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전날 미군 스텔스기 좌표 SNS 공개… 위성 영상 AI 분석의 충격적 실태
상업 위성+AI 결합으로 군사 기밀 '무력화'…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도 예외 없어
상업 위성+AI 결합으로 군사 기밀 '무력화'…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도 예외 없어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을 개시하기 사흘 전, 중국 AI 스타트업 '미자르비전(MizarVision)'은 소셜미디어(SNS) X(구 트위터)에 이스라엘 오브다 공군 기지 위성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는 F-22 스텔스 전투기 11기의 좌표와 기종이 AI 자동 분류 방식으로 선명하게 표시돼 있었다. 작전 개시 24시간 전에 올라온 또 다른 게시물에는 C-17 수송기들이 오브다 기지로 군수품을 반입하는 장면과 함께 "F-22 4기가 활주로에 대기 중"이라는 분석 문구가 달렸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은 그 시설들을 겨냥했다.
"위성은 미국 것, 분석은 중국 것, 수혜자는 이란"
미자르비전은 항저우에 법인을 둔 소규모 AI 기업이다. 직원 수 200여 명, 자체 위성은 한 기도 없다. 그러나 이 업체가 에픽 퓨리 기간 동안 보여준 정보 수집 능력은 일개 민간 기업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섰다.
미자르비전은 미국계 반토(Vantor·구 맥사 인텔리전스), 유럽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 중국 창광 위성의 지린(吉林)-1 군집 등 다양한 상업 위성에서 영상을 구매한 뒤 자체 AI 소프트웨어로 처리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KC-135 공중급유기부터 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까지 수백여 종의 군사 장비를 자동 식별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군사 AI 전문 매체 '밀리터리 AI'는 이 회사의 알고리즘이 "테라바이트 규모의 영상 데이터를 수십 분 안에 레이블링된 정보 상품으로 전환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과거 국가 정보기관만이 보유했던 처리 속도다. 영국의 방산 전문 매체 플라이트 글로벌(Flightglobal)은 "위성은 미국 것, 분석 소프트웨어는 중국 것, 그리고 이 정보의 수혜자는 이란"이라는 구조적 아이러니를 지목하며, 이를 '초국가적 데이터 공급망 전쟁'의 전형으로 분석했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이 업체가 자국 정부나 고객사에 판매하는 대신 모든 분석 결과를 SNS에 무료로 공개한다는 점이다. 미자르비전은 X 계정을 2026년 1월에 개설했고, 에픽 퓨리 개시 나흘 전인 2월 24일에 첫 게시물을 올린 뒤 작전 기간 내내 고빈도 포스팅을 유지했다. 미국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는 지난 13일 "중국 공산당의 전위 조직임이 명백하다"는 성명을 내고 이 업체의 활동을 강력히 규탄했다. 퇴역 인민해방군 대령 웨강(岳剛) 역시 공개 발언에서 "미자르비전의 분석 역량은 중국 국가 정보력을 보완하는 유익한 탐구 활동"이라고 옹호했다.
서방 위성 서비스 업체들은 정보 유출 위험을 인식하고 지난 3일부터 분쟁 지역 영상 공급을 일괄 차단했지만, 이미 수집·배포된 정보를 되돌리기는 불가능했다.
상하이에 있다"는 中 첩보함… 그럼 오만만에서 미군 추적한 中 첩보함은?
복수의 방산 전문 매체와 해상 정보 분석 업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첩보함이 에픽 퓨리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 국제 수역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최근 전력화한 신형 정보 수집함 '랴오왕(遼望) 1호'와의 연관성이 여러 아시아권 매체를 통해 보도됐으나, 오픈소스 분석가 MT 앤더슨 등은 3월 9일 기준 위성 영상과 선박위치발신장치(AIS) 추적 결과 해당 함정이 상하이항에 정박 중임을 확인해 배치 여부 자체는 아직 논란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이 겉으로 식별이 어려운 위장 첩보함을 별도로 전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제 해사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 분석에 따르면, 중국 첩보함은 대형 레이더 돔과 고이득 안테나 배열을 통해 미군 공습의 시간 간격, 전자 신호 지문, 대공 레이더 작동 주파수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정황 파악을 넘어 향후 전자전 교란 시스템 개발의 원천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중국 군함들이 첩보함을 호위하며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은 이 활동이 단순한 탐색이 아닌 베이징의 핵심 전략 과제임을 시사한다.
