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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좌는 '무병장수'할까? 98조 장수 시장, 삼성·SK가 봐야 할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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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좌는 '무병장수'할까? 98조 장수 시장, 삼성·SK가 봐야 할 숫자

2035년 670억 달러 '골든 에이지' 개막… 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 전환
"고령화는 위기 아닌 기회" 아태 지역 최대 격전지… 한국 바이오·AI 결합이 승부수
늙지 않는 것은 인류의 오랜 염원이지만, 이제 그 염원은 연간 98조 원이 오가는 거대한 실물 경제가 됐다.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섭리가 아닌, 인위적으로 수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설계의 대상'으로 정의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늙지 않는 것은 인류의 오랜 염원이지만, 이제 그 염원은 연간 98조 원이 오가는 거대한 실물 경제가 됐다.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섭리가 아닌, 인위적으로 수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설계의 대상'으로 정의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늙지 않는 것은 인류의 오랜 염원이지만, 이제 그 염원은 연간 98조 원이 오가는 거대한 실물 경제가 됐다.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섭리가 아닌, 인위적으로 수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설계의 대상'으로 정의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영국 장수 분야 전문 매체 '롱에비티 테크놀로지(Longevity Technology)'는 최근 SNS 인사이더의 데이터를 인용해 전 세계 장수(Longevity) 시장 규모가 20252761000만 달러(407200억 원)에서 오는 20356703000만 달러(988600억 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불과 10년 만에 시장이 2.4배로 커지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셈이다.

2035년 67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생태계 구축.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2035년 67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생태계 구축.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엔진 고장 전 '마모' 잡는다… 예방 의료, 시장 점유율 30% 돌파


현재 장수 시장의 핵심 동력은 파괴적 신약의 등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 과거 의료 시스템이 엔진이 멈췄을 때 개입하는 '반응적 치료'였다면, 이제는 마모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고장이 나기 전 조치하는 '내구성 관리'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예방 의료와 웰빙 분야는 현재 전체 장수 시장의 30%를 웃도는 비중을 차지하며 최대 부문으로 우뚝 섰다. 질병 발생 후 거액을 들여 치료하기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급증했다는 방증이다. 특히 영양보충제와 건강기능식품은 2025년 기준 시장의 28%를 점유하며 장수 경제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주도권 역시 병원에서 개인으로 넘어왔다. 소비자가 직접 데이터를 추적하고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율관리' 비중은 전체 최종 사용자의 35%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장수가 클리닉의 영역에서 개인화된 일상의 인프라로 스며들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생물학의 데이터화'… 유전체학·노화 시계가 정밀 시장 견인


기술적으로는 유전체학(Genomics)과 후생유전학(Epigenetics)이 시장의 24%를 점유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타고난 유전 정보라는 '대본'을 넘어, 유전자가 발현되는 방식을 조절하는 기술이 실질적인 노화 억제 수단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노화 시계' 기술은 산업적 가치가 가장 높다. 실제 나이와 신체 내부의 '생물학적 나이'를 비교 측정해 데이터로 산출하는 이 기술은 노화라는 추상적 개념을 추적 가능한 지표로 전환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노화 세포 제거제(Senolytics)'로 향한다.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노화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이 기술은 향후 10년간 가장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DLT(Data Logistics Technology) 분석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657개 기업이 약 2785개의 장수 치료 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세포 노화 관련 프로젝트만 1100개가 넘는다.

아태 지역 '최대 격전지' 부상… K-바이오, 위기 속 기회 찾나


지역별로는 북미가 현재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으나, 가속도 면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압도적이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등 급격한 고령화를 겪는 국가들이 밀집해 있어 오는 2035년에는 이 지역이 세계 최대의 장수 경제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국내 산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한국 기업들이 이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단순 제조를 넘어 '바이오 데이터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SK바이오팜 같은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뿐 아니라, AI 기반 정밀 진단 솔루션을 가진 강소기업들이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다.

다만 장수 과학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가능성과 증명 사이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실질적인 데이터와 임상 결과에 기반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장수 경제 시대, 투자자와 소비자가 주목할 3대 지표


투자자와 업계에서 장수 경제의 실질적 개화를 판단할 핵심 이정표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노화 시계'로 불리는 생물학적 나이 측정 기술이 의료 보험 체계에 진입하는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노화 진단이 공인된 의료 서비스로 인정받아 대중화되는 신호탄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는 노화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노년제거제(Senolytics)'의 인간 대상 임상 결과다. 실험 단계를 넘어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바이오산업의 지형도가 바뀔 것이다. 끝으로 개인 유전체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 여부다. 법적 토대가 마련돼야 개인이 주도하는 맞춤형 정밀 의료 시장이 본격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