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석탄 폐기물서 핵심 광물 캔다… 리튬·갈륨 공급망 독점 쐐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석탄 폐기물서 핵심 광물 캔다… 리튬·갈륨 공급망 독점 쐐기

화석 연료 폐기물 ‘석탄 갱구·플라이 애쉬’를 게르마늄·알루미늄·리튬 보물창고로 전환
추출 기술·거대 통합 인프라 압도적… 내몽골 등서 게르마늄 회수율 90% 달성
신에너지 필수 금속 수요 폭증 속 ‘화산재·이탄 분지’ 지질학적 비밀 풀며 천연 자원화
중국 상하이의 석탄 화력 발전소 근처에서 남성들이 차 옆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의 석탄 화력 발전소 근처에서 남성들이 차 옆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친환경 신에너지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전통적인 화석 연료 폐기물인 ‘석탄 쓰레기’를 전기차와 반도체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갈륨, 게르마늄의 새로운 공급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독보적인 광물 추출 기술과 거대 산업 인프라를 결합해, 서방 진영의 자원 다각화 시도를 무력화하고 핵심 광물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2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석탄 채굴 및 연소 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인 ‘석탄 갱구(석탄층 주변 암석)’와 ‘플라이 애쉬(연소 후 포집된 미세 재)’에서 고부가가치 희토류 및 핵심 금속을 대량으로 추출하는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과거 이 폐기물들은 저부가가치 시멘트 첨가제로만 일부 쓰였을 뿐, 대부분 대규모로 비축되어 막대한 토지 소모와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골칫거리였다.

미·일·러도 연구 중이지만… 중국, ‘세척-가공-발전’ 일체화 인프라로 압도


중국과학원 회원이자 중국광산기술대학교 교수인 다이 스펑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석탄 폐기물에는 다양한 금속 원소가 고농도로 포함되어 있어 국가의 전략적 금속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호주, 러시아 등 경쟁국들도 석탄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미 상업적 추출 및 양산 체제를 갖춘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중국이 이 분야에서 독주할 수 있는 비결은 거대한 국가적 통합 인프라에 있다. 중국의 석탄 생산 라인은 대규모 석탄 세척, 화학 가공, 화력 발전 시설이 하나의 거대한 가치사슬로 통합되어 있어 폐기물 수거부터 광물 회수까지 비용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제공한다.

특히 신에너지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핵심 금속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과거 쌓아온 게르마늄 회수 경험은 리튬과 갈륨 등 다른 핵심 광물을 저비용으로 싹쓸이 회수하는 견고한 무기가 되고 있다.

내몽골·산시성 대형 광상 발굴… 100만 톤급 알루미늄 합금 라인 구축

중국 전역의 대형 탄전들은 이미 거대한 광물 공급 기지로 변모했다.

내몽골 자치구는 시링골 연맹 지역에서 게르마늄이 함유된 갈탄 추출 기술을 완성했으며, 게르마늄 회수율을 무려 90%까지 끌어올렸다.

현지 멍타이 그룹은 플라이 애쉬와 석탄 광석을 자동차 부품용 알루미늄-실리콘 합금으로 가공하는 대규모 시범 사업에 성공, 현재 융가 배너 지역에 연산 100만 톤 규모의 초대형 생산 라인을 건설 중이다.

산시성은 닝우 탄전에서 세계 최초로 석탄 기반의 대규모 리튬 매장지를 발견한 데 이어, 민간 석탄 기업 윈타임 에너지가 탄광 내부에서 중간 규모 광상 기준을 충족하는 784만 톤의 보크사이트와 470톤의 갈륨을 추가로 탐지해 냈다.

“식물이 머금고 화산재가 덮었다”… 지질학적 비밀이 만든 광물 보물창고


석탄 폐기물에 이토록 값비싼 첨단 금속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이유는 석탄의 형성 과정에 숨겨진 지질학적 비밀 때문이다. 과거 지질 시대의 식생이 지하에 묻혀 형성된 석탄의 전구체인 ‘이탄’은 주로 분지 지역에 축적되었다.

다이 교수는 “분지 주변의 고지대에 금속 원소가 풍부할 경우, 강물과 바람이 이 금속들을 분지로 운반해 식물에 영양분으로 공급했고 이 과정에서 미래의 석탄층에 알루미늄과 갈륨 등이 고도로 농축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폭발했던 ‘화산재’ 역시 또 다른 결정적 원천이다. 니오븀, 지르코늄, 갈륨 등 희귀 금속이 풍부한 알칼리성 화산재가 이탄 습지에 떨어져 쌓이면서, 오늘날 중국 윈난, 구이저우, 쓰촨, 충칭 지역의 석탄층을 천연 광물 보물창고로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다이 교수는 “성공적인 대량 추출을 위해서는 석탄의 품질과 조성을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며 “일부 발전소가 연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원천의 석탄을 무분별하게 혼합할 경우 플라이 애쉬의 금속 함량이 시시각각 변해 추출 난이도가 급상승한다”고 기술적 과제를 지적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석탄에서 우라늄을 추출해 원자력 산업을 일으켰던 미국과 구소련의 역사가 이제 중국에 의해 리튬과 반도체 광물 영역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석탄 폐기물 자원화에 속도를 내면서 서방 진영의 탈중국 공급망 구축 시도는 한층 더 거센 장벽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