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유산 ‘타이탄 1’에 443억 투입… 지하 50m 초거대 연산 기지 부활
“전기료 폭등 못 참아” 주민 반발 속 SMR·지하화가 돌파구로 부상
한국형 모델, ‘수도권 집중’ 탈피해 분산·상생형 인프라 구축 서둘러야
“전기료 폭등 못 참아” 주민 반발 속 SMR·지하화가 돌파구로 부상
한국형 모델, ‘수도권 집중’ 탈피해 분산·상생형 인프라 구축 서둘러야
이미지 확대보기반면 미 전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전기료 인상과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집단 반발이 거세지며, AI 주도권을 둘러싼 인프라 확보 전쟁이 새로운 사회적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CBS 뉴스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현재 미국은 막대한 전력과 냉각 효율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 요새를 재활용하는 혁신과 기존 거주지 침투에 따른 사회적 진통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지하 50m ‘타이탄 1’의 부활… SMR 탑재한 AI 요새
13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벤처 사업가 닉 할릭(Nik Halik)은 2021년 미 정부로부터 매입한 ‘타이탄 1(Titan I)’ 미사일 사일로를 AI 데이터센터로 개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할릭은 약 1300만 달러(약 192억 원)에 부지를 매입한 뒤 현재까지 3000만 달러(약 443억 원)를 투입해 현대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냉각 효율과 에너지 자립성이다.
천연 냉각은 지하 내부 온도가 연중 섭씨 11도를 유지해 서버 냉각에 드는 전력의 3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에너지 혁신도 기대된다. 기존 디젤 발전기 대신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설치해 외부 전력망(Grid) 도움 없이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자체 공급할 계획이다.
“우리 집 앞은 안 된다” 주민 반발에 정치권 규제 움직임
혁신적인 지하 센터와 달리, 지상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저지하려는 주민들의 투쟁이 치열하다. 12일 CBS 뉴스는 펜실베이니아주 아치발드(Archbald) 등지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주민 전기요금 인상과 마을 경관 파괴를 유발한다며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가 지역 공공요금 상승으로 직결되고, 냉각수 사용으로 인한 수자원 고갈을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 의원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모조리엄(건설 일시 중단) 법안’을 발의하며 규제 강화에 나섰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필수 인프라라며 경제 활성화를 강조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버지니아주 루던 카운티(데이터센터 앨리)의 경우 데이터센터 면적만 492만㎡(약 149만 평)에 달하며, 항공모함 두 척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건물들이 지역 사회 풍경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상태다.
한국형 AI 인프라의 과제, 전력·효율·상생의 3박자
미국의 사례는 반도체와 AI 강국을 지향하는 한국에 큰 경각심을 준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전력 계통 부하 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술적 진보만큼이나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에너지 경제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전력 소모가 극심해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상생 모델을 설계해야 하며, 미국처럼 노후 인프라를 재활용하거나 SMR을 활용한 독립 전원망 구축 등 창의적인 대안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이제 데이터센터 확산의 성패는 세 가지 핵심 지표에 달렸다. 먼저 전력 자립률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등 독립 전원 확보를 통해 외부 전력망 의존도를 낮추는 척도다. 이어 냉각 효율을 나타내는 전력사용효율(PUE)은 1.0에 근접할수록 저전력·고효율 기지로 평가받으며, 미 지하 사일로 모델이 이를 극대화한 사례다. 마지막으로 주민 수용성은 단순 세수 증대를 넘어 실질적 고용 창출과 환경 영향을 분석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지속 가능성을 의미한다.
냉전의 공포가 서렸던 지하 요새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AI 연산의 심장부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혁신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도사린 에너지 갈등과 규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