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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기 수출 5대 유형 철폐…10조 엔 방위산업 세계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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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기 수출 5대 유형 철폐…10조 엔 방위산업 세계 시장으로

미쓰비시중공업 방위성 계약 1위·시총 15조 엔…모가미급 호주 수출이 신호탄
NEC·후지쓰·히타치 등 전자 대기업 가세…사카나 AI 등 스타트업도 진입
해상자위대 요코스카 기지에 정박 중인 최신형 잠수함 타이게이함(왼쪽)과 소류급 잠수함. 일본은 수십 년간 축적한 잠수함·함정 건조 기술을 앞세워 이번 수출 규제 철폐를 계기로 글로벌 해상 방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사진=일본 방위성이미지 확대보기
해상자위대 요코스카 기지에 정박 중인 최신형 잠수함 타이게이함(왼쪽)과 소류급 잠수함. 일본은 수십 년간 축적한 잠수함·함정 건조 기술을 앞세워 이번 수출 규제 철폐를 계기로 글로벌 해상 방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사진=일본 방위성
일본 정부가 21일 무기 수출을 제한해 온 5대 유형 규정을 철폐함에 따라, 일본 방위산업이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호주 해군에 수출된 모가미급 호위함에 이어 타이게이급 잠수함이 국제시장에 나올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経済新聞)과 2024년도 방위성 계약 데이터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을 정점으로 방산 매출 규모는 일본 국내에서만 10조 엔(약 92조 7300억 원)에 이르는 산업 구조가 이미 형성돼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독주…1조 4567억 엔으로 2위의 2배 이상


2024년도 방위성 계약액 1위는 일본 최대 방산 기업 미쓰비시중공업(MHI)이다. 수주액 1조 4567억 엔으로 2위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벌였다. 전투기, 함정, 잠수함, 전투 차량 등 폭넓은 분야를 담당하는 미쓰비시중공업의 시가총액은 장기간 1조~2조 엔대에 머물다가 2023년도 이후 방위 예산 확대로 상승세를 타 2025년 5월 처음으로 10조 엔을 돌파했고, 현재 15조 엔을 넘어섰다.

미쓰비시중공업이 건조하는 모가미(Mogami)급 호위함 개량형이 호주 해군 차기 프리깃함으로 채택된 것은 일본의 해상 무기 수출 전략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례다. 섬나라 일본이 수십 년간 축적한 해상 장비 기술은 수출 전략에서도 핵심 강점이 된다는 평가다.

잠수함·항공부터 레일건까지…방산 생태계 전 분야 망라


2위 가와사키중공업(川崎重工業)은 항공기, 잠수함, 미사일을 담당하며, 13위의 IHI는 엔진 개발 핵심 기업으로 일본·영국·이탈리아가 추진하는 차세대 전투기 GCAP의 일본 측 엔진 개발을 주도한다. IHI가 출자한 재팬 마린 유나이티드(JMU)는 6위로 호위함·소해정 건조를 맡는다.

8위 일본제강소(日本製鋼所)는 핀란드 파트리아(Patria)의 차륜형 장갑차 라이선스 생산으로 전투 차량 분야에 첫발을 내딛었으며, 전자기력으로 탄환을 발사하는 레일건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체 이미지가 강한 스바루(SUBARU)는 전전(戰前) 나카지마 비행기의 계보를 잇는 기업으로 자위대용 훈련기와 헬리콥터를 담당해 12위를 기록했다.

전자 대기업도 방산 주요 플레이어로


4위 NEC는 탐지 성능과 스텔스성을 높인 함정용 '유니콘' 안테나를 개발해 해외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 5위 후지쓰는 지휘통제·정보 시스템과 방위성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7위 도시바(구 도시바인프라시스템즈)는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과 레이더를, 10위 히타치는 소나와 함정용 정보처리 시스템을 담당한다.

방위산업의 공급망은 방대하다. 방위장비청과 업계 단체에 따르면 10식 전차는 약 1300개사, 호위함은 약 8300개사가 관여한다. 차세대 전투기에 불가결한 탄소섬유 복합재는 도레이(東レ)와 데이진(帝人)이, 탄약의 화약 부분은 화학 업체가 공급한다.

스타트업도 방산 진입…글로벌 격차는 여전히 과제


방산 수주를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지난 2월 도쿄에서 열린 방위 테크 행사에는 AI와 드론 분야 약 50개사가 모였다. 3월에는 AI 스타트업 사카나 AI(Sakana AI)가 방위장비청으로부터 자위대용 정보 분석 시스템 연구·개발을 수주했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약하다. SIPR(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I에 따르면,2024년 기준 세계 1위 록히드마틴의 방산 매출은 646억 달러인 데 비해 일본 1위 미쓰비시중공업은 50억 달러, 2위 가와사키중공업은 26억 달러 수준이다. 오랜 수출 제한으로 글로벌 경쟁에 노출되지 않았던 일본 기업들은 품질과 신뢰성이라는 강점을 유지하면서 가격과 공급 능력 면에서도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경학연구소 오기 히로토(小木洋人) 주임연구원은 "5대 유형 철폐로 일본 기업들이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겨냥한 개발이 가능해졌다. 일본 방위산업이 공세적 자세로 전환하기 쉬워졌다"고 평가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