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벨레 “이란전쟁발 중동 충격에 남중국해·대만해협까지 연결…우회로 있어도 한계 뚜렷”
이미지 확대보기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에너지 수송이 흔들리면서 일본과 한국의 해상 무역 의존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동발 공급 충격이 단순한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 전체 해상 물류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22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한국과 일본은 에너지 수입 구조의 근본적 취약성을 재인식하게 됐다.
일본은 전체 원유 소비의 약 93%를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오고 있으며 한국도 원유의 약 70%, 천연가스의 약 20%를 같은 경로에 의존하고 있다.
◇ 호르무즈 넘어 ‘연결된 해상 경로’ 리스크 확대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이 특정 해협 하나가 아니라 아시아 전반의 해상 교통망에 있다고 지적한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산하 라자라트남국제연구원 소속 해양 안보 분석가 조지프 크리스탄토는 “해상 교통로는 한국과 일본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생명선”이라며 “이 경로가 장기간 차단될 경우 단순한 물류 지연을 넘어 에너지 가격 상승, 생산 차질, 식료품 가격 상승 등 경제 전반에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을 포함한 아시아 해역 전체를 하나의 연결된 공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구간이 아닌 전체 해상 네트워크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남중국해에서는 연간 약 3조3600억 달러(약 4906조 원) 규모의 글로벌 무역이 오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 대체 항로 존재하지만 비용·위험 부담 여전
한국과 일본은 공급망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체 항로와 에너지 조달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근 롬복 해협이나 마카사르 해협을 경유하거나 태평양을 우회하는 방식이 가능하지만 이는 운송 거리와 시간, 연료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크리스탄토는 “우회 항로는 일부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며 “결국 선박들은 동북아로 들어오기 위해 위험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미국 군사력 이동 속 중국 영향력 확대 변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미국의 군사력 재배치가 꼽힌다. 중동 전쟁 대응을 위해 항공모함 전단 등 주요 전력이 이동하면서 아시아 지역 내 군사적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만 기반 국제위기그룹(ICG)의 윌리엄 양 분석가는 “미국의 아시아 전력이 일부 약화된 틈을 중국이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해상 통제권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 시설 확충과 해상 통제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의 대만해협 통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호르무즈 봉쇄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아시아 주요 경제국들의 구조적 취약성과 해상 안보 리스크를 동시에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공급망 다변화와 비축 확대 등 대응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해상 교통 의존도를 근본적으로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