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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유럽·한국 분할 발주 검토…'경제·안보 실리' 동시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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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유럽·한국 분할 발주 검토…'경제·안보 실리' 동시 겨냥

한화오션·독일 TKMS 최종 제안서 제출…총 12척 240억 달러 규모
대서양은 독일, 태평양은 한국산 배치 구상…자동차 산업 투자 연계가 핵심
지난해 10월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김민석 한국 국무총리(가운데). 캐나다 정부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과 독일의 잠수함을 분할 도입하여 대서양과 태평양에 각각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캐나디안 프레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0월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김민석 한국 국무총리(가운데). 캐나다 정부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과 독일의 잠수함을 분할 도입하여 대서양과 태평양에 각각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캐나디안 프레스

캐나다 정부가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12척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과 관련, 계약 물량을 유럽과 한국에 절반씩 나누어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캐나다 정부 고위 소식통 2명이 밝혔다.

2일(현지 시각) 캐나다 유력 매체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약 240억 달러(한화 약 35조 원) 이상이 투입될 이번 사업의 최종 후보군인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한국의 한화오션으로부터 2일 최종 제안서를 접수했다. 최종 결정은 이르면 4월 4일경 내려질 전망이다.

대서양은 독일 '212CD', 태평양은 한국 'KSS-III' 배치 검토


정부 고위 소식통은 캐나다 정부가 독일 TKMS가 건조하는 'Type-212CD' 잠수함 6척을 도입해 대서양 연안 초계에 투입하고, 한국 한화오션의 'KSS-III 배치-II' 잠수함 6척을 도입해 태평양 연안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은 자국 잠수함 중 일부가 이미 건조되어 실전에 배치되었거나 현재 건조 중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 측은 2032년 첫 번째 함정을 인도하고 2035년까지 추가로 4척을 인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노르웨이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은 독일 TKMS의 잠수함은 건조가 시작되었으나 아직 진수된 함정은 없다. TKMS 측은 2035년보다 훨씬 앞서 첫 함정을 인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분할 발주에 따른 효율성 논란과 경제적 실리 사이의 저울질


국방 전문가들은 잠수함 함대를 두 종류로 나누어 운영할 경우 공급망이 복잡해지고 부품 재고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 역시 지난 9월 단일 함대 운영에 따른 경제적 효율성을 강조하며 혼합 함대 구성에 의문을 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할 발주안이 힘을 받는 배경에는 경제적 실리가 있다. 카니 총리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유럽 및 아시아와의 무역·경제적 유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물량을 나눌 경우 두 입찰국 모두로부터 산업적 이익을 거둘 수 있으며,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타격을 입은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투자 유치가 가능해진다.

한국·독일 정부에 자동차 산업 투자 확약 요구


캐나다 정부는 이번 입찰의 일환으로 한국과 독일 정부에 캐나다 내 자동차 산업 생산 확약을 요구했다. 지난 1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한국 정부 고위 대표단과 함께 오타와를 방문하여 캐나다 내 자동차 생산 및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여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수소차 제조 협력이 포함됐다.
독일 역시 카테리나 라이헤 경제부 장관이 오타와를 방문해 자국 자동차 산업의 캐나다 진출 확대 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나토(NATO) 회원국으로서의 상호 운용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한국은 세계적인 조선 강국으로서 잠수함 제조 분야의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이번 사업의 일부라도 수주하게 된다면 방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전략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