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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열전] 피터 하윗(Howitt) "슘페터 창조적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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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열전] 피터 하윗(Howitt) "슘페터 창조적 파괴"

피터 하윗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사진= 연합이미지 확대보기
피터 하윗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사진= 연합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하윗(Peter Howitt)이 한국을 방문했다. 하윗은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수리적으로 증명해 낸 공로로 202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피터 하윗은 1946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태어났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수학하고 서스캐처원 대학교를 거쳐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학문적 여정은 초기에 화폐 경제학에 머무는 듯했으나 1980년대 후반 프랑스 출신의 경제학자 필립 아기용을 만나면서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 당시 경제학계는 로버트 솔로우(Robert Solow)의 신고전파 성장 이론이 지배하고 있었다. 솔로우는 성장이 자본 축적과 기술 진보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으나, '기술 진보' 자체를 경제 시스템 외부에서 주어지는 외생적 변수로 취급했다. 즉, 기술이 왜,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윗은 이에 의문을 품었다. 혁신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마법이 아니라, 기업가들이 이윤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투자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잊혀가던 경제학의 이단아,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의 '창조적 파괴' 개념을 현대 계량경제학의 언어로 복원하기 시작했다.

1992년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에 발표된 "창조적 파괴를 통한 성장 모델(A Model of Growth through Creative Destruction)"은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논문에서 하윗과 아기용은 성장의 본질을 '교체'로 정의했다 기존의 폴 로머(Paul Romer)가 지식의 축적(Knowledge Spillovers)을 통한 완만한 성장을 강조했다면, 하윗은 '낡은 기술을 가진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가진 기업에 의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과정'이 곧 성장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그의 모델에 따르면, 성장은 두 가지 상충하는 힘에 의해 결정된다.그 하나가 혁신의 유인이다. 성공한 혁신가가 누리는 독점 이윤이 성장 동력이라는 것이다. 두번째가 비용으로서의 파괴이다. 새로운 혁신이 등장하면 기존의 혁신은 가치를 잃고 사라진다는 공포를 말한다. 하윗은 기득권을 가진 기업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자의 진입을 막으려 할 때, 경제는 정체된다고 갈파하고 있다.

하윗의 이론은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에 뼈아픈 교훈을 준다. 우리는 흔히 '성장'을 위해 대기업을 보호하고 산업 생태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하윗의 렌즈로 본 성장은 '불편함'과 '불안정'을 동반한다. 낡은 산업이 무너지고, 그 위에서 새로운 싹이 돋아나야 비로소 경제는 전진한다. 그는 제도가 성장의 성패를 가른다고 보았다. 법치주의가 확립되지 않거나, 진입 장벽이 높거나, 금융 시스템이 비효율적일 때 기업가들은 혁신 대신 '지대 추구(Rent-seeking)'에 몰두한다. 하윗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론 아세모글루 등과 궤를 같이하며, 포용적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혁신은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역설했다.
하윗은 지독한 완벽주의자이자 동시에 한없이 겸손한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운 대학교에서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며 그는 늘 "데이터 뒤에 숨은 인간의 동기를 보라"고 가르쳤다. 그의 강의실에는 수식보다 철학적 사유가 넘쳐났고, 복잡한 모델링 속에서도 늘 실질적인 정책적 함의를 찾으려 애썼다. 그는 자신의 이론이 정답이라 고집하지 않았다. 오히려 슘페터적 성장이 가지는 한계, 즉 불평등의 심화나 실업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하며, 사회 안전망이 혁신을 지탱하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했다.

피터 하윗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미래에 대한 낙관'이다. 파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낡은 것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기보다, 그 빈자리에 어떤 새로운 가치가 채워질지를 기대하는 사회만이 진정한 성장을 구가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기존의 질서를 위협하는 시대, 피터 하윗의 목소리는 더욱 또렷하게 들려온다. "성장하고 싶다면, 파괴를 허용하라. 그리고 그 파괴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제도를 설계하라."

