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했던 관세가 불법으로 판단된 뒤 환급이 지연되면서 미국 납세자가 매달 수억 달러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자유주의 성향 정책연구기관 케이토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재무부에 쌓여 있는 약 1750억 달러(약 252조9000억 원)의 관세 수입이 환급되지 않은 채 이자가 붙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납세자가 매달 약 7억 달러(약 1조115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IEEPA를 근거로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이 관세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연방법 규정에 따르면 관세를 과다 납부했거나 불법으로 징수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정부는 이를 이자와 함께 환급해야 한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환급 대상 금액 가운데 1만 달러 이상 과납분에는 연 4.5%, 그 이하 금액에는 연 6% 이자가 적용되며 이자는 매일 복리로 계산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케이토연구소의 스콧 린치컴 부소장은 이자 부담이 커질수록 결국 소비자들이 더 큰 비용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관세 비용의 약 90%는 실제로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이 관세로 인해 미국 가구가 연간 약 1300~1700달러(약 187만8000원~약 245만7000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추산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새로운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미국 소비자가 연간 약 800달러(약 115만6000원)의 비용을 계속 부담할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다.
린치컴 부소장은 “환급이 이뤄진다고 해도 소비자가 지불한 가격이 그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을 이미 지불했고 동시에 납세자로서 이자 비용까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케이토연구소는 약 1750억 달러의 관세 수입에 대한 이자가 매달 7억 달러씩 늘어날 경우 하루 기준으로 약 2300만 달러(약 332억 원)가 추가 비용으로 쌓이게 된다고 추산했다. 미국 전체 약 1억3000만 가구가 이 비용을 사실상 부담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환급 절차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연방대법원은 관세의 위법성 판단만 내렸을 뿐 환급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실제 환급이 수입업체에 전달되기까지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가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 환급 문제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케이토연구소는 향후 1년 동안 이 관세 수입에 붙는 이자가 약 80억 달러(약 1조1560억 원)에 이를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누적 이자가 250억 달러(약 3조6125억 원)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산했다.
한편, 미국은 과거에도 관세 환급 사례가 있었다. 미국이 개발도상국에 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일반특혜관세제도(GSP)가 일시적으로 종료됐다가 의회 재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과납 관세가 환급된 전례가 있다.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미국 수입업체들은 약 30억 달러(약 4335억 원)의 관세를 환급받았다.
경제조사기관 트레이드 파트너십 월드와이드의 댄 앤서니 대표는 환급 절차 자체는 기술적으로 크게 복잡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액 규모와 상관없이 송금 절차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며 “정부가 환급 절차를 자동화하면 상당수 문제는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