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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지금 팔아야 하나… 반도체 전쟁 4대 전선의 '진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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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지금 팔아야 하나… 반도체 전쟁 4대 전선의 '진짜 경고'

美 48D 세액공제 12월 일몰·화웨이 17조 원 AI 칩 굴기·라피더스 2나노 동시 강타
용인 622조 원 메가클러스터, 전력·용수·인력 3중 병목이 시한폭탄으로 재점화
삼성 시총 1조 달러 시대, 패권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미국·중국·일본·대만이 국가 자원을 총동원한 가운데 기술·인프라 전쟁은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시총 1조 달러 시대, 패권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미국·중국·일본·대만이 국가 자원을 총동원한 가운데 기술·인프라 전쟁은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이미지=제미나이3
[반도체 기획] 반도체 전쟁 2026, 초격차의 길을 묻다.

삼성 시총 1조 달러 시대, 패권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미국·중국·일본·대만이 국가 자원을 총동원한 가운데 기술·인프라 전쟁은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본지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의 현주소와 한국의 생존 전략을 5편의 시리즈로 집중 해부한다.

20265,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1조 달러(1464조 원)를 넘었다. 주식 시장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그러나 같은 날, 미국 의회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미국 팹에 적용되는 35% 세액공제 폐지 카운트다운을 돌리고 있었다. 화웨이는 인공지능(AI) 가속기 연간 매출 목표를 지난해 대비 60% 끌어올렸고, 대만은 1나노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일본 라피더스는 2나노 시제품 검증을 조용히 마쳤다.

1조 달러 시총은 어제의 성적표다. 오늘 미국 의회를 통과하는 세액공제 조항 한 줄, 화웨이 팹에서 나오는 수율 숫자 하나, 용인 전력망 계약 한 장이 내일 한국 반도체의 생존선을 결정한다.

삼성·SK 미국 팹에 드리운 세액공제 폭탄… 12월이 고비


미국은 반도체 종주국으로서 최첨단 기술 경제에서 필수 안보 자산이 된 반도체 패권을 되찾기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자국 반도체 기업 투자 확대는 물론 대만, 한국 등 반도체 강국 투자 유치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이 끌어낸 민간 누적 투자 약정이 5000억 달러(732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상무부 직접 보조금 3254000만 달러(476500억 원)와 대출 585000만 달러(85600억 원)48개 프로젝트에 배정됐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CHIPS Act 덕분에 첨단 로직(10나노 이하) 제조능력이 2022년 사실상 0%에서 2032년 전 세계 28%로 확대될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 거대한 청사진에 뇌관 하나가 박혀있다. 재무부·국세청(IRS)이 확정한 규정 한 줄이다. '착공이 20261231일을 넘기면 48D 세액공제(35%) 적용 불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가 4월 말 잇따라 전한 긴장의 실체다. SIA"이 조항이 만료되면 2030년까지의 미국 제조능력 3배 확장 궤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 팹과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후공정 시설은 연내 착공 여부에 따라 수조 원 규모의 세제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 현재 의회에는 48D 연장과 반도체 설계 세액공제 신설을 담은 초당적 법안 STAR Act(H.R.802)가 계류 중이다. 연내 처리가 불발되면 추가 투자 계획은 사후 환수 위험에 처한다. 인텔이 지난해 15000명을 감원하고 TSMC 애리조나 2공장 가동이 인허가·인력 문제로 지연된 전례는 보조금 정치의 양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편,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인텔에 대한 미국 정부의 투자와 직접 중재를 통해 애플을 인텔의 새로운 파운드리 고객으로 확보하도록 도왔다. 인텔이 미국 정부의 비호 아래 애플의 물량을 가져가는 것은 시장 논리를 넘어선 국가 안보 차원의 움직임이다. 이제 한국 기업들은 단순 제조를 넘어 대체 불가능한 기술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

화웨이 17조 원 AI 칩 굴기… 제재가 키운 '역설의 괴물'


첨단 제조 산업의 쌀인 반도체는 세계의 공장을 자부하는 중국이 꼭 장악해야 할 필수품이다. 패권 경쟁을 펼치는 미국의 수출통제를 받고 있지만, 이를 이겨내고 있다. 덩샤오핑 이래 중국 공산당 필생의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각오이기 때문에 기술 패권 경쟁 이래 미국의 수출통제가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외부 조달이 막히자, 화웨이는 내재화를 가속하며 오히려 덩치를 키웠다.

톰스하드웨어와 블룸버그 보도를 종합하면, 화웨이의 2026AI 가속기 매출 목표는 120억 달러(175700억 원). 지난해 75억 달러(109800억 원) 대비 60% 급증한 수치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AI 칩 시장이 2030670억 달러(981200억 원)로 커지고 국산 비중이 86%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화웨이는 AI 가속기 어센드(Ascend) 910C를 올해 약 60만 개, 전 제품군 기준 최대 160만 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다만 두 곳에서 동시에 병목이 발생한다. 수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SMIC의 어센드 910B 수율이 현재 30% 수준이라고 밝혔다. TSMC 동급 공정(8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반도체 분석 매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중국이 확보한 HBM 스택 약 1300만 개는 어센드 910C 160만 개분에 해당하지만, 외산 HBM이 소진되면 자국산 생산분만으로는 25~30만 개 공급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FT는 어센드 910C 수율이 최근 40%에 근접하며 생산 라인이 처음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수익 구간에 들어섰으나, 이는 정부 보조금을 배제한 시장 논리로는 여전히 '재난' 수준의 수율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HBM 공급망의 '아킬레스건'이 해결되지 않는 한, 화웨이의 칩 굴기는 글로벌 표준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내수용 고립에 그칠 위험이 크다.