[김대호의 경제시평]

AI 반도체 제국의 균열과 세레브라스의 습격: ‘피자 한 판’이 바꾼 기술 패권의 향방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 김대호 박사
2026년 5월 14일, 뉴욕 증시의 심장부 나스닥(NASDAQ)은 전례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의 ‘거인’ 엔비디아(Nvidia)가 구축한 난공불락의 요새에 정면 도전장을 내민 세레브라스 시스템즈(Cerebras Systems, 티커: CBRS)가 화려한 데뷔를 마쳤기 때문이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돌파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신규 상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AI 하드웨어의 독점적 패러다임이 붕괴되고 있음을 알리는 서막이자, 기술적 ‘초격차’의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1. 세레브라스의 태동: 불가능에 도전한 10년의 집념

세레브라스의 역사는 ‘효율성’에 대한 집요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2015년, 실리콘밸리의 베테랑 하드웨어 엔지니어인 앤드류 펠드먼(Andrew Feldman)을 필두로 한 창업팀은 AI 연산의 근본적인 한계를 직시했다. 이들은 과거 마이크로서버 혁신을 이끌었던 시마이크로(SeaMicro)를 AMD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주역들이었으나, 그들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었다.

당시 AI 모델의 크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는 여전히 수십 년 전의 설계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펠드먼과 그의 팀은 기존의 ‘칩을 작게 잘라 수천 개를 연결하는 방식’이 초래하는 데이터 병목 현상에 주목했다. 그들은 "웨이퍼 한 장을 통째로 하나의 칩으로 만든다"는, 당시로서는 광기에 가까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10년 가까운 시간을 스텔스 모드와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반도체인 ‘웨이퍼 스케일 엔진(WSE)’이다.

2. 엔비디아와 세레브라스: ‘연결’과 ‘통합’의 기술적 변곡점

세레브라스가 엔비디아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이유는 기술적 지향점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방식 (Multi-Chip Clustering): 엔비디아는 손톱만 한 크기의 GPU(예: Blackwell B200) 수천 개를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복잡한 네트워킹 장비로 촘촘히 연결하여 거대한 연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이 방식은 확장성이 뛰어나지만, 칩과 칩 사이를 데이터가 이동할 때 발생하는 ‘통신 병목(Bottleneck)’과 막대한 전력 소모가 치명적인 약점이다.

세레브라스의 방식 (Wafer-Scale Monolithic): 세레브라스의 최신 모델인 WSE-3는 일반 GPU보다 50배 이상 거대한 단일 칩이다. 피자 한 판 크기의 실리콘 웨이퍼 전체를 하나의 회로로 연결했기에, 데이터 이동이 칩 내부에서 빛의 속도로 이루어진다. 이는 엔비디아 클러스터 대비 추론 속도를 최대 20배 이상 높이면서도 전력 소모와 물리적 공간 점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엔비디아가 ‘군대’를 조직해 문제를 해결한다면, 세레브라스는 ‘거인 하나’가 모든 일을 처리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AI 시장의 무게중심이 거대언어모델(LLM)의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 단계인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세레브라스의 저지연(Low-latency) 기술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3. 시장의 지각변동: ‘안티 엔비디아’ 동맹의 결성

세레브라스의 2026년 나스닥 상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전략적 지지가 있었다.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로 인해 칩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마진 압박을 받던 기업들에 세레브라스는 매력적인 대안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우군은 오픈AI(OpenAI)다. 샘 알트만은 세레브라스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대규모 연산 공급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신주인수권(Warrant)을 통해 지분 관계를 맺으며 세레브라스의 기업 가치를 보증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AI 대부인 G42 역시 수조 원 규모의 ‘콘도르 갤럭시’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세레브라스와 공동 구축하며 실전 기술력을 검증했다. 이러한 강력한 ‘안티 엔비디아 동맹’은 세레브라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었다.

4. 향후 전망과 우리의 대응: ‘초격차’의 재정의

세레브라스 돌풍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에도 엄중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간 우리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최적화된 HBM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며 ‘착시 현상’에 가까운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세레브라스와 같이 메모리를 칩 내부에 직접 통합하는 ‘단일 거대 칩’ 아키텍처가 대세가 될 경우, 기존의 외장형 HBM 수요는 예기치 못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단순한 부품 공급자를 넘어, 연산과 메모리가 하나로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반도체 생태계의 주도권을 고민해야 한다. 과거 반도체 역사가 가르쳐주듯, 영원한 독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엔비디아의 독점 균열은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 표준에 올라탈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린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2026년 5월, 뉴욕 증시를 강타한 이 ‘반도체 괴물’의 등장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변화하는 AI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의 기술력은 여전히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가? 아니면 과거의 성공 공식에 안주하고 있는가? 세레브라스가 쏘아 올린 탄환은 이제 엔비디아를 넘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를 겨누고 있다.

