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미국 소득 구조가 재편, 상류 중산층 비중이 10%에서 31%로 급증
50년 만의 대역전… 핵심 중산층 줄고 연봉 1.8억 이상 ‘상류층’ 3배 급증
대학 학위·맞벌이가 부의 추월차선 주도… 고물가 견디는 ‘하방 경직성’ 소비층 형성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과 맞벌이 구조가 고물가 속에서도 소비 지탱 '버팀목' 역할
높은 생활비와 교육비 부담, 상류층도 "부유하지 않다"는 체감 빈곤과 자산 의존적 구조 공존
50년 만의 대역전… 핵심 중산층 줄고 연봉 1.8억 이상 ‘상류층’ 3배 급증
대학 학위·맞벌이가 부의 추월차선 주도… 고물가 견디는 ‘하방 경직성’ 소비층 형성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과 맞벌이 구조가 고물가 속에서도 소비 지탱 '버팀목' 역할
높은 생활비와 교육비 부담, 상류층도 "부유하지 않다"는 체감 빈곤과 자산 의존적 구조 공존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최근 분석을 종합하면, 과거 미국 경제의 '두터운 허리'였던 전통적 중산층이 상류 중산층으로 대거 이동하며 미국 경제의 하방을 지지하는 강력한 완충 지대를 형성했다.
AEI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경제적 위상은 1970년대와 비교해 확연히 높아졌다. 특히 상류 중산층의 비중은 1979년 약 10%에서 2024년 현재 약 31%로 세 배 넘게 늘어났다. 이는 미국인 10명 중 3명이 연 소득 13만3000달러(약 2억 원)에서 40만 달러(약 6억 원) 사이를 버는 고소득 구간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이제 미국 소비 시장은 '적당히 버는 다수'가 아닌 '많이 버는 30%'가 주도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미지 확대보기핵심 중산층의 ‘분해’… 상향 이동이 만든 소비의 하방 경직성
AEI 보고서는 2024년 3인 가구 기준으로 연 소득 13만3000달러 이상을 상류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주목할 점은 빈곤층의 감소다. 1979년 미국인의 약 30%를 차지했던 '빈곤층 또는 빈곤 근접 가구'는 올해 약 19%까지 떨어졌다. 퓨 리서치 센터의 리처드 프라이 선임 연구원은 "모든 계층의 상황이 나아졌지만, 특히 고소득 가구는 주택 가격 상승과 주식 시장의 호황 덕분에 자산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이런 '자산 효과(Wealth Effect)'는 경기 둔화 시에도 소비를 쉽게 줄이지 않는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며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학위와 맞벌이가 가른 ‘부의 추월차선’… 신용 확대가 만든 착시
이러한 계층 상승을 이끈 핵심 동력은 교육 수준과 가구 형태다. 스콧 윈십 AEI 연구원은 "물가 상승 속도보다 임금 상승률이 더 가팔랐으며, 특히 대학 졸업 학력을 가진 사무직 근로자들 사이에서 소득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학사 학위 소지자의 55%,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의 68%가 상류 중산층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류 중산층 가구의 80% 이상이 맞벌이 가구라는 점도 중요하다. 두 사람이 소득을 합치고 주거비를 분담하는 구조가 자산 축적의 강력한 발판이 되었다. 여기에 신용카드와 '선구매 후결제(BNPL)' 등 소비자 금융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소득을 초과하는 소비 여력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고물가 시대에도 미국인들이 1700달러(약 256만 원)짜리 프리미엄 유아용품이나 고가 해외여행에 지갑을 여는 배경이 된다.
이는 소비 여력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경기 하강 시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뇌관이기도 하다.
"수입은 늘었지만, 부자는 아니다"… 상류층의 역설과 세대 격차
상류 중산층의 팽창이라는 화려한 지표 이면에는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역설이 존재한다. 연 소득 24만 달러(약 3억6200만 원)를 버는 미국의 중산층도 자녀의 대학 등록금 지원을 위해 학자금 대출을 고민한다. 이는 고질적인 물가 상승과 천문학적인 교육비, 주거비 탓에 체감하는 재정적 압박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대 간 이동성 둔화는 새로운 사회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300만 달러(약 45억 원) 이상 자산을 모은 사류 중산층도 부모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지만, 현재의 높은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는 아들 세대가 이런 상승 곡선을 계속 그릴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산 의존적 소비 구조의 지속 가능성
지금의 미국 경제는 ‘소득이 늘어서 강한 것’이 아니라, ‘부유한 계층이 버티고 있어서 강한 것’에 가깝다.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소비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전제인 자산 가격이 흔들리는 순간, 미국 경제의 탄탄함 역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한편 향후 미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 대비 고용 유지율이다. 상류 중산층의 핵심인 고숙련 사무직의 고용 안정성이 흔들리면 소비 축이 무너진다. 둘째, 가계 부채 상환 능력(DSR)이다. 신용으로 버티는 소비가 한계점에 도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실질 주거비 및 교육비 상승률이다. 소득 증가분이 필수 비용에 잠식될 경우, 상류 중산층은 '무늬만 부자'인 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진정한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자산 거품에 의존한 소비가 아닌, 생산성 향상에 기반한 실질소득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미국 경제는 이제 ‘평균’이 아니라 ‘상위 30%’가 결정하는 구조로 이동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