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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개미’ 잔고 바뀔까…일본 증시 ‘AI 쏠림’에 NT 비율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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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개미’ 잔고 바뀔까…일본 증시 ‘AI 쏠림’에 NT 비율 사상 최고

닛케이·토픽스 격차 16배 돌파…과거 IT 버블 버금가는 과열 신호에 경고등
미국발 인공지능 자금, 연산용 HBM 넘어 저장용 낸드로 확산…키옥시아 깜짝 실적이 가늠자
미국 뉴욕 증시를 달군 인공지능(AI) 투자 자금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정에서 일본 도쿄 증시로 빠르게 유입 중이다. 글로벌 자금이 일본 기술주로 급격히 쏠리면서 닛케이225 평균주가와 토픽스(TOPIX) 지수 사이의 격차를 보여주는 ‘NT 비율’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증시를 달군 인공지능(AI) 투자 자금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정에서 일본 도쿄 증시로 빠르게 유입 중이다. 글로벌 자금이 일본 기술주로 급격히 쏠리면서 닛케이225 평균주가와 토픽스(TOPIX) 지수 사이의 격차를 보여주는 ‘NT 비율’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뉴욕 증시를 달군 인공지능(AI) 투자 자금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정에서 일본 도쿄 증시로 빠르게 유입 중이다. 글로벌 자금이 일본 기술주로 급격히 쏠리면서 닛케이225 평균주가와 토픽스(TOPIX) 지수 사이의 격차를 보여주는 ‘NT 비율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반도체와 AI 공급망 기업을 중심으로 엔화 약세 수혜와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동시에 유입된 결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15(현지시각)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넘어 아시아로 투자처를 넓히는 과정에서 일본 증시의 K자형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시아 반도체 벨트의 동반 질주…글로벌 캐펙스 흐름이 만든 ‘K자형랠리


미국발 AI 열풍이 촉발한 자금 이동은 일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설비투자(CAPEX) 자금이 아시아 전역의 AI 독점 공급망으로 집중되면서 한국과 대만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반도체 벨트 전체가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이익 회복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시도 중이며, 대만 역시 첨단 파운드리를 주도하는 TSMC의 독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시장에서 초거대 AI 학습을 마친 자금들이 아시아의 핵심 하드웨어 제조사로 몰려들면서 소수 대형 기술주가 지수 전체를 견인하는 양극화 현상이 동아시아 증시 전반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메가 트렌드라고 진단한다.

닛케이 지수만 날아올랐다…‘NT 비율’ 16.37배 사상 최고치


도쿄 증시를 대표하는 두 지수의 불균형은 극에 달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고 주가 기준으로 산출하는 닛케이 지수가 약 62000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시장 전체를 반영하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토픽스 지수는 3900포인트 선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닛케이 지수를 토픽스 지수로 나눈 NT 비율은 최근 16.37배까지 상승하며 증권업계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5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2000IT 버블 당시 기록했던 피크를 웃도는 수치다. 역사적으로 NT 비율이 이처럼 적정 밴드를 이탈해 폭등한 이후에는 대형 기술주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가 단기 조정을 겪거나 소외됐던 가치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다. 기타오카 토모치카 노무라증권 수석 주식 전략가는 최근 NT 비율의 가파른 상승은 시장의 철저한 불균형, AI 관련 분야와 나머지 산업 간의 극심한 투자 심리 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진단했다.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기준 적정 비율인 12.5배를 크게 웃돌아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지수 왜곡은 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 행태에서 기인한다. 최근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4월 초부터 일본 주식을 총 88000억 엔(83조 원)어치 순매수했다. 엔저 현상으로 인한 가격 메리트와 함께 일본 기업들의 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이 이어지자, 글로벌 펀드들이 닛케이 대형주 중심의 패시브 ETF를 집중적으로 쓸어 담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인 캐피털의 잭팟…키옥시아, 연산용 HBM 넘어 저장용 낸드로 확산

AI 열풍의 실질적인 수혜는 기업 실적으로도 입증됐다.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 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키옥시아는 올 1분기(1~3)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4배 급증한 4090억 엔(387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130억 엔(1231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3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간 순이익 역시 사상 최고치인 5590억 엔(52900억 원)을 달성했다.

시장은 AI 하드웨어 수요가 연산용 초고속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대용량 저장장치인 낸드(NAND) 플래시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점에 주목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과 디랩(DRAM) 공정 전환에 투자를 집중하는 사이, 낸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온 키옥시아가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랠리의 반사이익을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옥시아의 주가는 이러한 스토리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20배 가까이 폭등했으며 시가총액은 243000억 엔(230조 원)에 이른다. 이는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과거 180억 달러(27조 원)에 회사를 인수한 이후 거둔 가장 성공적인 투자 회수 사례다. 키옥시아는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예탁주식(ADS) 상장 계획을 함께 공표했다.

밸류에이션 부담과 리스크…묻지마 매수경계해야


시장의 리스크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 목표주가를 반영하더라도 적정 NT 비율은 15.5배가 한계치로, 현재의 16배 상회 구도는 명백한 펀더멘탈 이탈 신호라는 지적이다.

닐 뉴먼 애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일본 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닛케이 지수에서 확인하기 쉬운 AI 테마에만 자금을 집어넣고 있다“1700개 이상의 종목이 포진한 토픽스 시장에서 우량 성장주를 골라낼 만한 세부적인 시장 분석 역량이 최근 약화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쏠림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 일본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이라기보다는 지수 플레이를 펼치는 외국인 자금의 기술적 매수가 만든 착시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주식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첫째, NT 비율의 15배 선 안착과 자금 순환매 여부다. 현재의 16배 초과 국면이 꺾이며 NT 비율이 하락할 경우, 그동안 소외되었던 토픽스 내 은행·상사·자동차 등 고배당 가치주와 내수 중소형주 중심의 역순환매 장세가 유효할 수 있다.

둘째, 낸드플래시 업황 주 주기(Cycle) 고점 논란 여부다. 키옥시아는 오는 2027년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반도체 시장 특유의 기습적인 공급 과잉 전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월 분기 매출 성장세(전망치 75% 증가)의 현실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셋째, 소수 대형주 외 중소형주로의 온기 확산 여부다. 닛케이 지수 위주의 상승세가 토픽스 내 소외된 중소형주로 확산하는지가 일본 증시의 장기 랠리를 결정할 진짜 열쇠다.

글로벌 AI 경쟁의 승자를 찾는 자금의 이동은 당분간 닛케이의 상위 대형 기술주와 낸드플래시 공급망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초체력을 넘어서는 지수 간 격차는 언제든 변동성을 키우는 부메랑이 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지수 전체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보다는 철저히 이익 개선이 증명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적 접근을 취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