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CDF 2026 폐막, 리창 총리 "무역 흑자 의도적 추구 안 해" 안정 강조
美 트럼프발 관세 파고 앞두고 애플·삼성 총수 집결… '지정학적 헤징' 분주
15·5 규획, 'AI 90% 도입·로봇 100만 대' 선언… 한국 추격하는 '신질생산력' 경계령
美 트럼프발 관세 파고 앞두고 애플·삼성 총수 집결… '지정학적 헤징' 분주
15·5 규획, 'AI 90% 도입·로봇 100만 대' 선언… 한국 추격하는 '신질생산력' 경계령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통상 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중국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 2026'을 통해 자국 경제의 '예측 가능성'을 세일즈하며 서방 기업인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이번 포럼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무역 흑자를 의도적으로 추구하지 않으며, 규칙의 틀 안에서 공정 무역을 지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무역 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 벽을 깨뜨리며 1조 1900억 달러(한화 약 1780조 원)라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서방의 과잉 생산 비판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상 첫 '흑자 1조 달러 시대' 연 중국, 물량 공세 넘어 기술 패권 조준
중국 경제는 지난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5.5% 증가한 1조 1900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을 압도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579만 대를 달성해 세계 1위 자리를 굳혔고,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48.8% 급증하며 '중국발 공급 과잉' 공포를 현실화했다.
이러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이제 '제15차 5개년 계획(15·5 규획, 2026~2030)'을 통해 단순 제조 강국을 넘어선 첨단 기술 자립을 선언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자국 내 주요 산업의 인공지능(AI) 도입률을 90%까지 끌어올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를 양산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과학기술 예산을 전년 대비 10% 증액한 4264억 위안(한화 약 78조 8000억 원)으로 책정하며 '신질생산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정밀 제어 및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정조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리스크'에 모인 CEO들… 삼성·하이닉스 등 韓 기업인도 ‘실리 외교’
이번 포럼의 최대 화두는 단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부활에 따른 지정학적 대응이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편적 기본 관세' 도입을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애플의 팀 쿡과 일라이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등 미국계 경영진은 대거 베이징행을 택했다.
이들은 정치적 갈등과는 별개로 거대 시장인 중국과의 공급망 연결 고리를 유지하려는 실리적 행보를 보였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석해 중국 지도부와의 접점을 넓혔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도체법(CHIPS Act) 등으로 압박을 지속하고 있으나,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반도체의 30% 이상을 소비하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이번 포럼 참여는 중국의 정책 변화를 직접 확인하고 현지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헤징(위험 분산)'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교적 마찰이 심화한 일본 기업인들은 지난해와 달리 대거 불참하며 극명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피지컬 AI' 생태계 선점 노리는 중국, 한국 로봇·반도체 고립 경계령
중국이 선포한 '휴머노이드 100만 대 양산' 계획은 한국 산업계에 심각한 경고등을 켰다. 한국은 세계 1위의 로봇 밀도를 보유하고 있으나 핵심 부품 자급률이 낮다.
반면 중국은 막대한 예산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단가를 낮추고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피지컬 AI' 생태계를 선점하려 한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로봇, 배터리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의 종합 경쟁력이 이미 한국을 위협하거나 추월했다고 진단했다.
국내 대학 로봇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양산 체제를 통해 로봇 가격을 파괴할 경우, 한국 로봇 산업은 기술 격차를 벌리기도 전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고립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안정론'은 자국 우선주의를 관철하기 위한 방어 논리이자 기술 자립을 완성하기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다.
우리 기업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대중 수출의 질적 전환을 꾀하는 한편, 중국산 첨단 제품의 파상공세에 대비한 민관 합동의 초격차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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