[김대호의 경제시평]

세레브라스 돌풍과 엔비디아 독점의 종언: AI 반도체 2차 폭발의 서막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 김대호 박사

2026년 5월 14일, 뉴욕 증시의 심장부 나스닥(NASDAQ)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새로 쓰였다. 티커명 'CBRS', 세레브라스 시스템즈(Cerebras Systems)의 화려한 데뷔는 단순한 유니콘 기업의 상장을 넘어 지난 수년간 지속된 엔비디아(Nvidia)의 일극 체제에 종언을 고하는 거대한 지각변동의 서막을 알렸다. 공모가 대비 폭발적인 주가 상승과 함께 단숨에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돌파한 이번 '세레브라스 돌풍'은 AI 반도체 시장이 이제 '학습'의 시대를 지나 '추론'과 '효율'의 진검승부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세레브라스가 몰고 온 폭풍의 핵심은 그들이 제시한 '파괴적 아키텍처'에 있다. 기존의 반도체 공정이 웨이퍼를 작게 잘라 수백 개의 칩을 만든 뒤 이를 다시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다면, 세레브라스는 웨이퍼 한 장 전체를 단 하나의 거대한 칩으로 구현하는 '웨이퍼 스케일 엔진(WSE)' 방식을 선택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칩보다 50배 이상 거대한 이 '괴물 칩'은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원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 면에서 기성 GPU 클러스터를 압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이미 시장의 '거물'들에 의해 검증되고 있다. 샘 알트먼의 OpenAI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세레브라스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파트너로서 결속을 다진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아랍에미리트(UAE)의 G42와 구축한 초거대 AI 슈퍼컴퓨터 '콘도르 갤럭시' 역시 세레브라스의 하드웨어가 단순한 실험실의 결과물이 아닌, 실전에서의 압도적 성능을 입증했음을 보여준다.

경제적 관점에서 이번 사태는 '엔비디아 독점 붕괴'라는 공포와 'AI 반도체 2차 폭발'이라는 희망을 동시에 던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넥스트 엔비디아'를 향해 자금을 이동시키기 시작했으며, 이는 엔비디아 주가의 멀티플 조정을 유발할 수 있는 변수다. 그러나 전체 AI 인프라 시장의 파이가 세분화되고 확장된다는 측면에서, 이는 거품론을 잠재우고 산업의 실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건전한 경쟁 체제의 도입이라 평가할 수 있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역시 이 거대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최적화되어 있으나, 세레브라스와 같은 '단일 거대 칩' 아키텍처의 확산은 메모리 통합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는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초격차' 전략을 요구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이후의 차세대 AI 하드웨어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음이다.

결국 세레브라스의 등장은 AI 연산의 패러다임이 '연결의 양'에서 '구조적 효율'로 이동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엔비디아의 독점 붕괴는 위기가 아닌, 더 진보된 AI 기술이 보편화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다. 우리는 이제 '반도체 괴물'의 습격이 가져올 산업 지형의 재편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다가올 AI 반도체 2차 대폭발의 파고를 넘을 전략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김대호의 경제시평] 가상자산 대전환의 서막, 클래리티법 통과와 디지털 금융의 '초격차' 전략

미국 동부 시간으로 2026년 5월 1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울려 퍼진 상원 은행위원회의 망치 소리는 단순한 법안 통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가상자산 시장의 해묵은 과제였던 규제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제도권 금융의 영토를 블록체인 생태계로 확장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15대 9라는 초당적 지지 속에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는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후 17년 만에 맞이하는 가장 거대한 질서의 재편이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을 지배해온 '서부 개척시대'식 무법천지는 종언을 고하고, 이제는 명문화된 법령 아래 움직이는 '디지털 금융 제국'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클래리티법 통과가 시장에 던지는 충격파를 분석하고,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거시 경제적 파고에 대비한 전략적 준비 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1. 규제의 안개 속에 핀 '명확성'의 꽃

클래리티법의 핵심은 법안 명칭 그대로 '명확성(Clarity)'이다. 그간 미국 가상자산 업계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모호한 잣대와 '집행을 통한 규제'라는 강압적 방식에 시달려왔다. 무엇이 증권이고 무엇이 상품인지에 대한 기준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지는 사후 징벌은 혁신을 가로막는 족쇄였다.

