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0개 도시서 '13시간 배송' 가동… 냉장고·TV 등 대형가전 전면 포함
물류 수직계열화로 '유통 격차' 확대, 글로벌 이커머스 패러다임 전환 예고
물류 수직계열화로 '유통 격차' 확대, 글로벌 이커머스 패러다임 전환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가전 분야의 강자 샤오미가 소형 IT 기기를 넘어 대형 가전제품까지 주문 당일 배송을 완료하는 파격적인 물류 실험에 성공하며 유통 공룡 아마존을 정조준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스페인 경제 전문 매체 컴퓨터호이(ComputerHoy)의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는 중국 내 50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오전 11시 이전 주문 시 당일 자정까지 배송을 완료하는 '초고속 직배송 시스템'을 전격 가동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 '익일 배송'에 머물러 있던 아마존 프라임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11시 주문, 24시 도착'… 대형가전 배송의 '퀀텀 점프'
샤오미의 이번 물류 혁신은 배송 품목의 한계를 완전히 허물었다는 점에서 업계에 큰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유통사들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위주의 당일 배송을 제공해 왔으며,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대형가전은 전문 설치 인력의 수급 문제로 수일에서 일주일가량 소요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샤오미는 65인치 이상의 대형 TV, 냉장고,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 무게와 부피가 큰 전 품목을 당일 배송 명단에 올렸다.
샤오미는 이를 위해 중국 내 130개 이상의 구역에 걸쳐 수천 개의 도로를 포괄하는 거점 물류망을 재구조화했다.
켈리안 산즈(Quelian Sanz) 정보기술(IT) 전문기자는 "냉장고가 고장 났을 때 주문하면 음식이 상하기 전에 새 제품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속도"라며 "아마존 프라임 유료 결제의 당위성을 무색하게 만드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물류 수직계열화 통한 '수요-재고' 일치 전략
샤오미가 이러한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물류 통제권을 제조사가 직접 쥐는 '수직계열화'에 있다. 외부 택배사에 의존하는 대신, 자체적인 인공지능(AI) 수요 예측 시스템을 가동해 거점 창고마다 최적의 재고를 사전에 배치한 결과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샤오미의 행보를 단순한 판매 촉진이 아닌 '데이터 기반 유통 플랫폼'으로의 전환으로 해석한다.
상하이 소재 물류 컨설팅 관계자는 "샤오미는 제조 단계에서 이미 배송 동선을 최적화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는 물류 창고 밀집도가 낮은 유럽이나 북미 지역의 유통 기업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압도적 효율성"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로이터(Reuters) 등 다른 외신들의 분석에 따르면, 샤오미의 물류 효율은 기존 유통 업체 대비 20%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물류비용 절감이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인프라 격차에 따른 '지역별 양극화' 한계
다만 이러한 '초고속 배송'이 글로벌 시장 전역으로 확산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특히 인건비가 높고 창고 부지확보가 어려운 유럽이나 국내 환경에서는 비용 대비 수익성(ROI)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샤오미의 서비스는 중국 내 50개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으며, 스페인의 살라망카나 테루엘 같은 중소 도시에서는 여전히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가전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역시 '로켓 설치' 등 빠른 배송을 지향하고 있지만, 샤오미처럼 전 가전 품목을 반나절 만에 배송하는 것은 물류 거점의 밀도가 극도로 높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의 이번 도발은 유통 패러다임이 '무엇을 파느냐'에서 '얼마나 빨리 갖다 주느냐'로 완전히 옮겨갔음을 상징한다.
샤오미가 구축한 이른바 '반나절 가전 생활권'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마존이 이에 맞서 어떤 방어 기제를 내놓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앞으로 물류 혁신을 선점하지 못하는 제조사는 브랜드 파워와 상관없이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