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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조 들인 대만 '천하무적' M1A2T 에이브럼스 탱크, 다리 무서워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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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조 들인 대만 '천하무적' M1A2T 에이브럼스 탱크, 다리 무서워 못 간다

70t 에이브럼스의 굴욕…대만 교량 40% "설계하중 초과" 통과 불가
"드론엔 무방비, 기름은 먹보"…전직 軍수뇌부도 "최악의 고철 구매" 직격
미 육군 M1A2 에이브럼스 전차의 기동 장면. 대만은 최신형 M1A2T 108대를 모두 인도받아 전력화에 돌입했으나, 70톤에 달하는 중량이 대만 교량 40%의 설계 하중을 초과한다는 인프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미 육군이미지 확대보기
미 육군 M1A2 에이브럼스 전차의 기동 장면. 대만은 최신형 M1A2T 108대를 모두 인도받아 전력화에 돌입했으나, 70톤에 달하는 중량이 대만 교량 40%의 설계 하중을 초과한다는 인프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미 육군

대만이 미국산 최신형 M1A2T 에이브럼스 전차 108대를 모두 인도받아 실전 배치에 돌입했지만, 정작 자국 도로와 교량 인프라가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 시대에 초중량 전차의 생존성 자체가 흔들리면서, 대만 내부에서 "수십 년 만의 최악의 무기 구매"라는 전직 고위 장성의 직격 비판까지 나왔다.

9일(현지 시각) 독일 포커스 온라인(Focus Online) 보도에 따르면, 대만군은 현재 M1A2T를 주로 섬 북부 방어를 담당하는 전투 편제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군 상륙부대를 해안과 도심 진입로에서 격파하는 핵심 전력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라이칭더(賴清德) 대만 총통은 최근 신형 전차 훈련 현장에서 "전력이 강화될수록 국민 안전도 커진다"며 "에이브럼스는 전장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강력한 전차"라고 평가했다.

"교량 40%가 통과 불가"…전직 육군사령관·정보수장의 직격탄


그러나 대만 차이나타임스(China Times)가 전한 전직 군 수뇌부의 평가는 정반대다. 전 육군사령관 겸 전 국가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리샹저우(Li Xiangzhou)는 이번 에이브럼스 도입을 "수십 년 사이 가장 우스꽝스러운 방산 구매"라고 직격했다.
핵심 근거는 인프라다. 대만에는 약 2만 9000개의 교량이 있는데, 이 가운데 약 40%가 1980년 이전 건설됐으며 설계 하중이 30~50톤 수준에 불과하다. M1A2T 에이브럼스의 중량은 약 70톤에 달한다. 리 전 사령관은 "기존 운용 중인 M60 전차도 52톤으로 이미 일부 교량에서 한계에 부딪힌다"고 지적했다. 70톤짜리 전차가 대만 전역을 자유롭게 기동하기 위해서는 교량 전수 보강이라는 별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연료 소비도 전략적 취약점이다. 차이나타임스에 따르면 리 전 사령관은 "험지 100㎞ 주행에 800~900ℓ의 연료가 필요하다"며 "장기전 상황에서 에이브럼스가 연료를 독식하면 다른 차량이 방전돼 부대 전체의 기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유사시 대만의 항만·정유 시설·보급망을 우선 타격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초대형 전차의 연속 운용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논리다.

트로피 없는 에이브럼스…드론에 무방비, 도심 운용으로 개념 전환


군사적 측면에서도 에이브럼스가 만능 해법이 아님은 우크라이나 전장이 이미 증명했다. 포커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에이브럼스와 레오파르트 같은 최정예 전차들이 값싼 FPV 드론과 집속탄 공격에 반복적으로 무력화됐다고 짚었다. 특히 상부 장갑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차 특성상 상공에서 내리꽂히는 드론 공격에는 속수무책인 사례가 속출했다.

대만에 인도된 초기형 M1A2T에는 이스라엘의 '트로피(Trophy)'와 같은 능동방어체계(APS)가 장착되지 않았다. 포커스는 이 때문에 탑어택(top-attack)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더욱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대만군도 이를 의식해 운용 개념을 수정하는 분위기다. 19포티파이브(19FortyFive)에 따르면 대만군은 전차를 해안 정면 기갑전 대신 도심 지역 운용, 핵심 교차로·항만 방어에 집중 투입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검토 중이다. 보병·전자전 체계·자국 드론 전력과 긴밀히 연계해 '도심형 기갑 방어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M1A2T는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가 생산한 최신형 에이브럼스 파생형으로, 120㎜ 활강포와 최신 열영상장비, 헌터-킬러(Hunter-Killer) 표적 탐지 체계를 갖췄다. 지휘관이 다음 목표를 탐색하는 동안 사수가 기존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연속 교전 능력이 핵심이다. 계약 규모는 약 22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전차 성능 문제를 넘어 "드론 시대에 전차의 존재 이유 자체를 묻는 논쟁"이라고 본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에이브럼스 실전 배치 자체가 중국에 보내는 정치·심리적 억지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