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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만든 판, 애플이 뒤집나?…올 가을 2000달러짜리 '접는 아이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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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만든 판, 애플이 뒤집나?…올 가을 2000달러짜리 '접는 아이폰' 온다

삼성 6년 선점 폴더블 시장에 애플 출격…7.8인치·지문인식·주름 없는 힌지 탑재
삼성디스플레이 단독 공급 확정, 폴더블 OLED 출하량 40% 급팽창 전망
애플이 6년간 삼성전자가 홀로 지켜온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든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6년간 삼성전자가 홀로 지켜온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든다. 이미지=제미나이3
"아이폰이 접힌다면, 삼성 갤럭시 Z 폴드를 살 이유가 있나?"

올 가을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온다. 애플이 6년간 삼성전자가 홀로 지켜온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든다. 호주 일간지 시드니 모닝 헤럴드(SMH)는 22일(현지시각)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폰 18 시리즈 공개 행사에서 폴더블 아이폰을 함께 선보일 것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가격은 2000달러(약 288만 원)를 웃돌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세로로 긴 기존 폴더블과 다르다…"작은 메모장처럼 펼쳐지는 7.8인치"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형태다. 삼성 갤럭시 Z 폴드나 구글 픽셀 폴드는 세로축을 기준으로 좌우로 펼쳐지는 '책형' 구조다. 접으면 세로로 긴 일반 스마트폰처럼 보인다. 반면 애플의 제품은 가로축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펼쳐지는 '메모장형'이다. 접으면 가로로 넓고 짧은 직사각형, 열면 정사각형에 가까운 큰 화면이 나타난다.

숫자로 풀면 이렇다. 닫힌 상태에서 외부 화면은 5.5인치, 가로·세로 크기는 약 8cm×12cm다. 최신 갤럭시 Z 폴드(7cm×16cm)보다 훨씬 짧고 넓다. 완전히 펼쳤을 때 내부 화면은 7.8인치로, 아이패드 미니보다 각 방향으로 수 센티미터 작다. 닫힌 상태의 화면 비율은 2:3, 펼쳤을 때는 4:3으로, 두 비율 모두 현행 아이패드와 같아 기존 앱을 별도 수정 없이 그대로 쓸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면, 원문이 "아이폰 4 이후 가장 짧은 아이폰"이라고 표현한 것은 세로 길이를 기준으로 한 말이다. 2010년 아이폰 4는 세로 길이가 11.5cm로, 이후 화면이 커지면서 아이폰은 해마다 더 길고 홀쭉해졌다. 이번 폴더블은 12cm로 아이폰 4 이후 16년 만에 가장 짧고 납작한 형태, 다시 말해 '정사각형에 가까운 두툼한 직사각형'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애플 공급망 전문 애널리스트 궈밍치(郭明錤)는 지난해 공개 보고서에서 애플이 화면 중앙 주름을 없애는 힌지를 개발했으며, 페이스 ID 대신 지문인식 센서를 넣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는 이 제품의 두께가 아이폰 에어 두 장을 맞붙인 수준이라고 전하면서, 가격이 2000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거먼은 또 애플이 이 제품에 자신감을 갖고 있어 패스포트형과 소형 플립형을 모두 갖춘 후속 라인업을 내부적으로 이미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 6년 기술력에 폴더블 OLED 단독 수주…점유율 70%대 도약 전망


부품 공급 구도는 이미 확정됐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18 시리즈용 OLED를 맡고, 폴더블 아이폰용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 공급한다고 확인했다. 이례적인 결과다. 애플은 통상 납품 단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같은 부품에 두 곳 이상 공급사를 두는 방식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A3 공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초기 1000만∼1500만 대 물량을 소화할 계획이다. 애플 공급망에 정통한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최근 블로그 글에서 애플이 2026년 폴더블 아이폰 출하량 예상치를 800만∼1000만 대, 2027년에는 2000만∼2500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사를 제친 배경으로는 기술 격차가 꼽힌다. 폴더블폰의 가장 큰 약점인 화면 주름을 최소화하는 기술에서 다른 업체가 따라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출시 때부터 폴더블 OLED를 양산해온 유일한 업체다. 중국 BOE는 지난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혐의로 14년 8개월 간의 수입 제한 명령을 받아 신뢰도 측면에서도 약점을 안고 있다.

시장 파급력도 상당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용 OLED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40.4% 늘어난 33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아이폰용 패널을 단독 공급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50%를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40%대로 내려앉았던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 점유율이 70%대까지 단숨에 회복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아이폰에 직접 패널을 납품하지 않아도 간접 수혜가 예상된다. UBS의 지미 윤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 "애플이 가격 협상력 유지를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일반 바형 아이폰 패널 물량이 LG디스플레이로 더 많이 넘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폰 18 프로, 역대 최대 5200mAh 배터리·2나노 칩·자체 모뎀 3종 세트


폴더블과 함께 발표될 아이폰 18 프로도 주목할 변화를 담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는 지난 21일 공급망 소식통을 인용해 아이폰 18 프로 맥스의 배터리 용량이 5200mAh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폰 역사상 가장 큰 배터리다. 두께가 다소 두꺼워지는 것을 감수한 설계다.

여기에 TSMC의 2나노 공정으로 제조할 것으로 알려진 A20 Pro 칩과 애플이 자체 개발한 C2 모뎀이 처음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C2 모뎀이 장착되면 아이폰 프로 라인업은 퀄컴 모뎀과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 C2 모뎀은 위성을 통한 5G 데이터 통신(NR-NTN)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아이폰은 위성으로 긴급 문자만 가능하지만, 이 기술이 도입되면 산악 지역이나 해상에서도 일반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진다. 9to5맥은 "배터리 용량 증가에 2나노 칩 효율과 C2 모뎀 절전 성능이 더해지면 아이폰 18 프로는 역대 최장 배터리 수명 기록을 세울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전했다.

아이팟, 아이패드, 에어팟은 각각 해당 시장에 늦게 들어왔지만 결국 선두로 올라섰다. 거먼 기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미니를 따로 들고 다니는 창작자 집단이 폴더블 아이폰의 핵심 고객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더블 시장이 틈새에 머물 것이냐, 주류가 될 것이냐의 답은 애플이 이 시장에 쏟아붓는 마케팅 화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