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함대 재건 계획 '실현 가능성' 질타
AUKUS 핵잠수함 기지 "준비 끝"… 조선업 불신과는 대조
AUKUS 핵잠수함 기지 "준비 끝"… 조선업 불신과는 대조
이미지 확대보기의회 "건조 지연 심각"…'황금 함대'의 현실은 예산 낭비?
지난 22일 열린 미 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해군력 소위원회 청문회는 미 조선업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미 해군은 18척의 전투함과 16척의 비전투함을 포함한 함대 재건 구상을 발표했다. 제이슨 포터 미 해군 연구개발획득 담당 차관보는 이번 계획이 "성과 중심의 전쟁 수행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회예산처(CBO)와 연방회계감사원(GAO)은 즉각 제동을 걸었다. CBO의 에릭 랩스는 과거 5~6년이던 구축함·잠수함 건조 기간이 현재 9~10년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건조 지연 탓에 해군이 사실상 20척의 전력을 손실한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GAO의 셸비 오클리 역시 "설계 미완성과 공급망 제약이 해결되지 않는 한 증액된 예산도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자구책을 요구했다. 이는 단순히 자금 투입이 아니라 건조 체계 전반의 혁신 없이는 '황금 함대'가 신기루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화물 정책' 꺼낸 미 해상청…"배만 만들면 뭐하나"
산업적 현실이 흔들리는 것과 달리 대중국 안보 전략의 시계는 빠르게 흐르고 있다.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23일 청문회에서 "호주 HMAS 스털링 기지는 내일이라도 핵잠수함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를 거점으로 한 순환배치 체계가 중국 견제에 필수적임을 강조하면서 시설과 전력 운용 면에서 준비가 이미 완료됐음을 시사했다. 미 해군이 산업 기반의 구조적 결함 속에서도 군사적 운용 능력만큼은 최단기 내에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K-조선의 생존 방정식, MRO와 부품 공급망 파트너로
이러한 상황은 K-조선에 명확한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의 존스법(Jones Act) 규제로 신조 시장 진입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역이용해야 한다.
K-조선의 생존 전략은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와 공급망 통합 파트너'로의 명확한 전략적 전환이다.
미 해군 함정의 MRO 물량 선점은 가장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수익원이다. 나아가 미 조선업의 고질적인 '부품 공급망 병목'을 해소할 모듈형 블록 제작과 고부가가치 기자재 공급 기지를 현지화해야 한다. 단순 선박 수주를 넘어 미 해군 함대 재건의 실질적인 '공급망 파트너'로서 생태계에 편입되는 것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핵심 경로다.
지금 지켜봐야 할 3가지 지표
첫째, 미 국방예산의 실질 집행률이다. 658억 달러가 실제로 조선업 생태계에 유입되는지, 아니면 지연 비용으로 증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AUKUS 순환배치 로드맵이다. 내년부터 시작될 핵잠수함 로테이션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호주 내 정비 역량이 실제로 가동되는지를 봐야 한다.
셋째, 미 해상청의 물류 연계 정책이다. 조선업 보조금 외에 화물 운송권 등 상업적 인센티브가 포함된 정책이 입법화되는지 주시해야 한다. 이는 국내 조선·해운업의 대미 협상 전략과 직결된다.
미국은 지금 '군사적 필요'와 '산업적 현실'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금은 조선업의 기술적 수치보다 미국 정부가 조선·물류·군사라는 세 가지 퍼즐을 어떻게 결합해 나가는지 그 정책적 방향타를 읽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