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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프리리(Freely)’ TV 100만 대 돌파… 하이센스 승승장구 속 LG·삼성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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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프리리(Freely)’ TV 100만 대 돌파… 하이센스 승승장구 속 LG·삼성 ‘냉담’

안테나 없이 Wi-Fi로 즐기는 지상파… 하이센스, 영국 시장 2위 브랜드 굳히기
LG전자 “webOS 생태계 위협” 도입 거부… 독자적 ‘딥링크’ 전략으로 맞불
하이센스는 프리리(Freely) 지원 TV의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하이센스이미지 확대보기
하이센스는 프리리(Freely) 지원 TV의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하이센스
영국의 차세대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 ‘프리리(Freely)’가 출시 약 2년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서며 영국 거실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하이센스(Hisense)가 이 흐름을 주도하며 영국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 TV 생태계 보호를 위해 프리리 도입에 선을 긋고 있어 향후 시장 주도권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하이센스, ‘안테나 없는 TV’로 영국 시장 100만 대 Milestone 달성


27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인사이드 CI 등에 따르면, 하이센스는 프리리(Freely) 지원 TV의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프리리는 BBC, ITV, 채널 4, 채널 5 등 영국의 주요 공영 방송사들이 공동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별도의 안테나나 위성 접시 없이 Wi-Fi 연결만으로 60개 이상의 실시간 채널과 7만 5,000시간 이상의 주문형 비디오(VOD)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하이센스는 2024년 업계 최초로 프리리를 자사 4K TV 라인업에 기본 탑재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하워드 그린로드 하이센스 UK 부사장은 “프리리와의 파트너십은 소비자들의 변화된 시청 습관을 충족시키는 핵심 동력이었다”며, 현재 하이센스가 영국 내 TV 점유율 2위이자 100인치 이상 초대형 TV 부문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 이 서비스가 있음을 강조했다.

LG전자 “프리리는 경쟁자”… webOS 보호 위해 ‘도입 거부’ 공식화


반면, LG전자는 런던에서 열린 최근 제품 브리핑을 통해 프리리 플랫폼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LG전자가 프리리 도입을 거절한 표면적인 이유는 ‘자사 스마트 TV 플랫폼인 webOS 생태계와의 경쟁 관계’ 때문이다.

프리리가 TV의 기본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EPG)를 장악할 경우, LG전자가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인 ‘LG 채널’ 등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대신 LG전자는 영국 방송사들과 협력해 그들의 콘텐츠를 webOS EPG에 직접 연동하는 ‘평행 플랫폼(Parallel Platform)’ 전략을 추진 중이다.

즉, 프리리라는 틀에 들어가는 대신 각각의 캐치업 서비스를 LG TV의 가이드에 딥링크(Deep-link) 방식으로 직접 연결해 독자적인 시청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 역시 프리리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유지하며 자사 ‘삼성 TV 플러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로컬 서비스'와 '글로벌 플랫폼'의 충돌… 韓 가전의 소프트웨어 전략


영국 프리리 TV를 둘러싼 하이센스와 LG의 엇갈린 행보는 단순한 기술 도입 문제를 넘어, ‘TV 하드웨어 제조사가 콘텐츠 유통권을 얼마나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거대 담론을 보여준다.

하이센스가 프리리를 수용한 것은 영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트로이 목마’ 전략이다. 반면 LG와 삼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수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독자 플랫폼(webOS, Tizen)을 가진 ‘미디어 기업’으로 진화했다.

지역 방송사가 주도하는 프리리에 EPG 주도권을 내주는 것은 자사 데이터 주권과 광고 수익 모델을 포기하는 것과 같기에, LG의 거부는 수익성 사수를 위한 필연적 선택이다.

하이센스는 2026년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서 프리리 플랫폼을 통해 모든 경기를 생중계하며 영국 내 ‘국민 TV’ 이미지를 굳히려 하고 있다.

안테나 설치가 어려운 현대식 아파트나 정원 방(Garden room) 등 틈새 수요를 프리리로 공략하는 하이센스의 전략은, 고가 제품 위주의 한국 기업들에 실질적인 판매량 위협이 될 수 있다.

LG전자가 추진하는 ‘딥링크’ 방식은 사용자가 프리리라는 별도 앱에 들어가지 않고도 TV 가이드에서 바로 방송사 앱으로 연결되게 하는 고도의 통합 기술이다.

한국 기업들은 단순히 서비스를 거부하는 데 그치지 말고, 글로벌 플랫폼의 편의성과 지역 콘텐츠의 접근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하이브리드 EPG’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이는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일어날 로컬 콘텐츠 협상에서 한국 가전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