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7500억 달러 목표 IPO 돌입… 개인 비중 30% 파격 배정에 ‘밈 주식’ 돌풍 예고
압도적 팬덤 뒤 숨은 ‘보호예수·고평가’ 리스크… ‘제2의 테슬라’ 변동성 주의보
압도적 팬덤 뒤 숨은 ‘보호예수·고평가’ 리스크… ‘제2의 테슬라’ 변동성 주의보
이미지 확대보기마켓워치는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스페이스X가 상장 후 게임스톱이나 AMC와 같은 밈 주식과 유사한 거래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에서 최대 750억 달러(약 110조7000억 원)를 조달해 기업가치를 1조7500억 달러(약 2580조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반도체 거물 브로드컴이나 머스크의 테슬라 시가총액을 웃도는 규모다.
이미지 확대보기'화성 이주' 서사와 팬덤의 결합… 본질은 '내러티브 주식'
금융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가 전형적인 '내러티브(서사) 주식'의 요건을 갖췄다고 분석한다. 안젤 텡굴로프 캔자스대학교 금융학 교수는 "스페이스X는 화성 식민지 건설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가졌으며,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열광하기 가장 좋은 소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주가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압도적인 성장 서사 ▲강력한 팬덤을 거느린 창업자 ▲실적보다 미래 가치에 치중된 밸류에이션 등을 모두 보유했다.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막대한 서사와 충성도 높은 팔로워는 투기적 열풍과 바이럴 모멘텀을 일으키는 핵심 재료"라고 평가했다.
개인 비중 30% 파격 배정… '테슬라형' 변동성 재현되나
경영진이 개인 투자자(리테일) 비중을 30%까지 확대한 점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렛 존슨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은행 관계자들에게 "개인 투자자가 이번 IPO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인 IPO의 개인 배정 비중(5~10%)을 세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 전략은 경영진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개인 주주 기반'을 확보하려는 의도지만, 기관 투자자의 완충 작용 없이 심리 변화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잭스 투자 연구소의 앤드루 로코 전략가는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매출의 106배에 달하는 기업가치는 시장에서 극단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주 산업의 '양날의 검'… 낙수효과냐 블랙홀이냐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추진하는 초대형 기업공개(IPO)는 단순히 한 기업의 상장을 넘어 우주 산업 생태계 전반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가 시장의 자금을 독식하는 블랙홀이 될지, 아니면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마중물이 될지를 두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스페이스X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우주 산업 전반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다. 스페이스X의 상장 성공은 그간 수익성 의문이 제기됐던 우주 경제의 실체와 성장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AST 스페이스모바일, 로켓 랩(Rocket Lab) 등 이미 상장된 중소형 우주 종목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섹터 전체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스페이스X라는 거대 공룡이 시장의 모든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이다. 1조 7500억 달러에 달하는 목표 가치를 충족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스페이스X로 쏠리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우주 스타트업들의 신규 투자 유치나 자금 조달은 오히려 이전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우주 산업 내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보호예수’라는 시한폭탄과 밸류에이션 논란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단기 리스크는 일정 기간 동안 팔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보호예수(Lock-up) 해제 시점’이다. 상장 초기에는 일론 머스크의 팬덤과 개인 투자자들의 열광이 주가를 끌어올리겠지만, 초기 투자자와 내부 임직원들이 보유한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주가는 본질적인 가치와 상관없이 급락할 위험이 크다. 핀테크 분석업체 피치북의 프랑코 그란다 애널리스트는 “상장 초기 환호성이 잦아들고 보호예수가 풀리는 순간 시장은 매우 거칠게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밸류에이션 역시 논란의 중심이다. 현재 스페이스X가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는 추정 매출 대비 약 106배에 달하는 주가매출비율(PSR)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시장이 스페이스X의 현재 실적이 아닌, 먼 미래의 화성 이주 서사에 배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이 이 극단적인 ‘미래 성적표’를 어느 정도 기간까지 용인할 것인지가 주가 안착의 핵심 관건이다.
투자자가 챙겨야 할 세 가지 핵심 지표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 상장 전후로 세 가지 지표를 정밀하게 살펴야 한다. 첫째는 PSR 100배 수준의 고평가를 정당화할 만한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는지 여부다. 둘째는 상장 후 약 6개월 전후로 예정된 보호예수 해제 물량의 규모와 실제 매도 추이다. 마지막으로는 스페이스X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원인 ‘스타링크’ 가입자 증가 속도다. 스타링크의 수익성이 목표 가치를 뒷받침할 만큼 가파르게 상승하지 못한다면, 주가는 언제든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스페이스X의 IPO는 일론 머스크라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과 개인 투자자의 결집력이 금융 시장에서 어떤 파괴력을 보일지 시험하는 무대다. 우주 경제로 향하는 티켓은 매력적이지만, 그 티켓이 ‘밈(Meme)’이라는 투기적 거품 위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의 냉정한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