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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 에너지 쇼크 1400만 배럴 증발… 캐나다도 "경제적 직격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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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 에너지 쇼크 1400만 배럴 증발… 캐나다도 "경제적 직격탄" 경고

국제에너지기구(IEA), 공급 중단 1970년대 오일쇼크 압도 분석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및 물가 폭등 예고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가늠자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 붕괴가 조만간 캐나다를 비롯한 주요국 경제에 일상적인 위협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캐나다 통신(The Canadian Press)과 글로벌 뉴스(Global News)는 지난 6일(현지시각),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이 전날 오타와에서 열린 팀 호지슨(Tim Hodgson) 캐나다 에너지부 장관과의 대담에서 "이란 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역사상 최악의 수준"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비롤 총장은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해 온 캐나다 역시 조만간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이라는 '일상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상 최악의 공급난, 70년대 '오일쇼크' 수치 넘어섰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를 1973년과 1979년의 석유 파동과 비교하며 상황의 심각성을 수치로 입증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두 차례의 오일쇼크 당시 손실된 원유 공급량은 일일 1000만 배럴 규모였으나,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 여파로 이미 하루 1400만 배럴의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

이는 역사적 위기 두 건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충격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을 강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천연가스 공급망의 균열은 더욱 심각하다. 비롤 총장은 "현재 가용한 천연가스 물량의 손실 폭은 2022년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밸브를 잠갔던 당시의 피해 규모를 이미 추월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러한 에너지난이 단순한 연료 부족을 넘어 비료, 석유화학, 헬륨, 황 등 산업 전반의 기초 원자재 부족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몇 달 안에 일반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늪… 세계 경제 성장동력 상실 우려


위기의 진원지는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현재 페르시아만 일대의 유조선들은 교전 위험 탓에 수개월째 발이 묶여 있으며, 이란의 원유 수출 또한 미국의 봉쇄 조치로 완전히 차단된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내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름에 따라, 향후 2주 이내에 상당수 유정의 생산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지슨 에너지부 장관은 IEA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인용하며 "일부 동맹국들은 에너지 고갈로 인해 산업시설의 가동 중단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정부는 최근 치솟는 에너지 비용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긴급 대책을 시행 중이나,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충격은 피하기 어렵다.

에너지 전환 가속화냐, 화석연료 확대냐… 캐나다의 딜레마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캐나다 내부의 시각은 엇갈린다. 알버타주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업계는 정부의 복잡한 규제와 탄소 가격 정책 탓에 신규 오일샌드 프로젝트 투자가 2013년 이후 사실상 중단되었다며,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수출 역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에게 정책 제언을 전달한 기후 단체들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이들은 주요국들이 석유 공급망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금 시점의 화석연료 수출 확대 전략은 중대한 오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캐나다의 주요 고객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약화하면 결국 캐나다의 에너지와 상품을 구매할 여력도 줄어들게 된다"며 "이번 위기가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모든 국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에너지 패권의 향방과 자원 안보의 가치가 재정의되는 가운데, 한국 역시 에너지 수입선의 다변화와 공급망 회복력 확보를 위한 범국가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