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학술지, ‘나르시시스트’일수록 자신 본뜬 로봇 구매욕 60% 상회... ‘심리적 소유권’이 결정적 동인
국내 로봇 업계 “정체성 혼란 겪는 취약 계층 타깃 마케팅 우려,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국내 로봇 업계 “정체성 혼란 겪는 취약 계층 타깃 마케팅 우려, 윤리적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단순히 편리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자아’를 상품화하는 이 현상은 현대인의 고도화된 나르시시즘과 결합해 새로운 사회적 병리 현상을 예고한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아미트 마힘카르(Amit Mahimkar)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소매업 및 소비자 서비스 저널(Journal of Retailing and Consumer Services)'을 통해 자아도취적 성향과 자기복제 로봇 구매 의사 사이의 상관관계를 정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완벽한 나’를 소유하려는 욕망... 나르시시즘이 쏘아 올린 ‘소유의 환상’
최근 인공지능과 고정밀 3D 스캔 기술의 결합은 사용자의 주름 한 줄까지 재현하는 ‘하이퍼 개인화’ 시대를 열었다.
마힘카르 교수팀이 미국 내 ‘오토섹슈얼(자신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층)’ 성인 406명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신을 우월하게 여기는 ‘과대형 나르시시즘’ 수치가 높을수록 자기복제 로봇에 대한 구매 의사가 대조군 대비 6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의 핵심에는 ‘심리적 소유권(Psychological Ownership)’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제품을 실제로 손에 넣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얼굴을 한 로봇을 보는 순간 이를 ‘자신의 확장된 신체’로 체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연구팀은 이들이 로봇을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본인의 완벽함을 영원히 찬양해 줄 ‘기술적 거울’로 정조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아 정체성 불안할수록 ‘기술적 복제물’에 매몰... 마케팅의 덫
본지가 연구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 개인의 ‘자아 개념 명확성’이 낮을수록 자기복제 로봇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된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정체성이 파편화된 개인은 내면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외부의 상징물, 즉 자신을 닮은 로봇을 통해 ‘상징적 자아 완성’을 시도한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로봇 기업들은 잠재적 구매자에게 무료 안면 스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로봇에게 미리 이름을 붙이게 함으로써, 구매 결정 전부터 강력한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에 대한 저항감을 무력화하는 고도의 심리 전술로 풀이된다.
‘인격의 도구화’가 부른 관계의 종말... 국내 업계의 과제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넘어 인간관계의 본질적인 퇴행을 예고한다. 사용자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고 맹목적인 찬사만 보내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은 실제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인 공감, 양보, 정서적 노력을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국내 로봇 심리학계의 한 전문가는 “자신의 모습에 탐닉하는 ‘디지털 수선화’가 늘어날수록 타인과의 역동적인 소통은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외모 지상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기술의 무분별한 도입은 신체 불만족과 정서적 고립을 극대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권 및 산업계 안팎에서는 이제 로봇을 ‘편리한 도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체성을 복제하고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윤리적 쟁점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기술이 자아의 확장인지, 아니면 자아를 가두는 화려한 감옥인지에 대한 냉철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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