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달래기용 동결로 내부 결속… 물가 산정방식 바꿔 인하 명분 쌓는다
9조 달러 자산 3조 달러로 '다이어트'… 한은·국내 금융권 유동성 경색 대비해야
9조 달러 자산 3조 달러로 '다이어트'… 한은·국내 금융권 유동성 경색 대비해야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Barron's)는 6일(현지시각) 워시 지명자가 연 4%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션 정점에서 등판함에 따라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유연한 대응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채권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사실상 철회했으나, 워시는 '체질 개선'을 앞세워 실리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포워드 가이던스' 삭제의 역설… 매파 위원들 투표권부터 잡는다
워시 지명자가 취임 직후 직면할 최대 난제는 갈라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합이다. 지난 4월 회의에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 3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 신호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상황에서, 워시는 취임 첫 투표에서 '금리 인하 예고 지침(포워드 가이던스)'을 아예 삭제하는 강수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추가 긴축 없이도 매파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춰 위원회의 압도적 지지를 끌어내는 고도의 전략이다. 동시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최근 금리 인하 요구를 자제하며 정치적 엄호에 나서면서, 워시는 제롬 파월 현 의장이 겪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경질 위협과 법무부 조사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게 됐다.
'물가 거품' 걷어내는 조정 평균 도입… 6조 달러 자산 다이어트 본격화
워시 체제 연준의 가장 파괴적인 변화는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잣대'의 교체다. 현재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대신, 변동성이 큰 극단적 항목을 제외한 '조정 평균(Trimmed Mean) 인플레이션'을 핵심 지표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조정 평균 방식으로 산출한 물가는 현재의 헤드라인 수치보다 연준 목표치인 2%에 훨씬 근접해 있다. 당장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는 '데이터적 근거'를 미리 확보해,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의 의구심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아울러 워시는 6조 7000억 달러(약 9726조 원) 규모의 연준 자산을 3조 달러(약 4355조 원) 수준으로 과감히 축소하는 '양적 긴축(QT)'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는 단기 금리는 낮게 유지하되, 보유 채권 매각을 통해 장기 금리 상승을 유도하는 입체적 운용을 의미한다.
워시의 '신(新) 연준' 시대,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
워시의 등판은 한국 금융시장에도 유동성 위축과 금리 변동성 확대라는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와 금융권은 다음 지표를 생존 지표로 삼아야 한다.
첫째, 조정 평균 인플레이션 안착 여부다. 워시가 인하 명분으로 내세울 이 지표가 2%대에 진입하는 시점이 글로벌 금리 인하의 '진짜 신호탄'이 될 것이다.
둘째, 역레포(RRP) 잔액의 소멸 속도다. 시중의 남는 돈을 보관하는 역레포 잔액이 바닥날 경우, 연준의 자산 축소와 맞물려 국내 외환 시장의 달러 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
역레포(RRP) 잔액 소멸은 유동성 '완충 지대'가 사라짐을 뜻한다. 잔액이 바닥나면 연준의 자산 축소(QT) 압력이 시중은행 지급준비금에 직접 전달되어 금리 급등과 달러 조달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 위축과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므로, 외화 유동성 지표를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셋째,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매파의 반란이다. 에너지 쇼크가 재발해 조정 평균 물가마저 흔들릴 경우, 워시가 구축한 위원회 통합은 순식간에 붕괴될 리스크가 존재한다.
워시의 도박은 '신뢰의 재건'에 달려 있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보다 연준의 비대해진 구조를 개혁하고 물가 측정의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그의 승부수가 시장의 신뢰를 얻느냐가 관건이다. 파월 의장이 위원으로서 연준에 잔류하며 개혁의 속도 조절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워시의 연준 장악을 위한 세밀한 '수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