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무소불위 과세권에 제동"… IEEPA 근거한 관세 정책 '법적 근거 상실'
1335억 달러 환급 대혼란, 美 재무부 '비상'… 기업들 "이자까지 쳐서 반환하라" 소송
트럼프, 판결 직후 '10% 보복 관세' 행정명령 맞불… 세계 무역 전쟁 '2라운드' 진입
1335억 달러 환급 대혼란, 美 재무부 '비상'… 기업들 "이자까지 쳐서 반환하라" 소송
트럼프, 판결 직후 '10% 보복 관세' 행정명령 맞불… 세계 무역 전쟁 '2라운드' 진입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사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보호무역 관세'의 심장에 칼을 꽂았다. 미 대법원이 대통령의 독단적인 관세 부과를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이미 징수된 1335억 달러(약 193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의 주인을 가리는 '환급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한 결과, 이번 판결은 단순히 세금을 돌려주는 문제를 넘어 대통령의 경제적 권한 범위를 재획정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관세는 국회의 권한"… 대법원, 트럼프의 '비상권한'에 급제동
이번 사건의 핵심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이유로 이 법을 사용해 국회의 승인 없이 마음대로 관세를 올렸다.
하지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6명의 대법관은 "법전에 '조사하고 차단하라'는 말은 있어도 '세금을 매기라'는 말은 없다"고 못 박았다. 쉽게 말해, 대통령이 도둑을 잡으라고 준 권한을 가지고 시장 상인들에게 세금을 걷는 데 썼다는 취지다. 특히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대법관은 "미국이 영국 왕의 세금 폭정에 반대해 혁명을 일으켰던 역사를 잊었느냐"며 대통령의 무분별한 과세권을 강하게 질책했다.
'193조 원' 환급 대혼란… 중소기업은 '희망 고문', 대기업은 '소송전'
판결이 나오자마자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징수한 관세 1335억 달러는 미국 전체 관세 수입의 67%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이번 미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수치로도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기존 16.9%에서 9.1%로 급격한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이는 수입 물품 대금에 따라붙던 일종의 '징벌적 세금'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소비자 물가가 안정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관세 환급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내 국내총생산(GDP)은 약 17bp(0.17%포인트) 상승하는 여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기업들이 그간 납부했던 세금을 돌려받아 이를 설비 투자나 고용으로 전환한다면, 국가 전체의 경제 규모가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기업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코스트코 등 자금력이 있는 1,500여 개 대기업들은 이미 법원에 "내 돈을 당장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우왕좌왕이다. 미네소타의 유아용품업체 '비지 베이비'처럼 관세 때문에 고사 직전인 소상공인들은 환급 절차가 언제 시작될지도 모르는 '깜깜이' 상황에 놓였다. 정부가 돈이 없다며 환급을 미룰 경우, 이들은 파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의 '불복'과 10% 일괄 관세… 무역 전쟁 2라운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판결 직후 "법원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1974년 무역법 122조를 꺼내 들었다. 이는 '국제수지(나라 간 거래 장부)가 적자일 때' 대통령이 150일 동안 임시로 관세를 매길 수 있는 권한이다. 대법원이 막은 '비상권한' 대신 다른 법적 통로를 찾아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다시 매기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이는 관세율이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가 다시 요동치는 불안정한 국면이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말해준다.
2026년 글로벌 경제 '관세 쇼크'… 시나리오는?
2026년 2월 20일 현재, 이번 판결은 글로벌 공급망에 두 가지 상반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첫째, '불확실성의 일상화'다. 기업들은 관세를 돌려받을지, 아니면 트럼프의 새 행정명령으로 또 다른 세금을 낼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곧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두고 고용을 미루는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둘째, 무역 파트너들과의 재협상이다.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 주요국들은 이번 위헌판결을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에 '기존 관세의 철폐'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외교적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펜타닐이나 국가 안보를 이유로 부과된 추가 관세들이 법적 정당성을 잃으면서, 국제 무역 기구(WTO)를 통한 집단 제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026년 상반기는 '환급'을 받으려는 기업과 '재부과'하려는 정부, 그리고 이 틈을 타 '무역 장벽'을 허물려는 교역국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