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 1조 5000억 달러 요청에도 주가는 투매
"정치 지형과 무관한 안보 수요"… 월가, 과도한 공포에 '매수' 신호
"정치 지형과 무관한 안보 수요"… 월가, 과도한 공포에 '매수' 신호
이미지 확대보기도화선은 미국 정부의 파격적인 국방 예산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7 회계연도 국방 예산으로 전년 대비 약 50% 급증한 1조 5000억 달러(약 2216조 원)를 의회에 요청했다. 통상적으로 예산 증액은 방산 기업에 호재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예산안 규모가 지나치게 커 오히려 향후 추가 증액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성장 정점론’ 우려를 키운 것이다.
여기에 ‘블루 웨이브(Blue Wave)’ 리스크까지 겹쳤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화당 주도의 국방비 확대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했다. RTX와 록히드마틴이 호실적을 발표하며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핵심 이유다.
"시장은 과민 반응했다"… 밸류에이션 매력 재평가
하지만 월가에서는 최근의 투매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씨티그룹의 존 고딘 애널리스트는 "방산주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몇 주 만에 급격히 뒤바뀌었다"며, "현재의 조정은 전술적 극단 상황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국방 정책은 양당의 초당적 합의(Bipartisan) 영역에 있다고 강조한다. 안보 위협이 상존하는 국제 정세에서 국방비 대폭 삭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RTX를 비롯한 주요 방산 기업에 대해 여전히 59%의 애널리스트가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8배 수준이던 이들 종목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22배까지 올랐다. 일견 비싸 보일 수 있으나, 여전히 성장성을 고려할 때 우량한 방산주에 대한 저점 매수 기회는 유효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K-방산에 주는 경고와 기회, 수출이 곧 펀더멘털
미국 방산주의 하락세가 국내 ‘K-방산’에 주는 의미는 명확하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방산 섹터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인한 동반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K-방산의 성장 동력은 미국의 내수 예산 정책이 아닌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실질적 ‘수출 수주’에 기반한다.
미국이 예산 정점론(Peak Defense)으로 고민할 때, K-방산은 유럽·중동으로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며 독자적인 슈퍼사이클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발 뉴스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각 사의 구체적인 수주 잔고와 생산 가동률, 폴란드·루마니아 등 주요 수출국의 차기 계약 이행 속도를 최우선 점검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는 한, K-방산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고 전망한다.
투자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미국 방산주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는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시장을 관찰해야 한다.
첫째, 초당적 국방 예산 협의체 동향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예산안 관련 성명에서 공통으로 언급되는 무기 체계와 우선순위를 확인하라. 정치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배정되는 핵심 사업군(미사일, 항공우주 등)이 곧 주도주가 된다.
둘째, 밸류에이션 밴드와 실적 가이던스다. 현재의 PER이 과거 5년 평균 대비 어느 수준인지 확인해야 한다. 주가 하락이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심리적 공포'에 의한 것이라면, 기업이 제시한 향후 연간 실적 가이던스가 주가 반등의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된다.
셋째,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산 여부다. 중동 및 유럽 정세 변화에 따른 각국의 국방비 증액 흐름이 꺾이지 않는지 점검하라. 미국 내부의 정치적 소음보다 글로벌 안보 수요가 실질적인 매출을 견인한다.
방위산업은 단기적인 정치 테마가 아니라 국가 생존과 직결된 구조적 성장 산업이다.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했을 때야말로,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장기적인 안보 수요에 집중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