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보조금을 주식 전환 '10% 지분' 확보… 트럼프·상무장관 전면 나서 애플 설득
인텔, 최첨단 18A-P 공정 파운드리 대형 고객 확보… 엔비디아·MS 이어 아마존까지 '우군' 합류
인텔, 최첨단 18A-P 공정 파운드리 대형 고객 확보… 엔비디아·MS 이어 아마존까지 '우군' 합류
이미지 확대보기아이폰의 심장을 독점 제조하던 대만 TSMC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애플이 미국 인텔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을 위한 예비 합의에 도달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대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애플과 인텔이 1년 넘는 긴밀한 협상 끝에 인텔 파운드리 부문을 통한 칩 생산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단순히 두 기업의 결합을 넘어 미국 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낸 실질적인 성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인텔에 제공한 90억 달러(약 13조 18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10%의 지분을 확보하며 인텔의 최대 지원군으로 나섰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설득하며 '메이드 인 USA' 반도체 동맹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18A-P 공정 투입 유력… 아이패드·맥 칩부터 생산 시작하나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과 맥에 들어가는 핵심 칩(AP) 생산을 TSMC에 전량 의존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TSMC의 미세 공정 물량을 싹쓸이하자 애플의 입지는 좁아졌다. 실제로 팀 쿡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첨단 칩 공급 부족으로 아이폰과 맥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공급망 병목 현상을 공식 인정했다.
'인텔 동맹' 가입한 엔비디아·MS·아마존… 삼성·TSMC엔 위기
인텔의 부활은 시장 지형도를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9월 엔비디아가 5억 달러(약 7320억 원)를 인텔에 투자하며 데이터센터용 CPU 생산을 맡기기로 한 데 이어, 엘론 머스크의 테라팹 프로젝트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인텔 파운드리 이용을 확정했다. '반도체 공룡'들의 귀환에 힘입어 이날 인텔 주가는 전날보다 13.59% 폭등한 118달러(약 17만 2800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TSMC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TSMC는 애플이라는 최대 고객사의 물량 일부를 자국 경쟁사인 인텔에 내어주게 됐다. 리프부 탄 인텔 CEO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핵심 인재 영입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했다"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강력한 기술적 도전에 직면했다. 인텔이 '메이드 인 USA'와 1.8나노급 공정을 앞세워 애플·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를 흡수함에 따라, 삼성의 수주 경쟁력 약화와 점유율 하락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향후 삼성은 2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의 압도적 수율 확보와 고객 맞춤형 패키징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기술 격차를 입증해야 한다. 국가 대항전으로 번진 반도체 전쟁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서는 차별화된 공급망 전략이 생존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공급망 다변화 시대, 한국 반도체가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지표
첫째, 미국 내 첨단 공정 수율(Yield)이다. 인텔 18A 공정이 TSMC 수준의 양산 수율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둘째, 애플의 물량 배분 비율이다. 아이폰 핵심 칩까지 인텔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TSMC의 실적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략이 요동칠 수 있다.
셋째, 미국 보조금 정치의 향방이다. 미 정부의 인텔 지분 보유가 민간 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는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이제 '효율'의 시대를 지나 '안보'와 '자국 중심'의 시대로 진입했다. 애플의 인텔 선택은 그 거대한 전환점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기술 격차 유지와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고도의 공급망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