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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휩쓴 ‘두바이 초코 쿠키’ 열풍…헌혈 대기 줄까지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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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휩쓴 ‘두바이 초코 쿠키’ 열풍…헌혈 대기 줄까지 만들어”

두쫀쿠.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두쫀쿠. 사진=AFP/연합뉴스

한국에서 ‘두바이 초콜릿 스타일’ 쿠키가 새로운 음식 유행으로 번지면서 제과점 품절 사태와 모방 상품까지 등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최근 한국에서 ‘두바이 초코 쿠키’로 불리는 디저트가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며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쿠키는 피스타치오 크림과 중동 디저트 ‘크나페’(Knafeh)에서 영감을 받은 바삭한 페이스트리 조각을 넣고 마시멜로를 섞어 만든 뒤 코코아 가루를 입힌 것이 특징이다.

FT는 “한국에서는 이 디저트를 ‘두쫀쿠(dujjonku)’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로 속에 초록색 피스타치오 크림이 들어 있고 씹는 식감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 헌혈 참여 150% 증가


이 쿠키 열풍은 예상치 못한 효과도 낳았다. 대한적십자사는 올해 초 헌혈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혈 참여자에게 이 쿠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헌혈센터 앞에는 추운 날씨에도 아침부터 줄이 생겼고 참여자 수가 1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젊은 여성층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고 적십자 측은 설명했다.

◇SNS 확산으로 전국적 유행

한국에서는 음식 유행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 세계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매우 높은 사회 구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 유행이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지지만 동시에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FT는 설명했다.
이번 유행은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지난해 이 쿠키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전국 제과점에서 품절 사태가 이어졌고 구매 수량 제한까지 등장했다.

일부 개발자는 어느 매장에 재고가 남아 있는지 보여주는 온라인 지도 서비스까지 만들었다.

◇ 피스타치오 가격 상승까지


초기에는 원재료 공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요 급증으로 수입 피스타치오와 마시멜로 가격이 상승했다.

그러나 대형 베이커리 체인과 편의점, 음식점들이 잇따라 유사 제품을 출시하면서 현재는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됐다. 초밥집이나 불고기 전문점 등에서도 이 디저트를 판매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한 방송 제작자인 김비엔 씨는 “한동안 주변에서 모두 이야기하던 음식이라 반드시 먹어보고 싶었다”며 “가게마다 맛이 달라 여러 곳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29세 직장인 김세인 씨는 “특히 쫀득한 식감이 중독적”이라며 “칼로리 때문에 하루 한 개만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의사들 “건강에 위험” 경고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이 디저트가 “즉각적으로 신체 대사 균형을 깨뜨리고 단순한 체중 증가를 넘어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격도 적지 않다. 무게 약 50g인 쿠키 하나 가격은 약 7000원 수준이다.

서울 도심 한 제과점 직원 이정원 씨는 “설 명절 선물로 회사들이 대량 구매하기도 했다”며 “가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공동 저자인 전다현 씨는 이 디저트가 인기를 얻은 이유로 시각적 효과를 꼽았다. 쿠키를 깨면 초록색 피스타치오 크림이 흘러나오는 모습이 SNS에 올리기 좋은 장면이라는 것이다.

전 씨는 또 “한국에서는 집단적 문화 속에서 ‘놓치면 안 된다’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경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주택가격 대비 소득 비율이 지난 10년 동안 거의 두 배로 상승한 상황에서 젊은 층이 작은 사치 소비를 통해 심리적 만족을 얻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유행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 씨는 “유행은 희소성이 있을 때 유지된다”며 “대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이미 정점을 지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