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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무라타 '저마진 주문' 거부… AI발 MLCC 대란에 가격 15%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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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무라타 '저마진 주문' 거부… AI발 MLCC 대란에 가격 15% 뛴다

구리·은 원자재값 폭등에 고전압 부품 품귀… "공급자 우위 시장 재편"
개미들 삼성전자만 볼 때 부품사는 '역대급 호황'… 실적 가를 3대 지표는?
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를 넘어 수동부품 시장까지 집어삼켰다. AI 인프라 확산으로 전력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인덕터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무라타제작소와 타이요유덴이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열자, 삼성전기를 비롯한 한국 주요 업체도 수익성이 낮은 주문을 거절하고 가격 조정을 본격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를 넘어 수동부품 시장까지 집어삼켰다. AI 인프라 확산으로 전력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인덕터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무라타제작소와 타이요유덴이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열자, 삼성전기를 비롯한 한국 주요 업체도 수익성이 낮은 주문을 거절하고 가격 조정을 본격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를 넘어 수동부품 시장까지 집어삼켰다. AI 인프라 확산으로 전력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인덕터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무라타제작소와 타이요유덴이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열자, 삼성전기를 비롯한 한국 주요 업체도 수익성이 낮은 주문을 거절하고 가격 조정을 본격화했다. 구리와 은 등 원자재 가격 폭등과 AI 서버용 고전압 부품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부품 업계의 가격 결정력이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강화되는 양상이다.

디지타임스(DIGITIMES)는 지난 17(현지시각) 글로벌 수동부품 가격이 일본 공급사들을 기점으로 일제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한국과 대만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부품을 중심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부품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이 실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일제히 오른 부품값… 타이요유덴 내달 1일부터 전 품목 인상


글로벌 수동부품 시장의 강자인 일본 타이요유덴은 최근 중국 유통망을 통해 오는 51일부터 MLCC, 인덕터, 페라이트 비드, 무선주파수(RF) 부품 등 주요 제품군 전체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타이요유덴 측은 ", 은 등 금속 원자재와 부품 투입 비용이 내부 통제 범위를 넘어섰다"라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을 공식화했다.

실제로 공급망 내부 지표를 살펴보면 부품 업계가 마주한 비용 압박은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다. (Silver)은 공급 부족으로 고공행진 중이며, 구리와 주석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다. 원자재값 인상은 전체 제조 원가를 약 10~20%가량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것도 부담이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과 알루미늄 생산 차질이 부품 단가에 그대로 전이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인상이 단순한 원가 반영을 넘어선다고 진단한다. AI 서버용 탄탈륨 커패시터와 하이엔드 MLCC의 리드타임(주문 후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늘어나면서, 공급사가 원가 상승분 이상의 가격을 요구할 수 있는 '판매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가동률 90% 육박… '저마진 필터링'으로 수익성 극대화


한국 부품 업계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기를 포함한 국내 주요 업체들은 최근 수익성이 낮은 범용 제품 주문을 차단하는 '필터링' 작업에 착수했으며, 제품 가격을 약 15% 인상했다.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고전압 MLCC 시장은 한국과 일본 업체가 사실상 과점하고 있는데, 현재 이들 라인의 가동률은 90%를 웃도는 '풀 가동' 상태다.
대만 업계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세계 1위 칩 저항기 업체 야게오(Yageo)는 지난해 4분기부터 탄탈륨 커패시터와 MLCC 가격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해당 성과가 올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시작했다. 타이요유덴의 파트너사인 대만 허니호프호네스티는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대비 170% 폭등한 101000만 대만달러(470억 원)를 기록하며 역대급 호황을 입증했다.

다만 시장의 온기는 AI에만 집중되어 있다. 야게오 등 주요 업체에 따르면 AI 관련 주문은 하반기까지 가시성이 확보된 반면, 자동차와 일반 가전 수요는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 결국 고전압 부품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간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 가전은 '미지근'AI 인프라가 실적 가른다


시장의 온기(溫氣)AI에만 집중되어 있다. 야게오 등 주요 업체에 따르면 AI 관련 주문은 올해 하반기까지 가시성이 확보되었고 수주잔고도 역사적 고점에 근접했다. 반면 자동차와 일반 소비자용 가전 수요는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범용 제품보다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AI용 고전압 부품에서 수익이 판가름 나는 구조"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핵심 부품이 AI 인프라 확장의 병목 현상(Bottleneck)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투자자·산업 관계자가 주목해야 할 3대 핵심 지표


수동부품 슈퍼사이클의 지속 여부는 세 가지 수치가 판가름한다.

첫째, LME 금속 가격 추이다. 구리·은 선물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부품사의 추가 단가 인상 명분은 더욱 단단해진다. 원자재 비용이 곧 가격 협상력의 무기다.

둘째, AI 서버 출하량이다.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집행 속도가 수동부품 공장 가동률 90% 선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가동률이 이 임계치를 밑도는 순간 단가 인상 동력은 급속히 약해진다.

셋째, 고전압 MLCC 점유율 변화다. 삼성전기와 일본 경쟁사 간 점유율 등락은 분기 영업이익률(OPM)에 직접 각인된다. 1%포인트의 점유율 이동이 수백억 원의 이익 차이로 환산된다.

공급망의 주도권이 세트 업체에서 부품사로 넘어온 지금, 가격 결정력을 쥔 쪽이 시장을 지배한다. AI라는 거대한 파도가 수동부품 시장을 단순 소모품에서 전략 자산의 영역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