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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만 치료제' 돌풍에 불똥… 일본, 단백질 보충제 가격 인상·공급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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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만 치료제' 돌풍에 불똥… 일본, 단백질 보충제 가격 인상·공급 대란

美 'GLP-1' 비만 치료제 확산에 고단백 식품 수요 급증… 글로벌 원료 품귀 현상
수입 의존도 높은 일본 직격탄… 수입 단가 급등하며 업계 원료 확보 '난항'
메이지 등 주요 업체 줄줄이 가격 인상… 건강 수요 확대 속 공급 불안 지속
인도에서 팔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에서 팔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연합뉴스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보충할 수 있어 건강식품으로 널리 쓰이는 프로틴(단백질 보충제) 시장에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은 프로틴의 주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대 공급지 중 하나인 미국에서 비만 치료제 사용 확대로 고단백 식품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본용 원료 확보가 어려워진 데다 물가 및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4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단백질 보충제 제조·판매업체 얼티밋 라이프(오사카시)의 조달 담당자는 작년 8월 말 미국의 한 공급업체로부터 "예정된 원료 물량을 확보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3개월 전만 해도 물량 확보에 여유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으나 돌연 공급난에 처하며, 희망했던 수량 중 20%가량만 구매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0월 말 미국을 방문해 수급 상황을 확인한 담당자는 "관계자들로부터 상황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미국 휩쓴 '비만 치료제' 돌풍… 고단백 식단 수요 폭발


원료 부족의 배경에는 '살 빠지는 약'으로 불리는 비만 치료제 'GLP-1'의 구미 지역 대중화가 자리 잡고 있다.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소를 돕는 이 약은 미국에서 치료제로 승인된 2021년경부터 체중 감량 목적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체중이 줄어드는 반면 근력도 함께 저하되기 쉬워, 고단백 식단이나 단백질 보충제를 병행하는 사용자가 많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비만율(체질량지수 30 이상)은 40%를 넘어 체중 감량에 대한 관심이 본래 높았다.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수요가 팽창하면서, 미국 조사기관 KFF의 2025년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12%가 비만이나 당뇨병 등의 치료 목적으로 GLP-1을 현재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유명 인사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용 사실을 공개한 점도 대중화를 부추겼다.

원료 수입 단가 급등 직격탄… 주요 업체 줄줄이 가격 인상


원료 조달을 해외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 업계는 이러한 글로벌 시장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원료로 쓰이는 '밀크 알부민' 수입량은 2023년 2만962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kg당 수입 단가는 2025년 1월 1829엔에서 2026년 3월 2368엔으로 크게 올랐다. 국산 원료가 부족한 탓에 미국 등 해외의 수급 변화가 고스란히 국내 시장으로 파급되는 구조다.

반면 일본 내 단백질 보충제 수요는 건강 지향 트렌드와 피트니스 붐을 타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후지경제는 단백질 보충 식품의 일본 내 시장 규모가 2025년 3096억 엔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으며, 2026년에는 3183억 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근육을 효율적으로 키우기 위해 단백질 보충제 섭취가 권장되면서 일상적인 수요가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메이지(Meiji)는 2025년 3월 '자바스(ZAVAS)' 브랜드 단백질 보충제 40개 품목을 약 10~11% 인상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도 21개 품목을 약 6~28%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얼티밋 라이프 역시 지난 3월 자사 브랜드 제품을 1kg당 1000엔 이상 올리는 등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얼티밋 라이프 관계자는 "원료 조달 비용이 사업 진출 초기에 비해 4~5배 올랐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은 물량 유지를 위해 조달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나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열풍과 자국 내 건강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단백질 보충제 시장의 가격 및 공급 불안정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