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V 이사회 의장 구속에 토지 보상 비리까지…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에 검은 손
토 럼 총서기, 반부패 6대 과제 직접 하달…"개발 막지 말되, 비리엔 무관용“
토 럼 총서기, 반부패 6대 과제 직접 하달…"개발 막지 말되, 비리엔 무관용“
이미지 확대보기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티엔퐁(Tiền Phong)이 지난 18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토 럼(Tô Lâm) 총서기는 이날 중앙 반부패·낭비·부정행위 지도위원회(이하 지도위) 상임회의를 주재하며 롱탄 국제공항 사업과 관련된 위법 행위를 집중수사하도록 강력히 지시했다.
완공 100일 전 터진 'ACV 게이트’
베트남 공항공사(Airports Corporation of Vietnam·ACV) 이사회 의장 부이테피엣(Vũ Thị Phiết)과 이사회 멤버 겸 부사장 응우옌띠엔비엣(Nguyễn Tiến Việt)은 입찰 관련 규정을 위반해 특히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혐의로 공안부 수사기관에 체포·구속됐다.
수사 당국은 두 인사가 특정 업체의 낙찰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롱탄 공항 부지 보상과 재정착 과정에서도 별도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동나이성 경찰은 관련 공무원 여러 명을 기소하고 관련 문서 1만여 건을 확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타이밍이 뼈아프다. 총 109조 VND(약 6조2300억 원)가 투입되는 롱탄 국제공항 1단계 사업은 연간 2500만 명의 여객과 120만 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됐으며, 오는 6월 상업 운항 개시를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약 1만5000명의 전문가·기술자·작업자와 3000대 이상의 장비가 현장에 투입돼 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2026년 3월 초 현지 언론이 확인한 결과, 여객 터미널과 T1·T2 도로를 연결하는 구역에서 건설 활동이 현저히 줄었고 도로 상당 구간이 여전히 비포장 상태였다.
여객 터미널 건설의 핵심 패키지는 공정률 약 80%를 기록했으나 실제 대금 지급률은 4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서는 ACV 경영진 구속이 하청업체 대금 지급과 공정 관리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트남 항공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사 여파로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경우 개항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장 관리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서기, 6대 과제로 '비리 없는 성장' 설계
지도위 회의 결과를 브리핑한 당 중앙 내정위원회 부위원장 당 반 중(Đặng Văn Dũng)은 "총서기가 환경 보호·식품 안전, 롱탄 공항 사업, 토지·금융·은행 분야의 위법 행위를 집중 수사·처리하여 경각심을 높이고 같은 위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토 럼 총서기가 이날 제시한 핵심 과제는 여섯 가지다.
▷제도 정비 — 당 제14차 대회 결의에 따라 반부패 규범을 구체화하되, "반부패를 이유로 개발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권력 감시 강화 — 지방 2급 행정 체계 출범 이후 각급 기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감시 결과를 올해 3분기 안에 지도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수사·재판 완료 — 올해 안에 21개 부패 사건의 수사·기소·재판과 11개 사안의 확인 작업을 마무리하며, 2분기에는 4개 사건의 1심과 9개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끝낸다. ▷낭비 방지 전면화 — 새 시대 국가 발전 요구와 연계해 모든 분야에서 낭비·부정행위 방지를 추진한다.
▷행정 디지털 전환 — 부처 단위 행정 절차를 대폭 간소화·이관하고 온라인 공공 서비스를 확대해 공무원과 시민·기업의 직접 접촉 기회를 줄인다. ▷지방 자율성 확대 — "지방이 결정하고, 지방이 실행하며, 지방이 책임진다"는 원칙 아래 성급 지도위의 권한을 넓힌다.
총서기는 "말을 줄이고 행동을 늘리며 끝까지 해내야 한다. 지도위 회의마다 뚜렷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 국민이 보고, 믿고,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ACV 관련 사건이 공식적으로 지도위 추적·지도 사안에 포함됐다.
'개항 D-100일'의 역설…성장과 감시의 줄타기
롱탄 공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는 프로젝트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현대식 메가 공항 가운데 하나로 설계된 이 공항이 완공되면 동남아시아의 핵심 국제 환승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베트남 경제 성장과 무역을 크게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런데 완공을 불과 100여 일 앞두고 터진 비리 수사는 베트남 반부패 당국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딜레마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성장을 위한 투자'와 '비리 없는 집행' 사이의 간극이다.
총서기가 이날 회의에서 "반부패가 개발을 막는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못 박은 것은 이 균형을 당 지도부가 얼마나 예민하게 인식하는지 보여준다.
베트남 안팎의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ACV의 지배구조 개편과 롱탄 사업 관리 체계 전반이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항 일정 유지와 비리 청산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완수해야 하는 베트남 당국의 선택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