'살아있는 교범'을 만드는 중국의 진짜 목적
방산 싱크탱크와 미국 의회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단기적 전황 분석보다 중국의 장기 전략이다. 중국은 이번 분쟁을 통해 세 가지를 동시에 학습하고 있다. 첫째, 미군이 다층 공격 작전을 수행할 때 어떤 순서로 어떤 자산을 전개하는지. 둘째, 이란의 방공망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서방 사이버·전자전 기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셋째, 스텔스기 운용 패턴과 항공모함 기동 경로의 전술적 규칙이 무엇인지.
이 데이터는 AI 시뮬레이터에 입력돼 대만 해협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분쟁 시나리오에 대입된다. 군사 AI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실전 없이 실전을 학습하는 전략적 예습"이라고 정의한다.
국제 법무 분석 매체 '새트뉴스(SatNews)'는 이 사태를 국제우주법의 맹점으로 조명했다. 미자르비전이 제공하는 정보는 암호화된 군사 채널이 아닌 공개 SNS를 통해 유통되기 때문에 현행 법적 틀로는 '공개 출처 정보(OSINT)'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적 처벌 근거가 없는 정보전이 진행 중인 셈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수집한 표적 데이터를 이란에 직접 전달했는지 여부를 현재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직접적인 데이터 이전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후티 반군이 홍해 상선을 공격할 당시 이란 첩보함 'MV 베흐샤드'가 중러 위성 정보의 중간 전달자 역할을 했던 전례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경계의 끈을 늦출 수 없다.
한국군에 주는 전략적 메시지 3가지
첫 번째는 주한미군과 한국 전략 자산도 이미 '투명한 전장' 안에 있다는 경고다. 이번 에픽 퓨리 작전에서 상업 위성과 AI의 결합이 F-22 스텔스기의 배치 좌표를 작전 개시 전날 공개했다는 사실은, 한반도 유사시에도 오산·평택 기지의 전력 집결 현황이 수 시간 만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군은 전시 초기 핵심 전력의 분산 배치와 기동 경로 교란을 위한 '항재밍·항스푸핑' 프로토콜을 재점검해야 한다. 지상·해상·공중 자산의 전자 신호 관리 기준을 지금 당장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한국군의 작전 계획도 공개 정보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상업용 위성·AI 기업에 대한 국가 안보 심사 체계 필요성이다. 미자르비전 사태의 핵심은 서방 상업 위성 데이터를 중국 AI가 처리해 이란의 작전에 간접 활용됐다는 점이다. 한국에도 국내외 상업 위성 서비스를 이용하는 민간 지리정보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이 수집하거나 구매한 영상 데이터가 적대 세력의 AI 플랫폼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는 경로는 현재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협력해 위성영상 데이터 유통에 대한 안보 검토 절차를 제도화해야 할 시점이다.
세 번째는 'AI 기반 역감시(Counter-GEOINT)' 전력 확보의 시급성이다. 중국이 AI로 미군을 관측하듯, 한국군도 적의 인공위성·무인기·드론 탐지 체계를 AI로 역추적하는 '대항 지리공간 정보(Counter-GEOINT)' 역량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소형 위성 군집과 AI 영상 처리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하고 있지만, 이를 실전 정보전 대응 체계로 연결하는 통합 아키텍처가 아직 미흡하다. 단순한 위성 개발을 넘어 '누가 우리를 보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선제 감시 대응 전력이 한국 안보 전략의 새로운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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