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MX사업부장 FT 인터뷰 "소비자는 이미 복수의 AI를 섞어 쓴다"… 갤럭시 S26, '멀티 AI 플랫폼'으로 판도 바꾸나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전자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갤럭시 이용자는 하나의 AI 플랫폼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 여러 모델을 혼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갤럭시 기기가 다양한 AI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못 박았다.
갤럭시 S26 시리즈는 이 전략의 첫 번째 실험대다.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기본 AI로 탑재한 데 더해, AI 검색 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운영체제 수준에서 통합했다. 이용자가 "헤이 플렉스(Hey Plex)"라고 말하면 퍼플렉시티 전용 검색 비서가 즉각 반응한다. 여기에 오픈AI와의 협력도 병행하며 사실상 '3각 AI 체제'를 갖췄다.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이 노리는 틈새 — 애플 인텔리전스의 지각 출시
삼성의 공세에 힘이 실리는 배경에는 애플의 실기(失機)가 있다. 애플은 자체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대대적으로 예고했지만, 실제 적용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애플은 지난 1월 구글 제미나이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오픈AI의 챗GPT를 시리(Siri)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뒤늦게 보완에 나섰다.
노 사장은 이를 염두에 두듯 "삼성은 남보다 일찍 준비를 시작했기에 모바일 AI 분야에서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보내는 경고등, '13년 만의 최저' 출하량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연간 물량이다. 기기 성능의 상향 평준화로 교체 주기가 장기화된 탓이다. 이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AI 비서와 검색 기능을 구매 결정의 핵심 변수로 삼는 것은 필연적 선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버튼 조작 없이 음성만으로 택시를 예약하는 AI 기능을 직접 시연했다. 하드웨어 스펙 경쟁에서 AI 경험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겠다는 신호다.
가격은 오르고 지갑은 얇아지고, HBM 공급망의 역설
그러나 AI 고도화에는 대가가 따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시리즈 가운데 두 모델의 미국 출시 가격을 100달러(약 14만 8500원)씩 인상했다. 국제데이터코퍼레이션(IDC)은 이를 두고 "지난 10년간 소비자가 더 나은 성능을 더 낮은 가격에 누려 온 흐름이 역전되는 쓰나미급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인상의 직접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이 우선시되면서,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공급사들이 스마트폰용 범용 D램에 할애할 생산능력을 줄였다. 부품 단가 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직접 전가된 구조다. 노 사장도 "현재 진행 중인 AI 인프라 확장이 부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한국 반도체 수출, 기회와 위기 공존
이 흐름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도 역설적 파장을 미친다. HBM 수요 급증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부가 메모리 수출은 늘어나지만, 동시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같은 계열사에서 비싼 가격에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내부 긴장 구도가 형성된다. 이에 한 몸에서 두 팔이 경쟁하는 구도"라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HBM 호황이 길어질수록 삼성 스마트폰 사업부의 원가 부담은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멀티 AI 플랫폼' 행보는 특정 생태계에 종속되길 거부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구글·오픈AI·퍼플렉시티라는 외부 기업에 AI 경험을 의존하면 할수록, '갤럭시 고유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라는 오랜 숙제는 해결 시점이 더 멀어진다. 협력의 폭이 넓어질수록 자체 플랫폼의 독자성은 옅어진다는 딜레마다.
아이폰이 '애플 실리콘 + iOS +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수직 통합 생태계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삼성은 최고의 AI들을 한데 모으는 '큐레이터 전략'으로 맞선다. 어느 쪽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는 2026년 하반기 시장이 답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의 승부처가 실리콘 칩에서 AI 칩셋 위에 얹힌 소프트웨어 경험으로 완전히 이동했다는 사실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단독] 삼성전자, 60년대생 가고 80년대생 온다...임원진 ‘에이...](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6031117463002901edf69f862c14472143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