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무역 질서가 규범보다 힘에 의해 좌우되는 ‘정글의 법칙’으로 이동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만 이익을 얻고 중소국은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는 개혁 합의에 실패하며 다자 무역체제의 약화를 드러냈다.
◇ WTO 개혁 무산…“정글의 법칙” 현실화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이번 회의에서 “WTO 규칙이 없다면 세계 무역은 힘이 곧 정의가 되는 정글의 법칙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은 기존 체제가 중국의 과잉 생산과 보조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 미국 ‘코끼리’, 중국 ‘호랑이’…강대국 중심 질서
FT는 현재 무역 질서를 미국은 기존 규범을 무너뜨리는 ‘코끼리’, 중국은 신중하지만 영향력을 확대하는 ‘호랑이’에 비유했다. 미국이 전방위 관세 정책으로 다자체제를 흔드는 사이 중국은 규범을 강조하면서도 보조금과 산업 정책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규모는 회원국 평균보다 3배에서 최대 9배 수준에 이른다. 이는 기존 WTO 규정으로 충분히 규제되지 않는 영역으로 지적된다.
◇ 중소국 피해 확대…유럽도 ‘중간국가’ 위기
이같은 변화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중소국과 개발도상국이다. WTO에서 아프리카·카리브·태평양 국가 그룹을 대표하는 매슈 윌슨 바베이도스 대사는 “WTO와 다자 체제가 흔들릴수록 작은 경제는 더 취약해진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수출은 감소했지만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시장이 이를 흡수하고 있다. 피터 카일 영국 기업통상부 장관은 “이 상황을 바로잡는 방법은 관세로 방어하거나 중국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두 가지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다자 규범이 약화된 무역 환경에서는 미국과 중국처럼 규모와 영향력을 갖춘 국가가 가장 큰 이익을 얻고, 나머지 국가들은 점점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