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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쿠라, 'AI 특수'에도 중장기 목표치 실망에 주가 17%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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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쿠라, 'AI 특수'에도 중장기 목표치 실망에 주가 17% 폭락

일본 후지쿠라, 2029년 3월기 영업이익 3150억 엔 목표 등 신(新) 중기 경영계획 발표
AI 데이터센터 수요 바탕으로 5300억 엔 투자 예고했으나, 시장 전망치(4547억 엔) 크게 밑돌아
실망 매물 쏟아지며 주가 급락… 증권가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반작용"
일본의 광케이블 및 통신 장비 제조 기업 후지쿠라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음에도 주가는 두 자릿수 폭락세를 연출했다. 사진=후지쿠라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광케이블 및 통신 장비 제조 기업 후지쿠라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음에도 주가는 두 자릿수 폭락세를 연출했다. 사진=후지쿠라


일본의 광케이블 및 통신 장비 제조 기업 후지쿠라(Fujikura)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음에도 주가는 두 자릿수 폭락세를 연출했다. 회사가 제시한 중장기 이익 목표치가 한껏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실망 매물이 출회된 탓이다.

영업익 70% 성장 목표에도… "시장 기대치엔 한참 미달"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후지쿠라는 이날 장중 2029년 3월기(2028년 4월~2029년 3월)까지의 중기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광파이버 등 주력 사업 확대를 통해 해당 회계연도에 영업이익 3150억 엔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2026년 3월기 예상치 대비 약 70% 증가한 수치다.

또한 2029년 3월기까지 생성형 AI와 핵융합 에너지 등 성장 분야 및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에 약 5300억 엔을 투자하고, 배당 성향 40%를 목표로 하는 주주환원책도 포함됐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다. 오후 들어 중기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주가는 낙폭을 급격히 키웠고, 결국 전일 대비 17% 폭락한 4695엔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6인의 2029년 3월기 영업이익 컨센서스(4547억 엔)에 한참 못 미쳤기 때문이다. 2028년 목표로 제시한 자기자본이익률(ROE) 28.5% 역시 투자자들의 기대를 채우기엔 부족했다.

단기 급등 피로감 vs "AI 광케이블 수요 폭발적" 장기 낙관론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급락이 가파른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후지쿠라는 지난 14일 2027년 3월기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이후 주가 하락세를 이어왔다.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실적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감이 퍼진 상태였다.

후지와라 나오키 신킨애셋매니지먼트 시니어 펀드매니저는 "중기 계획의 이익 목표 자체는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지만, 그동안 주가수익비율(PER)이 고공행진을 벌였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AI 보급 확대를 바탕으로 한 중장기적인 성장 기대감은 여전히 뿌리 깊다"며 "향후 주가는 새 계획의 실행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후지쿠라의 핵심 캐시카우는 AI 데이터센터용 광케이블과 광커넥터다. 지난해 10월에는 미·일 양국 정부의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기반한 AI 인프라 강화 분야에서 광파이버 케이블 핵심 공급사로 선정된 바 있다.
오카다 나오키 후지쿠라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주가 흐름에 대해 "시장의 기대가 다소 높았던 것 같다"고 진단하며, "미국의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라 광파이버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광파이버 생산 능력 증강을 위해 미·일 양국에 최대 3000억 엔을 투자할 방침이며, 2030년경 그 투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신중론도 제기된다. 카를로스 후루야 제프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AI 관련 설비 투자 확대로 중기적 사업 환경은 양호하다"면서도 "공급망 제약의 여파나 대규모 생산 확대 국면에서의 이익률 방어 여부가 불투명해 당분간 신중한 시각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