이코노미스트이자 전 연준 경제학자인 클로디아 삼도 "해싯의 발언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연준 독립성 위협…패턴이 된 정치적 압박


이번 사태는 트럼프 백악관이 자신의 경제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분석을 내놓은 기관이나 관료를 공격해온 패턴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노동통계국(BLS) 국장 에리카 맥엔타퍼를 해임했다. 5~6월 비농업 고용 초기 추정치가 258,000명이나 하향 수정되자, 행정부에 불리한 통계를 냈다는 이유에서였다.

연준(Fed) 이사 리사 쿡 해임 시도는 현재 연방 대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무부(DOJ)는 연준 청사 보수 공사 관련 의회 증언을 빌미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11일 성명을 통해 "이것은 연준이 정치적 압력이나 위협이 아닌 경제 상황과 증거에 근거해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주)는 법무부의 파월 수사가 "완전하고 투명하게 해소"될 때까지 연준 이사회 후보 인준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어, 백악관의 연준 압박이 오히려 내부 정치적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