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사우디 '결별 선언'에 韓 건설·방산 수출 전선 '비상'
"데이터센터 지을 곳 없다" 이란발 드론 공포에 포스트 오일 비전 파산 위기
"데이터센터 지을 곳 없다" 이란발 드론 공포에 포스트 오일 비전 파산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악시오스(Axios)는 지난 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1주년, 지역의 지정학적 안정과 인공지능(AI) 기반의 포스트 오일 미래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UAE, OPEC 탈퇴 강수… 1900조 원 투자보다 '제 코가 석자'
UAE의 OPEC 탈퇴는 사우디 주도의 에너지 패권에 던진 선전포고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MBZ) UAE 대통령은 사우디의 산유량 제한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석유를 증산,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굳혔다. UAE는 지난해 미국에 약 1조 4000억 달러(약 2067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으나, 현재는 이 자금을 자국 방위력 증강과 에너지 설비 확대에 우선 배분해야 하는 처지다.
양국의 분열은 경제를 넘어 안보관의 차이로 확산했다. UAE는 이란을 완전히 제압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인 반면,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파탄을 우려해 조기 종전을 희망하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드론 무서워 27조 원 못 쓴다"… 네옴시티 등 중동 프로젝트 '셧다운' 위기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자금난도 가시화했다. 사우디는 2022년부터 50억 달러(약 7조 38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은 LIV 골프 사업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이는 오일 머니 감소에 따른 예산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풀이된다. 특히 2034년 월드컵을 겨냥한 '네옴(NEOM) 프로젝트' 등 초대형 건설 사업들이 줄줄이 예산 삭감 압박을 받고 있다.
조 도밍게스 컨스텔레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이란의 저가 드론이 호화 호텔과 공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상황에서, 어느 기업이 200억 달러(약 29조 5400억 원)를 들여 사우디나 UAE에 데이터 센터를 짓겠느냐"고 꼬집었다. '안전한 투자처'라는 중동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韓 경제 '중동 잭팟' 환상 버려야… "대금 회수 리스크가 최우선"
중동의 균열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다. 우리 기업들이 공들여온 건설 수주와 방산 계약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는 튀르키예·파키스탄과, UAE는 이스라엘과 밀착하는 등 외교 노선이 갈리면서 한국 기업의 중립적 영업 전략도 한계에 부딪혔다.
전문가들은 이제 수주 규모보다 '현금 흐름'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의 재정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무리한 수주는 독이 될 수 있다"며 "대금 회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는 비상 시나리오가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시장 참여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를 흔들면서 국내 산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우선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 최근 사우디가 해외 투자 회수 속도를 높이는 것은 재정 압박의 신호로, 이는 국내 건설·방산 수주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보 위기도 직접적인 경제 변수다. 이란발 드론 공격으로 중동 내 데이터 센터와 에너지 인프라의 보험 요율이 급등하면 물류비와 운영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UAE의 OPEC 탈퇴와 독자 증산이 현실화할 경우, 국제 유가 하방 압력이 거세지며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우리 기업은 '중동 특수'라는 낙관론 대신 냉혹한 지표 변화에 기반한 비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트럼프가 약속했던 '중동의 황금기'는 전쟁과 분열이라는 암초를 만나 표류하고 있다. 7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약속이 허공으로 흩어질 위기 속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중동 잭팟'의 환상보다는 냉혹한 지정학적 현실에 기반한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