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쟁당국, "지배적 지위 남용해 병행수입 원천 차단" 판단
글로벌 표준과 다른 인도 전용 차별 정책에 소비자 선택권 침해
반복되는 반독점 규제 잔혹사... AMD 추격 속 신뢰 회복 '비상’
글로벌 표준과 다른 인도 전용 차별 정책에 소비자 선택권 침해
반복되는 반독점 규제 잔혹사... AMD 추격 속 신뢰 회복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온라인 매체 AOL과 통신사 CPI(Corporate Policy Institute)의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인도 경쟁위원회(CCI)는 인텔이 박스형 마이크로프로세서(CPU) 보증 조건을 자국 내 공인 대리점 구매 제품으로만 한정해 경쟁을 제한했다는 이유로 2억7380만 루피(약 43억4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인 대리점 제품만 사후관리... "병행수입 통로 봉쇄“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4월 25일부터 인텔이 인도 시장의 보증 약관을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인텔은 당시 인도에서 판매되는 박스형 CPU에 대해 '인도 내 공인 대리점(Authorized Distributors)을 통해 구매한 제품'에 대해서만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와 관련해 인도 현지 정보기술(IT) 유통업체인 매트릭스 인포 시스템즈(Matrix Info Systems Private Limited)는 해당 정책이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며 CCI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CCI는 조사 결과 인텔이 인도 데스크톱 컴퓨터용 박스형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CCI는 "인텔의 이 같은 정책이 인도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병행수입업자들의 활동을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인텔이 중국, 호주 등 다른 주요 국가에서는 이와 유사한 제한 없이 글로벌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도 차별' 논란이 증폭됐다.
8년 이어진 차별 정책... 매출액 8% 산정 후 일부 감경
CCI는 인텔의 이번 행위가 인도 경쟁법(Competition Act, 2002) 제4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과징금 산정 기준은 해당 정책이 시행된 지난 8년 동안의 평균 관련 매출액 8%가 적용됐다.
다만 최종 과징금 규모는 인텔 측의 시정 조치를 고려해 일부 줄어들었다. 인텔은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4월 1일을 기점으로 해당 인도 전용 보증 정책을 공식 폐지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가 다국적 기업들이 신흥 시장에서 벌이는 불합리한 사후관리(AS) 차별 관행에 경종을 울린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복되는 글로벌 규제 잔혹사... 시장 지배력 약화 우려
인텔의 이번 인도 과징금 사례는 과거 유럽연합(EU)과 한국 등에서 겪었던 반독점 분쟁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과거 인텔은 경쟁사 배제를 위한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EU에서 10억6000만 유로(약 1조8000억 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약 26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러한 규제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은 경쟁사인 AMD가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공정 경쟁의 발판이 되었으며, 실제로 AMD는 지난해 4분기 데스크톱 시장 점유율 33%를 돌파하며 인텔을 맹추격하고 있다.
신뢰 회복과 파운드리 안착이 향후 생존의 열쇠
전문가들은 인텔이 이번 인도 사례를 계기로 '강요된 지배력'이 아닌 '기술적 우위'를 통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인텔이 추진 중인 'IDM 2.0' 전략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잠재적 고객사들에게 과거의 불공정 관행을 완전히 탈피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18A(1.8나노급) 공정의 양산 성공과 인공지능(AI) PC 시장 주도권 확보를 통해 기술적 리더십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계속되는 반독점 규제 리스크가 브랜드 가치와 시장 지배력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