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총리 ‘POWERR Asia’ 제안하며 호주와 연대… 미국산 원유 수입 4배 급증
중앙아시아·남미서 앞서가는 중국에 ‘고전’… 러시아 제재로 선택지 좁아진 일본의 딜레마
중앙아시아·남미서 앞서가는 중국에 ‘고전’… 러시아 제재로 선택지 좁아진 일본의 딜레마
이미지 확대보기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회복력을 강조하며 직접 외교 무대에 뛰어든 가운데, 일본 정부는 미국을 넘어 중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까지 저인망식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이 이미 선점한 중앙아시아와 남미의 자원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미국 외에는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고전 중이다.
◇ ‘POWERR Asia’ 카드로 호주와 결속… 미국산 원유 수입 ‘4배’ 폭증
일본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우방국인 호주와 미국을 에너지 안보의 제1 방어선으로 설정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말 호주 방문을 앞두고 '광범위한 에너지 및 자원 회복력 파트너십(POWERR Asia)'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이는 아태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일본이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전략적 연대 체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수출 확대 정책에 발맞춰 일본은 미국산 원유 도입을 파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입의 4%에 불과했던 미국산 원유는 오는 5월, 전년 대비 4배 이상 수입량이 급증할 전망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도 석유 조달이 가능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의 항구 이용권을 확보하기 위해 긴급 회담을 가졌다.
◇ 중앙아시아·라틴아메리카… 중국이 쳐놓은 ‘그물망’에 막힌 일본
일본이 새로운 공급처로 눈독을 들이는 지역마다 중국이 이미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일본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상태다.
최대 석유 생산국인 브라질은 이미 중국을 최대 수출 대상지로 삼고 있다. 일본은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실무급 대화를 시작했으나 10년 만에 이뤄진 총리급 방문(2024년)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이후 거래가 제한적이며,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러시아와 밀착하며 석유를 확보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서방의 대러 제재 동참으로 사할린-2 프로젝트 외에는 대안이 전무하다.
◇ ‘에너지 안보’ 실책 비판 직면한 도쿄… 인프라 비용이 발목
내륙 지역인 중앙아시아에서 에너지를 들여오는 데 드는 막대한 운송 비용과 인프라 부족은 일본 정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카스피해 유전의 경우 파이프라인 건설과 장거리 해상 운송료를 합산하면 중동산보다 경제성이 크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안보’를 위해 이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일본이 중앙아시아 정상들과 실질적인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나며, 외교부와 경제산업부 간의 엇박자가 자원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국 에너지 및 자원 외교에 주는 시사점
일본이 호주와 미국에 집중하는 사이, 한국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자원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일본이 난항을 겪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건설·인프라 기술력을 지렛대 삼아 자원 확보권을 선점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오만, 앙골라 등 우회 경로를 가진 생산국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선제적으로 체결해야 할 것이다.
일본처럼 수입 원유에만 의존해서는 안보 위기를 버틸 수 없다. 원전 활용도 제고와 수소·재생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확충을 통해 외부 충격에 강한 에너지 구조를 완성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