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봉쇄 6주째, 중국 희토류 역외 통제까지… 수출형 경제 한국의 '약한 고리' 집중 노출
미·이란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렬로 휴전 불투명… 제조업 원가 11% 급등·성장률 1%대 추락 현실화 우려
미·이란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렬로 휴전 불투명… 제조업 원가 11% 급등·성장률 1%대 추락 현실화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호르무즈 봉쇄 6주, 제조업 원가 5.4~11.8% 급등 전망
영국 런던 소재 해양정보업체 윈드워드에 따르면 해협 서쪽 페르시아만에 유조선·화물선 800척을 포함해 3200여 척이 발이 묶여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랐고, 나프타와 에틸렌, 알루미늄 등 원자재 공급 차질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산업연구원(KIET)은 봉쇄가 3주만 지속돼도 국내 제조업 생산비가 5.4% 오르고, 장기화하면 11.8%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 국내 제조업 원가 상승률이 3%대에 그쳤다는 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충격은 더 크다. 증권가는 호르무즈 봉쇄가 지속되면 심각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이 1% 초반대로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1.0%로 제시했는데, 이는 미·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이전 수치여서 실제로는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반도체·배터리, 중국 허가 아래 놓이나
한국은 중국산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의 타격도 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트럼프 관세에 보복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자국산 희토류가 극소량이라도 포함된 제3국 제품의 수출까지 허가제로 묶는 '역외 통제'를 도입했다.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에 적용해온 '외국인 직접 생산 규칙(FDPR)'을 자원 버전으로 복제한 것이다.
한국의 중국산 희토류 수입 의존도는 80%에 이른다. 반도체 스퍼터링 공정에 쓰이는 이트륨 타깃의 가치가 완제품의 1%도 안 되지만, 중국의 0.1% 함량 기준에 걸리면 미국 수출 때 중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기업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허가를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것만으로도 납기 차질이 발생한다"면서 "계약 조건에 수출통제 리스크를 반영하는 작업이 급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5일 희토류 17종 전체를 핵심 광물로 지정하는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공급망 안정화 펀드 2500억 원 조성, 해외 자원개발 융자 예산 확대, 베트남·호주 등 수입처 다변화가 골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에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단지를 추진 중이고, 2024년 북미 완성차업체와 약 9000억 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이 수십 년간 쌓은 희토류 생산·정제 체계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극히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한국 경제의 향방을 가를 3대 변수
에너지는 중동에, 핵심 광물은 중국에, 첨단 장비는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3중 의존 구조'를 극복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와 원자력·해상풍력 협력을 확대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가속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도 같은 위기가 반복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유가 급등이 세계 경제 급랭으로 이어지면 한국의 수출과 경기 모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의 체력은 에너지·광물·기술 세 축의 공급처를 얼마나 빨리 다변화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