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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와 태양광 2900GW 70년대 오일쇼크 막은 비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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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와 태양광 2900GW 70년대 오일쇼크 막은 비결 분석

10년 새 13배 급증한 태양광 발전, 글로벌 에너지 안보 핵심축 부상
신흥국 63%가 미국보다 태양광 비중 높아… 2030년 9000GW 시대 전망
캘리포니아 LA항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캘리포니아 LA항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연합뉴스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를 점유하는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사상 최대의 공급 위기가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한 태양광 에너지가 화석연료의 공백을 메우며 글로벌 경제의 파국을 막아내고 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가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용량은 원자력을 추월해 세계 전력의 9%를 담당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쇄하는 실효적인 안보 자산으로 자리를 잡았다.

태양광 2919GW의 힘… 원자력 제치고 세계 전력 9% 담당


오일프라이스가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에너지 중단 사건임에도 시장의 충격은 예상보다 제한적이다. 50년 전 석유가 에너지 수요의 절반을 차지했던 시절과 달리, 현재는 태양광을 필두로 한 에너지 다각화가 강력한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태양광 발전 용량은 2015년 228기가와트(GW)에서 2025년 현재 2919GW로 10년 만에 약 13배 폭증했다. 이는 원자력 발전 용량을 넘어선 수치로, 현재 세계 전력의 약 9%를 책임진다.

핀란드 라펜란타-라티 공과대학교(LUT) 연구팀은 가장 경제적인 미래 에너지 시스템에서 태양광이 전체 공급의 76%를 담당할 것이라는 분석 모델을 제시하며 태양광의 압도적인 비용 효율성을 증명했다.

미국 앞지른 신흥국… "햇빛은 봉쇄할 수 없는 안보 자산“


이번 위기에서 태양광의 진가는 신흥 경제국들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최신 연구는 저소득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도입을 통해 약 10%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흥 시장의 63%는 이미 태양광 발전 비중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파키스탄, 모로코, 케냐 등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에너지 전환을 이뤄낸 국가들로 꼽힌다. 스톡홀름 소재 벤처캐피털 노르스켄(Norrsken)의 데이비드 프라이크먼 파트너는 최근 기고를 통해 "재생에너지는 외국 세력이 차단하거나 무기화할 수 없는 유일한 에너지원"이라며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날수록 적대국이 에너지를 무기 삼아 협박할 여지는 사라진다"라고 강조했다.

2030년 9000GW 시대 전망… 에너지 패권의 대이동


현재 전 세계 태양광 패널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혁신은 멈추지 않고 있다.

독일의 소리(DW) 등 주요 외신은 현재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오는 2030년 글로벌 태양광 용량이 9000GW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2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국내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호르무즈 사태가 화석연료의 지정학적 한계를 극명히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극단적 상황에서도 세계 경제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지난 10년간 축적된 재생에너지의 체력 덕분"이라며 "에너지 자립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태양광은 지정학적 요충지의 봉쇄 리스크로부터 세계 경제를 독립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석유에 저당 잡혔던 글로벌 경제의 운명이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빛으로 그 주도권을 옮겨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