이번 법안은 그 관할권을 명확히 획정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이다. 특정 토큰의 성격을 정의하는 법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들이 SEC의 '증권성'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었다. 이는 기관 투자가들이 법적 리스크 없이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닦은 것과 다름없다. 이제 가상자산은 투기적 자산에서 '포트폴리오의 필수 구성 요소'로 격상되는 변곡점에 서 있다.

2. '지니어스법'과의 공조,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완결

이미 2025년 입법화된 '지니어스법(GENIUS Act)'과의 상관관계는 이번 클래리티법의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고리다. 지니어스법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요건과 준비금 의무화를 통해 '디지털 달러'의 안전판을 구축했다면, 클래리티법은 이를 실제 금융 거래와 이자(보상) 체계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매듭지었다.

특히 쟁점이 되었던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는 '단순 거치 시 금지, 활동 기반 리워드 허용'이라는 정교한 절충안으로 정리되었다. 이는 전통 은행권의 예금 이탈 공포를 달래는 동시에, 디파이(DeFi) 생태계의 유동성을 보존하려는 고도의 정치·경제적 계산이 깔린 결과다.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수단을 넘어, 실물 자산(RWA)과 연결되는 금융의 가교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다.

3. 시장에 미치는 영향: 옥석 가리기와 유동성 폭발

클래리티법의 시행은 시장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첫째, 기관 자금의 대유입이다. 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됨에 따라 연기금, 보험사 등 대형 기관들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넘어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를 돌파하며 신고가 랠리를 펼치는 현상은 이러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결과다.

둘째, '준비되지 않은 프로젝트'의 퇴출이다. 규제 준수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명확한 사업 모델과 기술적 토대를 갖추지 못한 이른바 '잡코인'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이는 과거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아마존과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이 살아남아 시장을 재편했던 역사적 교훈을 상기시킨다.

셋째, 거시 경제 정책과의 동조화다. 현재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와 같은 인물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유동성 관리의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4.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거대한 변화의 파고 앞에서 대한민국 경제와 투자자들이 취해야 할 태도는 명확하다. 우리는 과거 반도체 산업에서 일구어낸 '초격차'의 역사를 디지털 금융에서도 재현해야 한다.

첫째, '투기'에서 '가치 평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제는 단순히 가격 변동성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클래리티법이 정의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당 자산이 어떤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분석할 수 있는 심미안을 길러야 한다. 기업들은 실물 자산의 토큰화(RWA)와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둘째, 글로벌 규제 표준에 따른 법적 대응 체계 구축이다. 미국의 클래리티법은 곧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것이다. 국내 거래소와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입법 속도에 맞춰 내부 통제 시스템과 자금세탁방지(AML) 기능을 고도화해야 한다. 규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선제적으로 준수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셋째, 정부 차원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 미국이 '세계 암호화폐의 수도'를 천명하며 규제를 혁신의 발판으로 삼았듯, 우리 당국도 금지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명확한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진흥책을 병행해야 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주도권 상실은 곧 미래 금융 패권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맺으며

클래리티법 통과는 가상자산이라는 거친 파도를 제도화라는 제방 안으로 끌어들인 사건이다. 누군가는 규제의 강화를 공포로 받아들이겠지만, 역사는 언제나 명확한 규칙 위에서 거대한 자본이 움직였음을 증명해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론도, 근거 없는 비관론도 아니다. 변화하는 법적 환경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안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적 냉철함이다. 반도체 초격차 전략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것처럼, 디지털 금융의 질서 재편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게임 체인저'로 거듭날 준비를 마쳐야 한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으며, 새로운 질서는 이미 시작되었다.

