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가 변동 반영한 합리적 계약 체계 필요"… 상생 협력 강화 차원
'메이크 인디아' 30년 신뢰 기반… "인도 IT 현대화 위해 고성능 기기 도입 문턱 낮춰야"
'메이크 인디아' 30년 신뢰 기반… "인도 IT 현대화 위해 고성능 기기 도입 문턱 낮춰야"
이미지 확대보기이코노믹타임스(The Economic Times)와 비즈니스투데이 등 6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푸닛 세티(Puneet Sethi) 삼성전자 인도법인 엔터프라이즈 사업부 부사장은 "부품 가격 상승 등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해 정부 공급 계약 조건을 보다 현실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며 인도 정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 가치 반영한 공정 업데이트"… 지속 가능한 조달 체계 구축
삼성전자가 제안한 이번 재검토의 핵심은 '시장 현실과의 조화'다. 최근 AI 수요 폭증으로 인해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단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의 조달 시장은 여전히 과거의 '최저가 낙찰제(L1)' 중심의 경직된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기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세티 부사장은 "긴급한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객관적 지표를 반영해 지속 가능한 공급이 가능하도록 계약 조건을 공정하게 최신화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은 인도 공립학교의 스마트 교육 인프라 구축과 인도 철도청의 디지털 시스템 고도화 등 국가 기간 산업의 파트너로서 태블릿과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은 계약 조건을 재조정하려는 시도와 동시에, 정부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기존 물량 공급을 차질 없이 지속하며 책임감 있는 글로벌 파트너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메이크 인디아' 30년의 궤적… 기술 혁신 허브로의 도약
이번 제안의 이면에는 인도를 단순한 조립 기지가 아닌 글로벌 기술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장기적 비전이 깔려 있다. 삼성은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30년간 노이다 공장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 거점으로 키워냈으며, 현지 고용 창출과 부품 생태계 조성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삼성전자는 단순 가격 경쟁보다는 현지 제조 기여도와 기술 수준을 입찰 기준에 적극 반영할 것을 제언하고 있다. 이는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디아' 정책을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는 시도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공공 부문에 프리미엄 기기 도입 문턱을 낮추자고 제안한 것은 인도 국민들에게 더 나은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현지 IT 생태계의 전반적인 기술 수준을 상향 평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민관 협업 통한 'K-IT' 수익성 및 상생 모델 사수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인도의 디지털 전환(Digital India) 비전을 뒷받침할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비단 삼성뿐만 아니라 인도에 진출한 한국 부품 및 장비 협력사의 안정적 수익 구조 확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인도 정부 역시 삼성의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제약이라는 현실적 고민은 있으나, 글로벌 IT 선도 기업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이 인도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인도 내 R&D 역량을 강화하며 '메이드 인 인디아'를 넘어 '디자인드 인 인디아(Designed in India)'로 진화하고 있는 점은 정부 협상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도 IT 시장의 '질적 성장'을 가늠할 3가지 지표
인도 시장 잠재력과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주시하는 투자자라면 다음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조달 지침의 '가치 중심' 전환 여부다. 최저가 일변도에서 현지 투자 기여도와 기술력을 가점으로 부여하는 '종합 평가제'로의 변화가 수익성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둘째, 공공 부문 프리미엄 기기 채택률이다. 고성능 태블릿과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인도 교육 및 산업 현장에 얼마나 신속히 보급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현지 R&D 및 제조 시너지다. 인도 내에서 개발된 기술이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되는 '역수출(Export from India)' 구조가 강화될수록 삼성의 현지 영향력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인도 정부와 삼성전자가 구축해 나갈 '상생의 기술 표준'은 한국 IT 산업이 신흥 시장에서 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