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해체’ 수준의 안보 파편화 경고, “비핵화 없는 종이 한 장에 국민 생명 맡길 수 있나”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의 방아쇠, 북한의 ‘주적’ 칼날 앞에 스스로 목을 내미는 격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의 방아쇠, 북한의 ‘주적’ 칼날 앞에 스스로 목을 내미는 격
이미지 확대보기‘평화’라는 단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잔인한 기만극의 도구로 쓰이기도 했다. 국제정치의 냉혹한 전장에서 준비되지 않은 평화 선언은 평화가 아닌 피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최근 워싱턴 조야를 뒤흔든 종전 선언 회의론은 단순히 외교적 이견이 아니다. 이는 선의에 기댄 선언이 어떻게 국가의 억제력을 스스로 해체하고 북한의 침략 본능을 깨우는지에 대한 실존적 경고다. 한반도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종전 선언의 ‘안보 역설’을 실증적 시나리오로 해부한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더힐이 3월 26일 게재한 시사평론가 고든 창의 칼럼에 따르면, ‘안보 역설’은 한쪽이 평화를 위해 취한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취약점으로 인식되어 오히려 위협을 고조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종전 선언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라 할지라도, 그 순간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지탱해 온 유엔군사령부의 존립 근거는 도마 위에 오른다. 북한과 그 우방국들은 “종전이 선언되었으니 유엔사를 즉각 해체하고, 정전협정의 소멸과 함께 주한미군 역시 짐을 싸야 한다”고 파상공세를 펼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벌어질 남남갈등과 한미 간의 전략적 균열은 북한에게 거부할 수 없는 오판의 기회를 제공한다. 상대의 방어 의지가 꺾였다고 확신하는 순간, 평화 선언은 전쟁의 초대장으로 돌변한다.
‘주적’ 규정과 핵 무력 헌법화, 적의 칼날 앞에서 춤추는 위선
현재 한반도의 안보 지형은 극도로 비대칭적이다. 대한민국이 ‘평화 체제’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동안, 북한은 대한민국을 ‘제1의 주적’이자 ‘불멸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핵 무력 사용을 헌법에 명시하는 등 전쟁 준비를 마쳤다. 대화를 거부하며 공세적인 군사력을 전방 배치한 집단과 종전 선언이라는 종잇조각을 나누는 것은 전략적 자살 행위다. 북한의 근본적인 적대 의지가 서릿발처럼 살아있는 상태에서의 선언은 우리 내부의 경계심을 무장해제시키고, 북한에게는 남한을 정치적으로 요리할 수 있는 광활한 놀이터를 만들어줄 뿐이다. 진정한 평화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역량으로 ‘강요’하는 것이다.
한미동맹 ‘디커플링’, 주한미군 철수라는 재앙의 도미노
종전 선언이 초래할 가장 끔찍한 시나리오는 한미동맹의 결속력 약화, 즉 ‘디커플링’이다. 미국 내 고립주의 여론이 종전 선언과 맞물릴 경우, 주한미군 유지에 대한 회의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그 위상이 흔들리는 순간 동북아의 지정학적 균형추는 산산조각 난다. 이는 단순히 군사적 배치를 넘어 일본의 급격한 재무장과 중국의 패권적 팽창으로 이어지며, 한반도를 다시 한번 ‘열강의 각축장’으로 전락시킨다. 북한은 바로 이 지점을 노리고 종전 선언을 동맹 해체의 핵심 지렛대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동맹의 균열은 곧 전쟁 억제력의 완전한 소멸을 의미한다.
데이터가 증명하는 안보 공백과 경제적 파산 선고
종전 선언으로 인해 주한미군의 지위가 흔들리거나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될 경우, 이는 단순한 안보 이슈를 넘어 국가 신용등급과 경제 지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실증적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외국인 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CDS 프리미엄은 폭등했다. “안보가 불투명한 국가에 장기적인 투자를 지속할 자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종전 선언이 가져올 안보 불안정성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불리함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 체력 자체를 고사시키는 독약이 될 수 있다. 안보는 곧 생존이며 경제다. 그 기초를 정치적 이벤트와 맞바꾸는 것은 국가의 명운을 건 무모한 도박이다.
‘가짜 평화’의 종말, 힘에 의한 억제만이 유일한 생존법이다
역사는 1938년 뮌헨 협정이 가져온 평화의 환상이 어떻게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 최악의 참극으로 이어졌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서명만으로 이루어지는 평화는 강력한 힘이 뒷받침되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짓밟힌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종전 선언이라는 신기루가 아니라, 북한의 도발 의지를 뿌리째 뽑아버릴 수 있는 확장 억제의 강화와 한미일 안보 협력의 강철 같은 결속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태도 변화가 없는 평화 구상은 대중을 현혹하는 독배에 불과하다. 억제력 기반의 평화만이 우리가 피땀 흘려 쌓아온 자유와 번영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