중국의 보잉 항공기 주문 규모가 시장 기대치를크게 밑돌면서 보잉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보잉 주가는 14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4.7% 하락한 229.21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5.4% 하락한 227.5달러까지 떨어졌다.

앞서 시장에서는 737맥스와 광동체 항공기를 포함해 최대 500대 주문을 기대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00대 주문 합의를 발표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조지 퍼거슨 애널리스트는 "300대 이상과 기종 세부 내용을 기대했던 시장에는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항공사의 공식 확인 전까지 확정 수주 잔고에 포함되지 않으며, 과거 중국 정부의 항공기 구매 합의가 실제 이행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이 주문한 보잉기는 39대에 불과하다. 이번 거래가 이행되면 중국이 10여년 만에 미국산 상업용 항공기를 본격 구매하는 것으로, 보잉의 중국 시장 복귀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보잉은 시카고 배심원단으로부터 2019년 에티오피아항공 737맥스 추락 사고 희생자 가족에게 4천950만달러(약 717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았다.

보잉은 인도네시아·에티오피아 추락 사고(2018∼2019년)로 346명이 숨진 것과 관련한 수십 건의 민사소송 중 90% 이상을 합의로 마무리했으며, 수십억달러를 배상한 바 있다.

켈리 오트버그(Kelly Ortberg) 경영진 약력

켈리 오트버그는 세계적인 항공우주 기업이자 상용 항공기, 방위·우주·안보 시스템 및 글로벌 서비스 공급업체인 보잉(The Boeing Company)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다. 보잉은 전 세계적으로 170,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의 역량을 활용하여 150여 개국의 상업 및 정부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의 주요 수출 기업 역할을 하고 있다.

오트버그는 35년 이상의 항공우주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 8월 보잉의 사장 겸 CEO로 취임했다. 그는 1983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의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이후 록웰 콜린스(Rockwell Collins, Inc.)에서 30년 이상 근무했다. 록웰 콜린스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시작해 다양한 리더십 직책을 거친 후, 2013년 사장 겸 최고경영자로 임명되었다. 또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오트버그는 록웰 콜린스의 상업 및 정부 시스템 부문 모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상업 및 군사 작전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제품군을 출시하고 회사의 전략적 미래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

록웰 콜린스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nited Technologies Corporation)와 합병된 후, 오트버그는 2018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새롭게 설립된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Collins Aerospace)의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에서의 임기 이후에는 2021년 3월까지 RTX 코퍼레이션(RTX Corporation)의 CEO실 특별 고문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현재 워싱턴주 시애틀에 기반을 두고 활동 중인 오트버그는 보잉 이사회의 일원이다. 아울러 앱티브(Aptiv PLC) 이사회, 항공우주산업협회(Aerospace Industries Association) 집행위원회, 아이오와 대학교 공학 자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트버그는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기계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보잉 항공기 200대를 주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진핑(왼쪽)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이 1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오늘 동의한 것 중 하나는 항공기 200대를 주문하는 것”이라며 “보잉 항공기들(Boeings)”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니티와 인터뷰에서 이번 계약을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대규모 보잉 항공기 구매 계약을 발표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 속에서 나왔다.

앞서 월가에서는 중국이 수백 대 규모의 보잉 항공기를 발주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중국의 주문 규모가 최대 500대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중국 방문에는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미국 주요 기업 경영진도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미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확대와 투자 유치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보잉 경쟁사인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 항공기를 꾸준히 도입해왔지만, 보잉과는 거의 10년 가까이 대형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미중 갈등과 보잉 737 맥스 기종 운항 중단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오트버그는 미국 아이오와 주 듀뷰크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트랙터 제조업체 디어에서 일했고, 어머니는 네 자녀를 돌보는 전업주부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좋아했다고 말했으며, TV 프로그램 '원더 이어스'에 나오는 정서가 자신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오트버그는 플로리다 주 웨스트팜비치에 해변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열렬한 골프 애호가다. 그는 골프에 대해 "매우 겸손하게 만들고 오직 한 사람만이 결과에 대한 공과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랑스러운 아이오와 대학교 호크아이 출신이다. 그는 "중국의 만리장성을 걷다가 호크아이 티셔츠를 입은 사람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고 말한다.