TSMC 71%·라피더스 2나노… 삼성 파운드리 7.3%의 경고


대만과 일본이 각기 다른 무기로 한국 파운드리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20252분기 70.2%에서 3분기 71%로 올랐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2나노 양산을 예정대로 시작했고, 2026년 설비투자(CAPEX)600억 달러(878700억 원)대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같은 기간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은 7.3%까지 내려앉았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가 10배로 벌어진 것이다. 대만 정부와 TSMC는 이미 1나노 공정을 위한 부지 확보와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TSMC2나노 이후 차세대 공정인 A16(1.6나노) 로드맵을 확정했으며, 2020년대 후반 1나노급 양산을 목표로 대만 내 생산 거점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일본 라피더스는 지난해 7월 홋카이도 IIM-1에서 2나노 GAA 트랜지스터 시제품 전기 특성 검증을 마쳤다. 착공 3년도 안 돼 세계 최첨단 장비 200대 이상을 연결하고 IBM·imec와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목표는 2027년 양산이다.

수율 데이터는 아직 없어 TSMC·삼성과의 직접 경쟁은 시기상조지만, 일본 정부 주도의 반도체 부활 의지가 수치로 구체화되는 것 자체가 산업 구도 변화의 신호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메모리 의존도 70%대 구조에서 미·중 어느 쪽이 흔들려도 한국이 가장 빠르게 흔들린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본의 부활 의지는 명확하나, 전문가들은 '양산 경험이 전무한 라피더스가 2027년까지 안정적인 에코시스템(IP·후공정)을 구축할 수 있느냐'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낸다. 시제품 검증 성공과 24시간 풀 가동되는 양산 라인의 수율 안정화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며, 한국 기업들에겐 실질적 위협보다는 일본 내수 공급망 재편으로 읽히는 측면이 강하다.

반론도 살아있다.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은 7.3%로 조정되었으나, 이는 범용 공정의 수주 전략 변화와 차세대 GAA(Gate-All-Around) 공정 전환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2나노 GAA 수율이 55~60%에 달했고 연내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AI6 칩 위탁생산 계약(165억 달러·241300억 원 규모)을 확보하며 반등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단순 점유율 숫자보다 최근 확보한 테슬라 AI6 칩 등 고부가가치 선단 공정의 수주 잔고가 삼성의 실질적인 반등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SK하이닉스는 HBM3e 점유율 50%대를 유지하고, 삼성이 양산 중인 HBM4 12단에 이어 16(엔비디아 테스트 단계) 공급 인증까지 통과하면 한국의 대미·대중 협상력은 단기적으로 높아진다.

용인 622조 원의 시한… 전력·용수·인력, 세 개의 뇌관


한국에서 반도체는 경제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다. 수출과 GDP를 좌우하며, 한국을 단순한 제조 국가가 아닌 '글로벌 IT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만드는 브랜드 파워를 책임진다. 그 위상을 잃을 수 없고 지키는 것은 필수다. 반도체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정부는 202642000억 원 규모의 K반도체 국가성장펀드를 편성하고, 용인 처인구 메가클러스터에 2047년까지 622조 원을 투입해 팹 10, 770만 장(200밀리미터 환산) 생산 능력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올해 1월 서울행정법원은 환경단체의 국가산단 무효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전력은 호남에서 끌어와야 하고, 산업용수 협상은 지연되며, 설계 인력 부족은 만성적이다. 세 가지 병목이 동시에 풀리지 않으면 622조 원짜리 청사진은 '계획서 속의 팹'으로 남는다. 전력과 용수 공급은 기업의 자본력을 넘어 국가 단위의 행정력과 입법 지원이 필수적인 영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622조 원을 투입할 준비가 됐지만, 정부가 송전망 확충 등 인프라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한국 반도체는 스스로 발등을 찍는 꼴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정책 실행력을 촉구하고 있다. 이것이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안고 있는 진짜 시한폭탄이다.

투자자와 업계는 당장 올 4분기 전에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미국 의회의 STAR Act(H.R.802) 처리 일정이다. 48D 연장과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신설이 가결되면 삼성·SK하이닉스 미국 법인의 투자 심리가 회복된다. 연내 부결되면 두 회사의 미국 팹 증설 속도는 즉각 느려진다.

둘째, SMIC의 어센드 950PR 출하 실적이다. 화웨이 목표치가 채워지면 엔비디아의 중국 점유율 0%대가 고착화되고 HBM 수요는 미·중 두 진영으로 분리된다. 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의 HBM 공급처 다변화 압력으로 직결된다.

셋째, 용인 클러스터 전력 인입 계약 체결 여부와 라피더스의 2027년 양산 수율 데이터다. 월가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는 미국 세제·중국 자급률·일본 양산 검증이 동시에 발표되는 분기"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의 1조 달러 시총은 이제 어제의 성적표다. 지금 반도체 주식을 들고 있다면, 미국 의회 표결 날짜와 화웨이 팹 수율 숫자를 달력에 먼저 적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