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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가 기회"… 비야디, 이란 전쟁발 에너지 위기에 해외 판매 목표 15%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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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가 기회"… 비야디, 이란 전쟁발 에너지 위기에 해외 판매 목표 15% 상향

왕촨푸 회장 "해외 판매 한 단계 더 도약할 것"… 목표치 150만 대로 상향 조정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 100달러 돌파… 동남아·유럽서 가솔린차 대신 전기차 수요 폭증
BYD 차량이 3월 24일 방콕에서 열리는 제47회 방콕 국제 모터쇼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BYD 차량이 3월 24일 방콕에서 열리는 제47회 방콕 국제 모터쇼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비야디(BYD)가 중동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해외 시장 확장의 결정적 기회로 맞이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내연기관차 유지비 부담을 느낀 전 세계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대거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왕촨푸 BYD 회장은 최근 비공개 브리핑에서 올해 해외 판매 목표를 기존 130만 대에서 150만 대로 15% 상향 조정하며 공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예고했다.

◇ "하루 판매량이 과거 2주치"… 폭발하는 해외 수요


왕촨푸 회장은 최근 분석가들과의 만남에서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주요 수출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지목했다.

왕 회장은 현재 일부 해외 시장의 일일 판매량이 과거 2주 동안 팔았던 물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밝히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월, BYD의 해외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를 돌파하며 중국 국내 판매량을 앞질렀다. 이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이 감소(-19%)하며 고전 중인 중국 내수 시장의 한계를 해외에서 돌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기차 구매 관심이 '가속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 중국 자동차 군단의 ‘러시’… 체리·지리도 동반 급등


BYD뿐만 아니라 체리(Chery), 지리(Geely) 등 중국 자동차 제조사 전체가 에너지 위기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올해 1~2월 중국의 신에너지 차량(NEV) 수출은 전년 대비 110% 이상 급증한 58만 3,000대를 기록했다.

체리 자동차는 전년 대비 45.6% 증가한 24만 3,000대를 출하하며 중국 전체 수출의 18%를 점유했고, 지리 자동차 역시 15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며 15만 6,000대를 수출했다.

맥쿼리(Macquarie) 분석가들은 유가 급등으로 인해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이 더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 "에너지 안보가 보호무역 이길 것"… 지정학적 역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정부가 석유 위기라는 실존적 위협 앞에서 무역 장벽보다 에너지 안보를 우선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UBS 분석가들은 에너지 자립이 시급해진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이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개선하고 청정에너지 장비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왕 회장은 "가솔린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필수 과제"라고 강조하며, BYD의 저렴한 라인업이 고유가 시대에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스텔란티스가 지원하는 리프모터(Leapmotor) 역시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기차 수요를 자극해 올해 해외 판매 목표인 15만 대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중국 기업들이 '고유가'라는 기회를 타고 저가형 전기차로 동남아와 유럽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도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조기 투입해 점유율 방어에 나설 필요가 있다.

유가 민감도가 높은 미국과 신흥국 시장을 겨냥해 고효율 하이브리드(H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공급물량을 확대해 단기적 수요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에너지 안보' 논리에 맞서, 한국산 배터리와 차량의 '신뢰성과 공급망 투명성'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안보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