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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기름값·반도체 '비상'… 내 계좌 지킬 3가지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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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기름값·반도체 '비상'… 내 계좌 지킬 3가지 지표

미 3월 무역적자 4% 확대된 600억 달러… 석유 수출 늘었지만 AI·차 장비 수입이 압도
관세 정책 유동성에 에너지 시장 요동까지… 한국 반도체·자동차 수출 전략 재점검 시급
이란발 전쟁의 포성이 세계 경제의 동맥인 무역 현장을 정면으로 타격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5일(현지시각)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무역 적자는 전월 대비 약 4% 늘어난 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이란발 전쟁의 포성이 세계 경제의 동맥인 무역 현장을 정면으로 타격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5일(현지시각)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무역 적자는 전월 대비 약 4% 늘어난 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란발 전쟁의 포성이 세계 경제의 동맥인 무역 현장을 정면으로 타격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5(현지시각)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무역 적자는 전월 대비 약 4% 늘어난 600억 달러(87조 원)를 기록했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질을 미국의 석유 수출 급증이 메우고 있지만,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하이테크 장비와 자동차 수입 수요가 이를 압도하며 적자 폭을 키우는 양상이다.

악시오스(Axios)는 이 보도에서 "이란 전쟁은 이미 불투명한 무역 구도를 더욱 흐리게 만드는 최악의 변수"라며 "전쟁 격화에 따른 에너지 시장 변동과 유동적인 관세 정책이 겹쳐 세계 무역 재편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안개 정국"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로 버틴 수출, AI와 자동차가 뚫은 수입벽


3월 무역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원유와 석유 제품의 약진이다. 미국의 원유 수출액은 한 달 사이 69억 달러(10조 원) 급증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발 공급망이 불안해지자 미국의 셰일 오일과 석유 제품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소방수역할을 자처한 결과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적자 구조는 오히려 심화했다. 자동차 수입이 36억 달러(52400억 원) 늘며 수입 증가를 주도했고, 컴퓨터·반도체 등 AI 관련 하드웨어를 포함한 자본재 수입도 20억 달러(291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이스 즈웨머(Grace Zwemmer) 경제학자는 이날 보고서에서 "다른 수입 품목이 정체된 것과 달리 AI 관련 수입은 지난 1년 동안 29%나 폭주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실질적인 위기이자 기회다.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 수요가 전쟁 통에도 꺾이지 않고 있음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우리 기업에는 강력한 수요 뒷받침이 되겠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류비 상승과 에너지 가격 변동은 하반기 수익성을 갉아먹는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실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블랙웰' 출시로 HBM3E 수요가 폭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 전선은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 하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해상 운임 급등과 유가 변동은 반도체 제조 원가 상승을 압박하는 핵심 요인이다. 여기에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둔 보편 관세 도입 가능성 등 보호무역 기조 강화는 우리 기업들에 공급망 다변화와 수익성 방어라는 고차원적인 과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널뛰는 관세 정책과 트럼프 변수의 그림자


이번 통계는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과했던 고율 관세 대부분을 무효화한 판결이 반영된 첫 수치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해당 관세가 사라진 자리는 즉시 10%의 보편적 글로벌 관세율로 대체됐다. 정책의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선제적 물량 투입을 부추겼고, 이것이 통계적 착시를 일으켜 실제 무역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망은 안갯속이다. 즈웨머 연구원은 "미국의 석유 수출 급증세가 이어진다면 4월 무역 적자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달아 에너지 가격 자체가 폭등할 경우, 수입 물가 상승이 적자 폭을 다시 키우는 반전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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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발 무역 불확실성 시대에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해 주목해야 할 지표는 명확하다.

첫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0달러선 돌파 여부다. 에너지 수출국인 미국의 무역 구조 변화는 국내 기름값과 즉각 연동된다. 유가가 임계점을 넘으면 물가 상승 압박으로 국내 소비 관련주의 하락 압력이 커진다.

둘째, 미국 내 AI 자본재 수입 지속성이다. 우리 반도체 수출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 잣대다. 수입 증가세가 둔화한다면 'AI 거품론' 현실화와 함께 국내 IT 대형주의 조정에도 대비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보편 관세 실효성이다. 10%의 글로벌 관세가 한국산 자동차와 가전의 미국 내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 관세 부담이 가중되면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세계 무역은 이제 효율성이 아닌 '안보''전쟁'이라는 변수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무역 적자가 전년 대비 2110억 달러(307조 원) 감소한 것은 기저효과에 불과하다. 이란 전쟁이라는 변수가 상수가 된 지금, 공급망 다변화와 에너지 비용 관리에 실패한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엄중한 국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