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공급 탄력… 기존 MBIST 한계 넘은 유연한 테스트 체계 구축
이미지 확대보기'고정 관념' 깬 4nm PMBIST…불량 잡는 '현미경'
삼성전자의 반격 핵심은 'PMBIST(Programmable Memory Built-In Self-Test)' 기술이다. 21일(현지 시각)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HBM4 생산 공정에 이 기술을 본격 도입해 수율을 대폭 개선했다고 보도했다.
기존의 MBIST는 미리 정해진 고정 테스트 패턴만 반복하는 '수동적 방식'이었다. 다층으로 쌓아 올린 고속 HBM을 꼼꼼히 검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를 '프로그래머블' 방식으로 바꿨다. 사용자가 직접 테스트 패턴을 설계해 상황별 맞춤 검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혁신의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4nm 로직 공정' 기술력이 있다. 이전 HBM3E 세대는 10nm급 공정의 한계로 복잡한 로직 회로를 넣기 어려웠다. 하지만 HBM4부터는 4nm 공정을 적용해 단위면적당 트랜지스터를 훨씬 많이 집적했다. 덕분에 칩 내부에 PMBIST를 심을 '공간'과 '지능'을 동시에 확보했다.
수치로 증명되는 변화도 뚜렷하다. 테스트 회로의 최대 동작 속도는 기존 9.2Gbps에서 12Gbps로 30%가량 빨라졌다. 프로그램 용량은 2272비트에서 512K비트로 200배 이상 확장됐다. 패키징 전 웨이퍼 단계에서 사전에 결함을 골라내는 '사전 스크리닝'이 가능해지면서 전체 제조 수율과 검사 효율이 동반 상승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4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이유다.
공급난 틈탄 반전 기회…"수율이 곧 점유율"
시장의 흐름은 삼성전자에 우호적으로 흐르고 있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은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Rubin)' 시리즈 생산량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HBM 공급 차질 탓에 기존 200만 대에서 150만 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AI 빅테크들의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 병목현상이 생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시기를 점유율 회복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정 연계 역량을 앞세워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초기 물량은 SK하이닉스가 우위에 있더라도 삼성의 기술적 수율 안정화가 가시화되면 공급 물량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삼성전자의 HBM4 전략이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로 이어질지 판단하려면, 다음 세 가지 지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엔비디아 루빈 시리즈 최종 품질 승인 시점이다. 향후 승인 속도가 곧 시장 점유율을 결정한다.
둘째, 4nm 로직 공정의 웨이퍼 수율 안정성이다. 테스트 속도 향상이 실제 양산 이익률 개선으로 직결되는지 관찰해야 한다.
셋째, HBM4 생산능력(CAPA) 증설 규모다. 경쟁사의 공급난을 흡수할 준비가 끝났는지가 삼성전자의 실적 퀀텀점프를 결정할 것이다.
이번 기술 혁신은 삼성전자가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를 넘어 파운드리 시너지를 활용한 종합 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다시 입증하려는 시도다. 메모리 초격차를 공언해온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반도체 파운드리 연계라는 승부수를 통해 마침내 시장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올 하반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