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헝리석유화학 등 무더기 제재… '에픽 퓨리' 작전 정조준
미중 정상회담 앞둔 힘겨루기… 글로벌 공급망 균열에 대비할 체크포인트 3
미중 정상회담 앞둔 힘겨루기… 글로벌 공급망 균열에 대비할 체크포인트 3
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숨통 죄는 '에픽 퓨리'… 중국 정유사 정조준
트럼프 행정부의 칼끝은 이란의 돈줄을 향해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24일 이란의 석유 밀수출을 도운 혐의로 중국 내 40개 해운사와 선박, 중국 대형 정유사인 ‘헝리석유화학(다롄)’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번 조치는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그림자 함대’를 겨냥한 최대 규모의 제재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란의 중동 내 침략을 저지하고 핵 개발 자금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단언했다. 미국은 최근 인도양에서 400만 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를 실은 선박 2척을 나포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하루 140만 배럴의 불법 거래… '티팟'의 배신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고객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하루 약 14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는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13%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이다. 이 거래는 정상적인 금융망을 거치지 않는다. 선박 간 환적이나 소유주 세탁 같은 교묘한 수법이 동원된다.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헝리석유화학은 그간 수십억 달러 상당의 이란산 석유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선박은 외국 선박일 뿐”이라며 선을 긋지만, 미국은 중국이 이란의 군사 자금 조달 창구라고 판단한다.
다음 달 정상회담, 미중 '에너지 패권' 분수령
문제는 다음 달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선박 ‘투스카’호에서 발견된 물자를 두고 “중국이 보낸 선물”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겉으로는 평화 협상을 논하지만, 물밑에선 에너지 공급망을 쥐기 위한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진다.
다만,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공급망 안정을 확보하는 대신 이란 관련 제재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빅딜’을 시도할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이작 카돈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미 해군의 제재 집행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미국이 중국 선박을 직접 나포하는 것은 무역 규제를 넘어 중국의 핵심 에너지 공급망을 끊어내겠다는 강력한 군사적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번 제재가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에너지 전쟁’으로 확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에너지 시장 변수는
첫째, 국제 유가 변동성이다. 중국 정유사의 구매 차단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려 유가 급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박을 다시 키울 수 있다.
둘째, 해운 물류 비용 상승 여부다. 미국의 나포 작전이 확대되면 중동 항로를 이용하는 유조선의 보험료와 운임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는 국내 수출입 물류비 증가로 직결된다.
셋째, 정상회담 합의문 내용이다. 다음 달 정상회담에서 나올 공동성명에 이란 관련 에너지 무역 중단 조항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향후 유가 흐름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번 제재는 미중 간 에너지 패권 전쟁의 서막이다. 시장은 이제 ‘석유 공급로’를 둘러싼 강대국의 충돌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지금은 뉴스의 이면에서 흐르는 거대한 자본의 이동 방향을 읽어야 할 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