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위원회 공식 판정 후 5년간 고율 관세 유지 결정
글로벌 보호무역 물결에 중국 철강업계 '파산 공포' 확산
글로벌 보호무역 물결에 중국 철강업계 '파산 공포'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이는 호주 최대 철강 기업인 블루스코프(BlueScope Steel)가 국내 시장 잠식에 대한 무역 구제를 신청한 데 따른 것으로, 포트 켐블라(Port Kembla) 제철소를 비롯한 국내 생산 기반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AFR은 전했다.
호주 정부는 공식 조사를 통해 중국 제철사들이 정부 보조금을 통해 가격을 시장 아래로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블루스코프의 위기와 인수전
이번 관세 부과는 블루스코프를 둘러싼 거대한 인수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 철강사 스틸 다이내믹스(Steel Dynamics)와 SGH는 블루스코프에 150억 호주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제시했으며, 블루스코프는 이를 일단 거절했지만 협상 여지는 남겨 뒀다.
블루스코프의 2026 회계연도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8% 급증한 3억9100만 호주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 동국제강, 포스코, 베트남 화센그룹과 남킴스틸 등을 대상으로 아연 도금 강판 덤핑 여부를 새롭게 조사 중인 만큼, 내외부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호주의 강경 행보에 중국 최대 제철사인 바오우(Baowu) 철강은 즉각 반발하며 호주 경쟁사들의 주장이 자국 이익만을 앞세운 이기적 논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형 국영 제철사와 달리 중소 민간 제철소들 사이에서는 이미 감산이나 시장 철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이번 관세 부과가 중국 철강업계 내부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글로벌 보호무역 도미노
호주의 이번 결정은 단독 행동이 아니다. 세계 전역에서 중국산 저가 철강을 막으려는 '관세 도미노'가 연달아 쏟아지고 있다.
각국의 움직임도 빠르다. 미국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25% 이상의 관세를 적용하며 보호무역의 선봉에 섰고, 브라질은 중국산 냉연·코팅 강판에 반덤핑 조치를 승인했다.
캐나다는 중국산 주철 폐수관에 덤핑·보조금 관세를 확정했으며, 베트남은 기존 반덤핑 장벽을 우회하려는 광폭 열연 강판에까지 27.83%의 임시 관세를 적용하며 규제의 그물을 더욱 촘촘하게 조이고 있다.
이처럼 주요 수입국들이 품목과 규제 방식을 달리하면서도 중국산 저가 철강 차단이라는 공통 목표 아래 사실상 공조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보호무역 조치가 중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산 철강이 규제 시장을 피해 동남아·아프리카 등 제3국으로 우회 수출될 경우 글로벌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채 시장 왜곡만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관세 부과를 지지하는 측은 자국 제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철강 무역로가 반덤핑 장벽으로 가득 차면서, 중국 제철사들이 과거처럼 물량을 다른 시장으로 돌려 위기를 돌파하는 방식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
이번 호주의 조치는 한국 철강업계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호주 반덤핑 위원회는 중국과 동시에 한국 동국제강·포스코의 아연 도금 강판도 별도 조사 대상에 올렸다.
미국도 한국산 철강에 사실상 50% 수준의 관세를 확정한 상황에서, 호주까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 수출 활로가 급격히 좁아질 우려가 크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 2026년 철강 수출이 2.3%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글로벌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의 이중 압박 속에 한국 철강의 수익 환경이 더욱 가혹해지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원자재 분석가들은 철강 가격 하락과 마진 악화가 202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 제철소들의 시장 퇴출로 이어질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은 과잉 생산된 철강을 동남아, 아프리카 등 대체 시장으로 돌리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나, 각국의 반덤핑 장벽이 동시다발적으로 높아지면서 그 여지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호주의 82% 관세는 단순한 무역 규제를 넘어, 철강을 전략 물자로 보는 국가 안보적 시각이 국제 통상 질서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