1982년 기계공학 학위를 취득한 지 몇 년 후, 오트버그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록웰 인터내셔널(Rockwell International)에 입사했다. 2001년 록웰은 두 개의 상장 기업으로 분할되었다. 항공우주 사업부는 록웰 콜린스가 되었고, 산업 자동화 부문은 록웰 오토메이션이 되었다. 록웰 콜린스의 분사를 주도한 인물은 클레이 존스였다. 그는 항공전자 사업이 독립 기업으로서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후 오트버그는 존스의 최고 부관으로 부상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큰 개성의 소유자였던 존스는 직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으로 유명했다. 인터뷰에서 오트버그는 존스와 보잉에서 최고 임원직을 떠나 포드 자동차를 성공적으로 이끈 앨런 멀랄리, 이 두 사람이 자신의 경영 스타일에 영향을 준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오트버그는 "클레이보다 더 나은 소통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멀랄리에 대해서는 "그는 보잉 직원들과 소통하며 성공을 이끄는 전략을 이해시키는 재능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젓게 하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앨런은 최고 경영진에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오트버그는 2000년대 중반 록웰 콜린스에서 획기적인 성공을 거두며 최고 경영자 자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허니웰은 오랫동안 보잉의 최대 항공전자 공급업체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오트버그는 정교한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항공전자 장비를 개발하는 데 일조했다. 이는 기존의 하드웨어 기반 버전보다 훨씬 더 진보된 시스템이었다. 기존의 항공전자 장비가 개별 항공기 모델에 맞춰 제작되어야 했고 각 시리즈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져야 했던 반면, 록웰의 새로운 제품은 다양한 항공기 유형에 훨씬 더 적응성이 뛰어났다.

이 혁신적인 제품으로 록웰은 보잉의 대히트작이 된 787 드림라이너의 항공전자 장비 대부분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스핑가른은 "첨단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787 수주로 켈리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오트버그는 2010년 상용 시스템 최고운영책임자로 승진했고, 존스가 은퇴하자 2013년 록웰 콜린스의 CEO가 되었다. 이후 6년 동안 오트버그는 항공우주 통신 제공업체 아린크 등을 인수하며 록웰 콜린스의 매출을 약 9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2019년 추수감사절 즈음,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는 록웰 콜린스를 23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오트버그가 CEO로 취임했을 때의 기업 가치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새 소유주는 록웰의 사업을 자사의 거대 항공우주 부문에 통합했다. 이 부문에는 선드스트랜드와 굿리치에서 인수한 사업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트버그는 7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라는 새 부서를 이끌게 되었다. 2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이 신생 거대 기업은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 3위의 항공우주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그렉 헤이즈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CEO는 또 다른 대규모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 록웰 인수 종료 7개월 만에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는 군수업체 레이시온과 860억 달러 규모의 합병을 발표했고, 이를 통해 RTX가 탄생했다. 2020년 4월에 마무리된 이 거래로 콜린스는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오트버그는 올해 초 은퇴한 헤이즈의 후계자로 유력했다. 그러나 항공우주계에 충격을 안기며, 오트버그는 1년 반도 채 되지 않아 2020년 2월 콜린스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잠시 헤이즈의 자문역을 맡다가 2021년 2월 RTX를 떠났지만, RTX의 이사직은 유지했다.

오트버그의 경력이 현재 냉난방 기업 캐리어 글로벌의 CEO이자 보잉 이사인 데이브 기틀린의 경력과 맞물린 점이 흥미롭다. 기틀린은 록웰 인수 직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의 항공우주 사업부 사장이었다. 인수 과정에서 기틀린은 매수 측을, 오트버그는 매도 측을 대표했다. 기틀린은 4월에 보잉 CEO 자리 경쟁에서 이름을 거뒀다. 이제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라는 거대 기업을 함께 만든 오트버그가 기틀린과 함께 이사회에 합류하여 보잉 역사상 가장 큰 도전에 맞서게 되었다.

이제 켈리 오트버그가 다시 무대에 돌아왔다. 그가 골프에 대해 말했듯이, 이는 겸손해지는 여정이 될 것이며, 결과가 어떻든 비난이나 칭찬을 받게 될 유일한 사람은 바로 오트버그 자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포춘코리아(https://www.fortunekorea.co.kr)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