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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제재 뚫고 ‘반도체 굴기’ 가속…첨단 칩 생산 5배 확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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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제재 뚫고 ‘반도체 굴기’ 가속…첨단 칩 생산 5배 확대 목표

화웨이·SMIC 주도로 7nm·5nm급 공정 박차… 2030년까지 50만 웨이퍼 추가 확보
국내 AI 기업들 TSMC 대신 본토로 ‘U턴’… 장비 국산화가 최대 관건
중국은 국내에서 개발·생산된 칩으로 AI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국내에서 개발·생산된 칩으로 AI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중국이 미국의 강력한 AI 반도체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5배 이상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화웨이와 SMIC 등 주요 기업들은 국내 AI 반도체 산업의 자립을 위해 7나노미터(nm) 및 5나노미터급 공정 양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대규모 증설… “AI 자급자족 생태계 구축”


중국은 현재 월 2만 개 미만인 첨단 웨이퍼 생산량을 1~2년 내에 10만 개로 늘리고, 2030년까지는 50만 웨이퍼 규모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SMIC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없이도 기존 장비를 활용해 7나노급 칩을 양산해 왔으며, 최근에는 5나노 성능에 필적하는 ‘N+3’ 공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화웨이의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인 기린 9030과 어센드(Ascend) AI 칩셋이 이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홍·펑신웨이 등 ‘범화웨이 연합군’ 결성


그간 성숙 공정에 집중해온 중국 2위 파운드리 업체 화홍 세미컨덕터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첨단 칩 생산 대열에 합류했다.

화웨이는 화홍에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펑신웨이(PXW)와 동관광마오 테크놀로지스 등 연계 기업들을 통해 10나노 이하 첨단 칩 연구개발 및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독자적인 AI 컴퓨팅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 제조-설계-장비를 잇는 거대한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TSMC 대신 SMIC로… 중국 AI 칩 설계사들의 강제적 ‘귀환’


미국의 압박으로 TSMC나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차단된 중국 AI 칩 설계사들은 이제 선택의 여지 없이 국내 파운드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캠브리콘(Cambricon), 하이건(Hygon), 알리바바의 T-헤드 등은 이미 SMIC에 주문을 넣기 시작했다. 특히 캠브리콘은 지난해 첫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며 이정표를 세웠고, 하이건의 AI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5% 급증했다.

노무라 증권의 도니 텡 분석가는 “중국 AI 칩 개발사들의 미래는 현지 칩 제조사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韓 반도체 업계 ‘공급망 대전환’ 대비… 틈새시장 공략 및 기술 격차 유지 사활


중국의 첨단 칩 생산량 확대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중국이 7나노 및 5나노급 공정의 수율과 품질을 확보할 경우, 모바일 및 보급형 AI 칩 시장에서 한국 파운드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의 수율 초격차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중국이 따라오기 힘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 차세대 소자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어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이 2030년까지 생산 능력을 50만 웨이퍼 늘리는 과정에서 막대한 장비와 소재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미국의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중국의 증설 물량을 선점할 수 있는 반도체 세정, 증착, 검사 장비 분야의 국산화 기업들은 이번 기회를 매출 확대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동시에 중국의 장비 국산화 속도를 모니터링하며 기술 유출 방지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중국이 자급자족을 강화할수록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는 ‘중국 대 비중국’으로 더욱 뚜렷하게 갈라질 것이다. 한국은 미국, 일본, 대만과의 '칩4(Chip 4)' 동맹을 공고히 하는 한편,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AI 데이터 센터 허브로 부상하는 지역에 현지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이 진입하지 못하는 시장을 먼저 선점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맞춤형 반도체(ASIC) 협력을 강화하여 중국의 추격권에서 벗어나는 영리한 생태계 전략이 필요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