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탈리아 등 재무장관 "전쟁 폭리 환수해 민생 투입" 집행위 압박
가스값 70% 폭등에 2022년 비상조치 재가동… 글로벌 인플레이션 비상
가스값 70% 폭등에 2022년 비상조치 재가동… 글로벌 인플레이션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전쟁의 화염이 중동을 넘어 유럽 경제의 근간을 흔들면서, 유럽 주요국들이 에너지 기업의 초과 이익을 강제로 환수하는 '횡재세(Windfall Profit Tax)'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는 단순한 세제 개편을 넘어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고사 직전인 가계와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공공의 영역으로 이전하겠다는 강력한 정책 의지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의 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독일·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오스트리아 등 유럽연합(EU) 5개국 재무장관은 EU 집행위원회에 에너지 기업의 횡재세를 즉각 도입하라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발송했다.
폭등하는 가스값과 공급망 붕괴… 재현되는 '에너지 악몽’
현재 유럽 에너지 시장은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이후, 유럽 천연가스 지표 가격은 불과 한 달여 만에 70% 이상 폭등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겪었던 에너지 대란의 공포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특히 항공유와 디젤 같은 정제 석유 제품의 공급망이 단기적으로 붕괴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중동발 물류 차질이 길어질 경우 산업 전반의 혈액 역할을 하는 연료 수급에 차질이 생겨 경제 마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댄 요르겐센(Dan Jorgensen)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달 31일, 전력망 요금 억제와 에너지세 감면을 핵심으로 하는 '2022년판 비상 대응 체계'의 부활을 공식 시사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유럽은 그동안 재생에너지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석 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를 여실히 드러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가격 급등이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2년 '연대 기여금'의 귀환… 법적 근거 마련이 관건
이번 5개국 재무장관들의 요구는 2022년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연대 기여금' 제도를 상설화하거나 보다 견고한 법적 토대 위에 두겠다는 계산이다.
롭케 훅스트라(Wopke Hoekstra) EU 기후행동 담당 집행위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들은 현재의 시장 왜곡과 각국의 재정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EU 차원의 통일된 기여금 도구를 신속히 설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당시 EU는 에너지 기업의 이익 중 과거 평년 대비 20%를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최소 33%의 세율을 적용한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유사한 방식의 세율 적용이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업의 투자 의욕 저하와 법적 분쟁 가능성은 여전한 걸림돌이다.
에너지 경제 연구 전문가는 "유럽의 횡재세 도입은 결국 전 세계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 구조와 배당 정책에 강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안보가 곧 경제 안보… 한국 경제에 주는 함의
유럽의 이번 행보는 에너지 안보가 국가 생존과 직결된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입장에서는 유럽발 횡재세 논의가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가격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산업계 관계자는 "유럽이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기업의 이익을 환수하기 시작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자본 흐름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시설 투자 감소와 공급 부족의 악순환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유럽 대륙을 뒤덮은 에너지 횡재세 논의는 단순한 세금 문제를 떠나, 전쟁 시대를 살아가는 글로벌 경제가 고통 분담이라는 사회적 계약을 어떻게 이행할지에 대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와 에너지 업계 역시 유럽의 정책 변화가 국제 에너지 시장의 '뉴 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대비해 공급선 다변화와 비축 물량 확보 등 선제적 대응책을 서둘러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뉴욕증시 주간전망] 이란 전쟁 속 FOMC 의사록·3월 CPI에 촉각](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6040503383005612be84d8767411822112019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